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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에 지방선거 사전투표 참관인하러 가서 앉아있는데 옆에 "대한민국 해병대 포병"이라고 써진 모자 쓴 할아버님께서 옆자리 앉으셨음.

 

심심해서 인사하고 노가리 까고 있는데 얘기가 자연스럽게 군대 쪽으로 가게 됨.

그중에 기억나는것만 추려봄

 

 

1. 자대배치

 

할아버님께서는 1960년에 배가 너무 고파서 "군대 가면 밥 주겠지" 라는 생각에 해병대로 가서 입대하신 케이스였는데,

포병 병과를 부여받으셨으나 키가 크셔서 조교가 의장대로 찍어서 보냈다고 함.

 

 

근데 의장대로 갔더니 포병대 간부가 부리나케 쫓아와서

안그래도 11명 포반을 7명으로 굴리고 있는데 왜 니들이 뺐어가냐(실제로 인원이 모잘라서 할아버님이 전역할때까지 삼포 포수 하셨다고 함),

난 얘 데려가야겠다, 하면서 저녁때까지 의장대쪽 간부랑 언성 높이면서 싸웠다고 함

결국 일기토에서 포병대 간부가 이겨서 할아버님을 데리고 의기양양하게 포병대로 데려옴

 

 

2. 자대 생활

 

6중대셨다는데, 해당 중대는 그당시 "빵카" 라고 불리는 곳에서 생활했다고 함

지하시설이라 기둥들이 많았는데 그 기둥중에 하나는 잘 기억이 안나는데 "인간교육창" 이라고 써져 있었고,

거기 기둥에 붙어서 맨날 맞는 게 일과였다고 함

밥으로는 보리밥에 콩나물국 나오는게 전부였다고.

 

 

그 당시 포반장?(할아버님은 분대장이라고 하심)이던 하사가
진짜 맨날 워카발로 조인트 엄청 까니깐 피가 맨날 나서 바지가 정강이에 눌러붙었다고 하셨음

 

또 그 당시에는 나무 때다 난방할 시절이어서 겨울 산에 가서 나무 해오고,

숯 다리미로 다림질하다가 실수로 바지에 붙은 재를 쭉 밀어버려서 바지가 시꺼멓게 변한걸 모르고 고참한테 가져갔다가 정강이 까이고,

겨울에 빨래하러 논두렁 얼음 구멍 뚫어서 거기다가 손가락만 넣고 빨래해오고 그랬다고 하시더라.

 

 

3. 긴빠이

 

그당시 해병대에도 긴빠이 문화가 존재했는데, 해군 배 타면 긴빠이하는건 국룰이었다고 함.

105mm 야포를 LST 갑판에 적재할라면 쇠로 된 로프를 LST 바닥이랑 야포 양쪽에 걸어야 했는데, 그걸 긴빠이쳐서 포신 안에 전부 쑤셔넣음 ㅋㅋㅋ

뭐할라고 그걸 긴빠이해요? 라고 내가 물어보니까 고물로 팔아먹었다고 하시더라. 하사가 그 팔은돈 다 꿀꺽했다고 ㅅㅂ ㅋㅋ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경주로 훈련나가면 민간인 고추장 장독대를 "징발" 했는데,

민간인이 제발 장독이라도 돌려달라고 애 업고 서성거리는데 결국 안돌려줌;

결국 장독대 채로 긴빠이해서 트럭 짐칸 위장포 아래에 꿍쳐두고 복귀해서 요긴하게 썼다고 하더라.

또 경주에는 사과나무 과수원이 많았는데, 훔쳐가지 말라고 주변에 가시나무를 쫙 둘러쳐놨다고 함.

 

하루는 선임이 불침번 서는 아쎄이들 집합시켜서, 철모랑 우의를 쓰고 배낭을 매게 하더니 아쎄이들 근무 타임 때마다 한명씩 과수원으로 출발시켰다고 함.

 

미제 철모랑 우의를 뒤집어쓰면 가시들이 맥을 못쓰고 부러져나갔고, 마지막 아쎄이가 돌아올 즈음엔 가방에 사과가 안 찬 해병이 없었다는 이야기.

 

 

무슨 몽골족이냐 약탈을 왜이렇게 하냐

해병비문학 ㄷㄷ

이거 북쪽에서 많이 보던건데

아니 걍 육.해.공 중에서 가면 되지 왜 해병대로 가신거여ㅠㅠ 거기도 먹이는건 똑같아도 훨 나을텐데.

상병 때부터 콩나물 건더기 먹을 수 있었다는 할배 썰 생각나네. 이병은 맨밥만 먹고

근데 개병대 임마들은 왜 형편 좋아진 지금도 상륙함만 타면 긴빠이를 쳐해가냐

 

 

특수부대도 가뜩이나 보급 부족한데 인사계(행보관)이 장교, 짬장들과 짜고 쌀, 고기 빼돌리던게 옛날 한국 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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