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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딱 아재가 입시미술 썰 풀어본다

 

얼마전 10년동안 일하던 직장인에서 자영업자로 전환한김에 갤러리들 구경좀 하다가 티어 순서가 서국홍이라는거 보고 흥분해서 글좀 싸질러 본다

 

2000년 초중반에 입시를 했던 사람이라 지금 시기에는 하나도 안맞겠지만 재미로 봐주라ㅎㅎ

거의다 지 자랑이라 보기 역겨운 사람들은 3줄요약 보면된다ㅋㅋㅋ

 

 

본인은 어렸을때 부터 그림 그리는걸 좋아해서 초등학교 때부터도 미술학원은 꾸준히 다녔는데 구라같겠지만 초등학교 3학년때 석고상을 그려보라 해서 야메로 석고뎃생을 했었다ㅋ

 

중학교때 나름 입시전문 이라는학원을 다니게 됐는데 거기서 예고진학을 해보라 해서 중3때부터 예고준비를 시작했다

 

서울에 있는 모 예고 입시시험을 보러 갔는데 시험장에서 석고뎃생하나 제대로 그리는 입시생이 없어서 많이 놀랐었다ㅋㅋ

 

예고의 좋은점은 1학년때 수채화 디자인 판화 동양화 조소 등등을 다양하게 체험해 볼수 있다는 점이었는데 처음엔 회화과를 생각했다가 흙으로 만드는게 너무 재밌어서 조소과 진학을 생각하게 되었다ㅋㅋ

 

 

고2때 홍대 미대가 국내 탑티어라는 얘기를 듣고 (당시엔 서울대 보다 높았음) 여기를 가야겠다 하고 마음을 먹었다ㅋ

그리고 고교 시절 2002월드컵과 디아블로2를 겪으며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재수를 하게되었다ㅋㅋㅋ

 

쳐맞을 각오하고 부모님께 재수 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의외로 쿨하게 오케이 하셨다ㄷㄷㄷ

그래서 홍대미대를 가고자 하는 열망으로 홍대앞에서 미술학원과 공부학원을 끊었다

공부학원은 개뿔 도움도 안됐던게 거기서 만난 친구들하고 백날천날 술퍼마시고 캠퍼스 올라가서 술마시고, 자취하는놈 집에가서 술마시고 아주 지랄이 났었다

그러다보니 공부학원은 빠지기 일수 였는데 그 와중에도 실기학원은 빠지지 않고 나갔었다ㅋ

 

공부학원 돈은 삥땅치고 술마시러 다니는걸 걸려서 결국 자습으로 계획을 바꾸고 가끔 도서관가서 모의고사 문제집 푸는걸로 때우기로 했다

결국 운명의 날은 다가왔고 생각보다 수능점수가 괜찮게 나와 (언어 사탐 외국어 각각1.1.3등급) 목표로 했던 홍대 입시를 밀고 가기로 했다

 

당시 가군은 서울시립대 나군에 홍대, 서울대 가 있었고 다군에 국민대가 있었는데(그때 당시에 서울대는 진짜 생각도 안했었는데, 나중에 서울대 다니는 여자친구 사귀어서 학교에 놀러가보고 좀 후회했었다)

지금 조소과는 개좆밥과라는 인식이 강한데 당시에도 탑티어는 아니었지만 지금같은 개좆밥은 아니었던것 같다

 

여튼 당시 조소실기는 석고모각과 인체모각이 있어서 보통 홍대입시를 준비하는 준비하는 친구들은 석고모각하는 학교들위주로 입시준비를 했는데 난 인체도 잘 만들어서 인물소조 반 친구들이 별로 안좋아 했었다

 

 

여튼 가군 서울시립대 시험을 보는데, 환경조각과라는 명칭답게 시설이 무척 좋아서 놀랐었다

그리고 당시 홍대는 1차를 성적에서 자르고 2차로 실기 시험을 봤는데 당연히 1차는 통과했고 2차는 생각보다 경쟁률이 높지 않아서 (1대7 정도로 기억) 마음편히 시험을 보러 갔었다

 

당시 홍대 조소과 시험은 석고상 하나에 4명이 붙어서 실기를 치뤘는데 좀 독특하게도 입시생들 끼리 협의해서 자율적으로 보는순서를 정하라고 했던것 같다

같이 시험보는 학생들이 나빼고 3명이 다 여자애들이었는데 다들 참 이뻐서 마음껏 편하신대로 보라고 했었다

 

난 어짜피 기본 석고상은 다 외워서 만들어서 크게 상관이 없었기에 ㅋㅋㅋ

시험4시간중 대충 2시간 반쯤되서 완성을 하고 입시시험장을 한바퀴 둘러보는데 안타깝게도 나와함께 시험을 봤던 여학생들의 실력이 안타까웠었다 결국 동기로 보는일도 없었고.....

그렇게 시험을 보고 나와서 국민대 시험전에 가군 나군 발표가 모두 났는데 둘다 합격이었다 시립대는 아마 입학을 했으면 수석 내지는 차석이었을것 같다는 얘기도 들었다(시립대 다니는 형이 말해줌ㅋㅋ)

 

입학 소식들 듣자마자 플스를 사서 밥먹는 시간빼고 종일 게임을 했다

학원에서 다군 시험장에 와서 다른 친구들하는것도 겸사겸사 봐달라고 했는데 이미 홍대도 합격했고 멀리있는 국민대까지 가는게 너무 귀찮아서 그냥 집에서 플스 했다 ㅋㅋㅋ

물론 학원에선 겁나 싫어했지 플랭카드에 걸 이름 하나가 줄어드는거니까

 

그래서 결국 원하던 대학교에 합격해서 좋았을까?

전혀 아니었다 기대했던 학교시설은 정말 형편없었고, 고여있던 교수들도 형편없었다

 

평단에서 미술작가로 높은평가를 받는 한 교수는 발표수업으로 한학기를 때우는게 당연한 일인듯 여겼다

오히려 당시 떠오르던 작가들이던 강사님들의 수업이 훨씬 유익했던 기억이 난다

 

게다가 휴학하며 재미삼아 했던 작업이 돈벌이가 되기 시작하자 학교 수업이 오히려 거추장 스러워 지기 시작했다

결국 학교에 정을 못붙이고 겉돌다 보니 자퇴도 진지하게 고민했었지만 부모님 설득으로 겨우 졸업장은 받았다

 

지나고 나서 보니 어떤 대학을 가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어떤 대학생활을 하느냐가 중요했던것 같다

여기 꼬꼬마 입시생 친구들은 어느대학을 가던 좋은 친구를 사귀고 즐거운 대학생활을 누리면 좋겠다

 

3줄요약

1. 예고 출신이고 홍대 미대 합격함

2. 당시엔 홍대 미대가 탑티어 였음(서울대보다 위)

3. 지금은 회사 짤리고 자영업자 됨 ㅠㅠ

 

루치아노 가르바티(Luciano Garbati)의 조각 "페르세우스의 머리를 가진 메두사(Medusa with the Head of Perseus)"

 

 

서홍국 맞아요 아재 어차피 예고 애들이 홍대 가서

지금도 서홍국 임 국민대는 디자인만 좋음

 

예고면 어느예고에요? 저도 준할매인데 예고입시 중2때부터 미술시작했어서 .... 서울예고 지망생이었다 떨어지고 서울대떨어지고 이대갔는데 .. 인생 뭐지 싶어요

 

 

조소는 서홍시지 국민은 중간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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