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30

신축 사옥 건설 PJT - Intro : "꾼"들을 조심하세요

 

살다 보면 회사도 설립할 수도 있고, 회사를 운영하다 보면 좀더 큰 사옥으로 이전 혹은 신축을 하고 싶은 마음이나 조건들이 생기기에 혹시나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마음으로 미세먼지만한 팁을 써 봄.

 

어떤 부지가 좋은지, 예산을 얼마나 잡아야 하는지, 이 땅은 왜 안되는지 같은 나보다 더 전문가들이 많은 분야에 대한 얘기 보다는, 실질적으로 현재 신축 사옥을 설립하는 입장에서 겪어본 황당하거나 불편했던 경험들 위주로 작성될 예정이니 잘 부탁!

 

 

[Intro] : "꾼"들을 조심하세요

 

당신이 땅을 산다는건 이제 개나 소나 다 알게 됐다.

왜? 술 자리에서, 커피 마시면서, 회의 시간에 이미 여러 사람에게 내용이 전달 됐을테고,

"우리 사장놈이 땅을 산다더라", "여보, 회사가 잘 되려나봐. 공장을 새로 짓네?",

"이 새끼 땅이나 사고 자빠졌네, 월급이나 올려주지" 이런 얘기들이 슬금 슬금 퍼졌을 테니까.

 

당신도 여러 루트를 통해 수소문 했을 것이고, 이러한 정보들은

"꾼" 들에게 어김없이 접수되어 당신의 소중한 투자 금액 일부를 갈취하려 할 것이다.

보통의 "꾼" 들은 지인을 통해 만나게 되는데, 지인은 소개시켜준 꾼이 꾼 인줄 모르고

그냥 돈 좀 있는, 어디 회사의 회장 으로 알고 있을 것이고 물론 그 꾼은 어느 ㅈ만한 협회의 회장이 맞을 것이다.

 

 

이들이 작업하는 방식은

1) 지인을 통해 미팅

2) 지방의 나쁘지 않은 토지 알선

3) 이전 혜택 및 해당 부지 주변 인프라 소개

4) 해당 사업을 진행할 때 필요한 "컨설팅" 업체 소개

5) 컨설팅 업체 방문, 상담 진행

 

이게 문제가 될만한 일인가? 그냥 봐서는 괜찮아 보일 수 있는데? 라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왜? 당신의 수고스러운 일을 덜어주는 컨설팅 업체를 껴서 지방 이전 정책자금 확보, 나름 괜찮은 부지 구매.

물론 나쁜건 아니다. 괘씸한거지.

 

이들은 기업의 지방 이전에 포커스를 많이 둔다.

왜?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할 때에는 정부(지자체) 지원금들이 꽤 나오거든.

 

토지 구매 비용이나 시설 구매 비용에서 일정 부분 지원해 주는 정책들이 지자체 마다 다르지만 이 정책들을 가지고 컨설팅 업체에서는

"우리가 잘 해서! 지원금이 나올 테니 너희는 판공비 정도만 챙겨주세요"라는

개떡같은 본인들의 업무 범위 및 견적을 제안 할 것이다.

 

이 부분은 관계 지자체에 문의하거나 홈페이지 가면 양식이 다 나와 있고,

잘 몰라도 해당 지역 기업경제과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상담 가능하니 컨설팅 업체에 맡기지 말자.

그래, 다 떠나서, 우리 회사는 정말 기술밖에 없다. 행정 적인거 할 시간에 컨설팅 업체에 맡기고 말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저런 회사들도 먹고 살겠지.

 

그런데 저사람들과 얘기를 해 보면 꼭! 꼭! 최초 후보 필지 외에는 무조건 안된단다.

지방으로 갈수록 좋은 땅은 꽤 있다. 금액 차이도 얼마 안나고.

하지만 그들은 무조건 처음 제시했던 필지 외에는 눈도 돌리지 말라 하며.

 

"지금 구매하는 필지 바로 옆에 XX제약이 있어요. 거기 인원이 500명이에요"

"걔들은 출/퇴근 버스를 운영해서 서울에서 다녀요"

"여기서 서울 얼마 안걸리잖아요. 사장님도 그렇게 하시면 돼요."

"밥 먹을 곳 없죠? 땅 넓고 부지 남는데, 구내 식당 지으세요."

"다른 땅은 혜택이 적어요. 사업비 받기도 힘들고요."

이따위 소리를 할 것이다.

 

먼저, 회사가 조금 멀더라도 서울에서 출/퇴근 버스 운영하면 직원들 입장에서는 좀 낫겠지.

그만큼 급여 책정해 주면 되고, 기름값 절약에 밀린 피로회복에도 약간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을테니.

하지만 너희 회사, 그렇게 크냐?

 

대기업이 지방에 내려갔다고 중소기업이 못 내려가라는 법은 없겠지만, 그만큼 해줄 수 있는 혜택에서 격차가 날 수 밖에 없고, 오너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생기겠지.

대기업이 옆에 있으면 뭐?! 물론 전기가 끊기거나 물이 안 나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그들의 생리와 너희 회사 사정과는 엄연히 다르니 너무 청사진만 보지 말았으면 한다.

 

또, 다른 땅이 없는 이유?걔네는 무조건 그 땅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거든.

 

나를 찾아와서 땅을 소개해 준 사람과 컨설팅 업체, 그리고 지주와는 함께 수익 분배를 하며 해당 땅을 팔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이익공동체이기 때문에 무조건 그 땅을 팔아야 하는 사정을 가진 업자 or 꾼 들이 많다.

이런 사람들이 컨설팅 업체 끼고 온다? 걸러라.

 

이 사람들이 사기꾼일까?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내 입장에서는 사기꾼이 맞다.

어딜 감히 피같은 돈을 갈취하려고 해? 가뜩이나 땅 사서 사옥 신축 하려면 산정 예산보다는 무조건 초과 될 텐데.

 

순진한 자영업자 꼬시는 사람들은 사기꾼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럼 이러한 사람들을 거르는 팁은 무엇이 있을까?

우선 나는, 밖에서 골프치다, 축구하다 만난 사람들은 잘 믿고 다니는데,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들은 무조건 불신을 깔고 간다.

 

놀다가 손해를 보면 "에이 시팔 뭐 그런 새끼가 다 있냐" 하고 넘기면 되지만, 사업하는데 개 새끼를 만나면 회사가 위험해 질 수 있기에 증거가 보이기 전 까지는 무조건 안 믿고 시작한다.

특히 자기 이력 자랑하고 시작하는 사람들은 나한테 자격증 제출하기 전 까지는 안 믿는다.

 

자 그럼, 이 사람들을 거르는 내 기준은

 

1. 옷 차림을 본다.(이 부분은 아주 아주 개인적인 견해이니 참고만 부탁 드립니다.)

: 명품이라도 입는 빈도 수, 코디를 보면 어느정도의 재력을 알 수 있다.

물론 재력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사람이 허영심이 가득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옷 차림과 액세서리에 어느정도 나타나 있다고 본다.

 

2. 사무실을 본다.

: 보통 사무실엔 본인이 '자랑할만한' 것들을 많이 전시해 놓는다.

자격증이라던지, 표창장이라던지 하는 상패들 말이다.

그런데 약간 "꾼" 같은 업자들은 사무실 내에 별 말도 안되는 회원증, 자격증들이 도배가 되어있다.

ㅎㅇ대 경제학 박사 라는 약력을 가진 컨설팅 업체 사장놈은 본인은 ㅎㄷ건설 상무이사 퇴직/XX도기업유치컨설팅 회장(?) 등등 이력이 명함에 도배되어 있으며 사무실 또한 엄청난 수량의 액자에 이것 저것 자격증, 회원증 들이 붙어있다.

심지어 이 사람은 "약초 관리 기능사" 이것도 전시해 두었더라.

 

3. 플랜이 있으면 백업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 모든 계획은 틀어질 수 있다 보기에 처음 한 번 일이 빠그러 지는 상황에는 크게 개의치 않음.

그러나 대안도 없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화를 많이 내는 편인데, 이 꾼 같은 놈들은 대안 없이 무조건 본인들의 물건(혹은 사업)만이 옳은 일 이며 다른 땅은 쳐다도 보지 말라고 하는데...

난 이런 애들은 거른다.

 

오늘은 완전 사기 까지는 아니지만 나를 피빨아 먹으려 하는 사람들의 일부 예시를 적었는데,

혹시나 선량한 컨설팅 업자도 있을지 모르니 그 부분은 감안 해 주시고!!!

다음 글은 "토지 구매시 뒤통수 조심하세요"가 될 예정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신축 사옥 건설 PJT - [1] : 토지 구매 시 뒤통수 조심하세요

 

"땅은요, 처음 봤을때 가치가 가장 낮아요. 최초 구매하려고 마음 먹었을 때가 바로 구매할 시기에요"

- 부동산 아주머니, 2021. 04. xx. -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토지를 알아보던 중, 꽤 괜찮은 땅을 소개받게 되었다.

이 때 당시엔 공장만 새로 짓자는 마인드라 가장 우선순위로 평가한 부분이

 

1) 고객사와의 거리(납품 거리)

2) 본사(현 위치 사업장)에서의 이동 거리

3) 직원들의 출퇴근 거리

 

이 정도로만 알아보고 있던 중, "에이 시팔 어차피 투자할거, 본사 사무실도 함께 짓지 뭐" 라는 생각으로

 

4) 주변 인프라(긴급 시설 및 편의 시설)

5) 미래 가치

 

까지 포함하여 현재 평택에서 엄청 핫한 고덕 신도시...는 아니고 쪼~끔 옆으로 일반 공장들이 몰려있는, 하지만 산업단지는 아닌 어느 한 곳의 필지를 소개 받았다.

2개의 필지를 묶어서 5,413㎡ / 계획관리지역(건폐율40%) 필지를 가계약 하기에 이른다.

 

계약 조건은

1) 토지개발 인/허가 승인 후 잔금 처리, 인도

2) 본 계약 전 가계약 진행(21.04.14), 각 필지별 500만원의 가계약금(총 1천만원)을 설정한다.

3) 2021.04.19일, 중개업자/지주 2명/나 이렇게 4자 미팅 후 본 계약 진행(계약금=토지 금액의 10%)

 

간략히 설정한 계약은 이렇게 체결되었고, 쌍방의 합의로 날인 없이 중개사에게 계약금만 이체하여 가계약을 진행하게 되었다.

 

<그림 1 : 가계약 하던 날의 흔적 시발>

<그림 2 : 이제는 사라진 가계약서>

이 날은 나도, 우리 회사도 엄청 기대에 차 있었다.

 

<그림 3 : 뭘 해도 행복해>

 

야근하면서 지적도 따서 그림도 그려가며 여러가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행복 회로 풀 가동했지.

어차피 설계사에서 다 해줄텐데 너무 너무 기분이 좋아서 어쩔 줄 몰랐지.

 

그런데...빠밤!

2021. 04.16.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부동산: 정말 죄송한데요, 2번 필지 지주분이 땅 가격을 올리겠대요. 그러지 않으면 계약 파기한다고 하네요.

나: ?? 아니 무슨 말씀이세요? 이미 가계약 했잖아요? 왜 그런대요?

 

부동산: 지주분이 생각하기에 금액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다고조금 더 올려 받아야겠다고 합니다.

나: 거기 우리가 안 사면 맹지(진입로가 없는 땅)잖아요. 그런데 무슨 소리래요?

 

부동산: 제가 설득해봐도 막무가내네요... 어떻게 하죠?

나: 그래서, 얼마 올려받겠대요?

 

부동산:평당 20만원 더 받겠다고 하네요.

나: 아 ㅈ까시고, 계약 안 할테니 위약금 준비해 주쇼

 

부동산: 아니 사장님, 한 번만 더 생각해 보세요. 이 땅 안 사시면 사장님도 손해잖아요.

나: 아니 그래서 내가 손해 보는일을 왜 해야 하는데요? 아직 시간적 여유 있으니 다시 알아보렵니다.

 

부동산: 아... 제가 금액 조정좀 해볼께요. 어떻게 안될까요?

나: 됐고, 다시는 얽히지 맙시다.

 

여기까지가 대충 통화 내용이다.

 

저 위의 그림에서 1번 필지는 도로에 접해있는, 공시지가도 2번 필지의 2배가 되는 땅이다.

2번 필지는 우리가 구매하지 않으면 맹지가 되고, 1번 필지 외에 2번 필지를 둘러싼 모든 땅들은 이미 타 공장들이 들어와 있는 상태라 그나마 가격 좀 받고 싶다면 그 사람들에게 팔아야 겠지.

왜 저 2번 지주가 갑자기 금액을 올려달라 했을까?

무슨 바람이 불어 저랬을까?

 

이 사태가 발생한 원인은 나에게 있다고 나 포함 여러 사람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

왜?

보통 지주들이 매매의사가 있을 경우, 한 곳의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는다고 한다.

A 중개사가 이 토지를 접수 받아 관리를 하되, 해당 정보는 관련 중개사들에게 공유가 되어 다른 부동산에서 그 땅을 거래하더라도 A 중개사에게 수임료가 약간은 떨어지는, 부동산 나름대로의 공동체 같은 부분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나는 그 부분을 간과하고, 비교 견적만 생각을 했다.

A 중개사에게 의뢰 하여 저 필지의 구매 의사를 밝혔고,

B, C 중개사를 통하여 다른 입지의 토지 없나 문의를 했었다.

B, C 중개사는 A와 친분이 있었고, 이렇게 됐을때 우리 회사 라는게 밝혀지지 않았던 상태일지라도 "이 지역에 땅을 사려는 회사가 최소 세 곳이 있다" 라는 정보가 발생하여 해당 지주들에게 접수,"아, 이 땅은 내 생각보다 수요와 가치가 있는 땅이었구나" 라고 바람이 든다고 한다.

 

그래서"더 준다는 사람이 있으면 그 때 팔자"라고 결심을 하게 된다고.

물론 내가 100퍼센트 잘못 했을까? 그건 아닐지라도 내가 저 지주에게 헛바람을 넣은 사실은 분명하다 생각되니 교훈 크게 얻고 앞으로 이런 부분은 다른 방향으로 접근을 해야 겠다 느낀 날 이었다.

 

이 날의 교훈

- 중개소는 다 알음알음 연결되어 있으니 한 지역에서는 한 곳에만 의뢰를 하는게 지주들 헛바람 안 들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다고 배움.

다음 글은"부동산도, 설계사도 믿지 마세요."가 될 예정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축 사옥 건설 PJT - [2] : 아무도 믿지마라 feat 부동산, 건축사

 

"이 땅은 다 돼요. 도로 접해있겠다, 배수로 잘 빠졌겠다, 안 될 이유가 없어요"

- 부동산 중개사 P씨 -

 

"이 땅 사시면 안돼요. 하나 부터 열 까지 전부 심의 대상이에요."

- A 건축사사무소 -

 

"사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가 해결할께요."

- D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

 

사기꾼 거르고, 가계약 했던 땅 통수 맞고 또 다시 필지를 알아 보던 중, 우리가 원하는 규모의(6,000㎡이상/계획관리지역) 땅이 매물로 나왔다.

 

솔직히 공장 용지만 알아보고 있었는데, 우리 회사가 작년 실적으로 기업신용평가 등급이 쵸큼 잘 나와서 대출이 좀 잘 된단다. 그래서 현재 사무실도 슬슬 질려가고, 변화를 줄 땐 확실히 변화를 주고 싶어서 생각보다 큰 규모의 땅을 알아보게 되었다.

 

< 그림 - 1 : 누가봐도 완벽한 땅 >

 

그림의 지적도를 보면일반 철로계획(빨간 선)으로 인해 파생된 지형(지도상 "L" )과 연결된 대상 필지철로 하부의 통로박스(암거)를 통해 발생하는 도로이며, 보통의박스는 4~6M 도로가 생성되어 공장 설립 요건 중"도로조건"에 꽤 유리한 조건으로 추가 공사가 많이 필요 없기에 개발행위에 상당한 이점과 편리성을 가진 땅으로 보였다.

 

또한, 해당 필지를 계약 하기 이전 시점부터 설계사와 함께 직접 눈으로 보고 지적 측량 이후에 부동산 및 설계사무소와 계약을 했기 때문에 이전 글 댓글에서 걱정해준, 아래와 같은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 그림 - 2 : 푸념을 늘어놓는 현직 설계쟁이와 10만원 용돈 받으려는 설계쟁이 >

(너네 비하 아님. 그냥 농담으로 받아줘라.)

 

설계사와의 계약은 굉장히 난항?을 겪었다.

왜? 아니 이사람, 계약서를 안 가져와.

대신, 우리가 부동산 계약한 즉시 지적측량에 들어가고 개발행위에 대한 플랜을 주욱 가져오더라.

오. 역시 종합설계사 대표... 일 잘해 잘해~ 만족 만족!

 

나는 솔직히 건축사사무소도 여러 사무소에비교 견적을 요청 했다. (부동산 때 당하고도 또... ㅠㅠ)

 

A. 기술사협회에서 소개받은 건축사사무소

B. 협력업체에게 소개받은 건축사사무소 (여긴 자기네도 설계 의뢰하려다가 빠그러져서 돈이 묶여있대. 그래서 묶인 돈 쓰자길래)

C. 안성 공장 증축해준 건축사

D. 이래 저래 알게 된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아직 협회에서 쥐꼬리만한 힘도 없는 뉴비 기술사라 A. 건축사사무소가 마음이 갔는데, 해당 건축사 왈

"여기 안돼요. 돌아가요. 못 해드려요."

 

아니 왜????
내 눈으로 봤을 땐 아무 문제 없는 땅이다.

물론 경사가 있어 성토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위에 땅 끌어다가 밑에 메꾸고, 축석 쌓으면 아무 문제 없어 보였다.

 

해당 필지의 문제점은 아래와 같았다.

 

1) 철도 계획상 통로박스의 폭은 6M이상이나, 해당 입지 파생 도로는 4M로 계획 중

= 개발 규모가 5,000㎡ 이상인 곳은 6M 도로에 접도해야 한다.

 

2) 경사도 문제

= 해당 필지는 진입구간레벨 34.5 / 마감구간레벨 22.5 무려 12M가 차이가나는 경사

= 재해대책에 대한 방지 시설이 필요하다 / 흙을 쌓아 평탄화 시켜야 할거 아니냐?

요즘엔 법면(축석)이 3M 이상 올라가면 심의조차 통과 못 한다. 그래서 힘들다.

 

3) 오/폐수 관로는 저 멀리 통로박스 지나서 대로에 있다.

= 우리 땅 아닌 부분에 관로 공사를 해야 하며 토목비가 많이 들 것이다

또한, 해당 지주에게 토지 사용 승인을 받아야 하고 지금 쟤네 철도 만들고 있는데 그거 해주겠냐? 힘들다.

이러한 입장이 나왔다.

 

이 때 까지는 계약 전이라 이 땅을 정말 포기해야 하나... 싶었는데 D.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가 말했다.

개발 행위 그렇게 하는거 아닌데~~"

 

1) 철도청에 확인해보니 철로 계획에서 해당 필지 주변 파생 도로는 6M가 맞다.

2) 땅의 고저차? 그걸 왜 성토를 하냐? 깎아내면 되는거잖아? 그게 더 싸게 먹힌다

3) 정화조 설치하고 펌핑하면 되는데?

아. 신박한 샛기.

 

이 사람은 내가 땅 보러 갔을 때 따라오는 열정을 보였고, 이래 저래 안된다는 말을 듣고 얘기를 하면 다른 대안을 제시했다.

아니 내가 봐도 말도 안되는 것 같은데... 이게 맞나? 싶다가도 "어? 될 것 같은데?"하면서 나를 유혹했다.

 

왜 얘는 되는거지? 저 사람은 안 해줬는데? 뭐지? 뭐지?

얘 건축사 아닌데...? 그냥 존나 큰 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인데?

하는 찰나에

 

"사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제가 해결할께요. 큰 문제는 없어 보이네요."

 

이러면 안되는데... 안되는데... 하면서도 뭔가 알 수 없는 끌림에, 몇 번 밖에 못 봤지만 신속하고 적극적인 고객 응대에 나도

 

"네, 계약 합시다."

"그러면 대표님, 토지 계약 하시는 동안 저희도 준비좀 하고 있을께요"

이 때 나는 이런 생각으로 이 사람과 계약을 했던 것 같다.

 

'계약서에 사인이 먼저가 아니다 = 돈이 급한게 아니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하는데에도 본인은 된다고 한 자신감에는 뭔가 있을 것이다.'

'뭘 요청하면 빠릿빠릿하게 해준다. 그게 답변으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보여준다'

라는 부분이 계약으로 만들었던 것 같다.

 

그래, 토지에 문제가 있긴 하지만 이것도 연이겠지.

빨리 허가 받으려면 토지부터 계약 해야겠다.

 

나 : 안녕하세요 중개사님, 토지 구매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중개사 : 아 네! 그럼 이번주 X요일에 계약 할까요?

 

나 : 네 그래요. 그런데 이 땅, 허가 받기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중개사 : 왜요? 아무 문제 없는데요

 

나: 면적이~해서 도로가~필요하고 하수처리 문제, 재해대책문제 등등 좀 잡음이 생기네요.

중개사 : 하하하. 뭐 그런거야 큰 문제가 아니지요. 설계사사무소에서 다 해줄겁니다.

 

나 : ......

 

솔직히 부동산중개사를 다 믿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말 할지는 몰랐다.

아니 이 대책없이 긍정적인 샛기...

 

그래도, 설계사무소에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상태라, 또 더 이상 지체하기 싫어서 이 땅에 계약을 하게 된다.

그리고 마참내... 지적측량도 및 계획도를 받게 되는데...두둥!

 

-----------------------------------------------------------------------------------------------------------------------

이번 편에서 내가 느낀 교훈은

"부동산 말에 무조건 믿지 말고 처음부터 확인 잘 하자"

"안된다고 하는 곳도 있고 된다고 하는 곳도 있다. 어느 한 곳 말만 듣지 말고 여러 군데 비교해보자."

정도인 것 같다.

 

다음편은"그래도 뭔가 문제는 발생한다"가 될 예정이다.

읽어주셔서 감사하다.

COMMENT
 

인기 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