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의 크레딧 강탈

BC JEAN이라는 샌디애고 출신의 가수 지망생이 있었음

2007년 가수의 꿈을 안고 뉴욕에 도착한 그녀는 자신의 비전을 이루어 줄 조력자를 찾다 토비 개드라는 독일인 작곡가를 만났음 타임 스퀘어의 한 음식점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며 피자를 주문하려다 BC 진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됨 '나는 왜 피자를 주문하며 살 찔 걱정부터 하는 걸까? 남자들이라면 이러지 않아도 되잖아?'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토비 개드에게 말하며 예전 남자 친구와 헤어졌던 경험을 덧붙여 그에 어울리는 선율을 흥얼거렸음

그 발상과 멜로디가 심상치 않다고 느낀 토비 개드는 그녀와 함께 바로 녹음실로 달려가 3분짜리 음악을 완성하였음

곡을 만드는 데는 1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고 악기를 덧붙인 데모 녹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30분

그야말로 번개 같은 영감이었음 이렇게 완성된 곡에 BC 진은 '내가 남자라면If I were a boy'라는 제목을 붙였음

 

이런 식으로 두 사람은 열 두 곡의 음악을 만들었음 하지만 좋은 곡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뷔는 순조롭지 않았음

스무살짜리 무명 여가수의 데모 음반은 모든 음반사에서 거절을 당했고 계속 계약이 무산되고 지쳐갈 때 즈음 BC 진은 놀라운 소식을 듣게 됨

톱스타 비욘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의 곡인 If I were a boy를 녹음했다는 것

 

전혀 생각지 못한 국면에 그녀는 크게 당황하였음 왜냐면 자신은 당연히 본인이 만든 곡을 불러 데뷔할 줄 알았기 때문 알고 보니 이 곡을 공동으로 작곡한 토비 개드는 BC 진의 데뷔가 계속 미뤄지자 그녀 몰래 둘이 같이 작업한 곡들을 들고 기획사들을 다니며 판매를 하고 있었음

그 중 하나가 비욘세 쪽에 넘어가 계약이 성사된 것 If I were a boy는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한껏 담아 만든 트랙으로 특히 BC 진이 아끼던 곡이었음 당황스러운 마음이 진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녀는 또 다른 충격을 받게 됨

 

비욘세 소속사 쪽에서 이 곡의 작곡자 명단에 공동 작곡가로 비욘세의 이름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해오기 시작한 것

하지만 그녀는 끝까지 압박에 굴하지 않았고 결국 음반의 공식 크레딧에는 BC 진과 토비 개드 두 사람의 이름만 올라가게 됨 이게 비욘세의 3집 리드 싱글 If I were a boy가 일찌감치 완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래미 제출 시한을 넘겨 발매된 이유임 이 곡은 비욘세의 3집에서 유일하게 비욘세가 '작곡하지' 않은 음악으로 남았음

묻힐 뻔 했던 이 사건을 폭스 뉴스의 로저 프리드먼이 BC진과 지인들을 취재하여 단독으로 보도하였음

당사자들은 혹시나 이 사실이 알려져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하고 있었음

 

이는 당시 음악 관련 매체에 오르내리며 상당한 화제가 되었는데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 동안 계속 논란이 되고 있던 비욘세의 공동 크레딧 등재에 대한 의혹에 불을 당기는 사건이었기 때문

당시에도 비욘세는 자신이 만들지 않은 곡에 작곡가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의심을 받아 왔음

업계에 알음알음 퍼져 있던 이 소문은 몇 가지 사건들과 함께 공식화되었는데 가장 큰 계기는 역시 데모 유출이었음

 

Irreplaceable, Halo, Deja Vu 등 인터넷에 차례로 돌던 곡들의 데모 버전을 확인해 보면 작곡가들이 비욘세에게 주기 전에 만들어 놓은 가이드 음악이라는 게 실제 완성본과 보컬이 다를 뿐 거의 똑같았으므로 하지만 공식적인 그 곡들의 작곡 명단에는 비욘세도 올라가 있으니 당연히 그런 의문이 따르게 됨 작곡가라는 비욘세는 그 곡에서 무엇을 작곡했는가?

후반부 애드립 따위를 만들었다고 우길 수 있지만 그런 식이면 박정현이나 소향은 매번 무대에서 즉흥 작곡을 수백 번씩 하는 셈이 됨

유출이 한두 곡에 그치지 않고 이런 사례들이 모이며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음

 

사실 이런 건 여러 명이서 완벽하게 입만 닫고 있으면 들키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대중음악에서 음반 작업은 그다지 낭만적인 과정이 아니기 때문임

작곡가들은 보통 한 사람을 염두에 두고 음악을 만드는 게 아니라  일단 곡부터 만들어 놓고 영업사원이 샘플 돌리듯 기획사에 데모 음원들을 돌리고 다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관여돼 있으니 완전한 보안이라는 게 쉽지 않고 이후에 작업 과정의 음원들이나 그 에피소드들이 새어 나오는 것 비욘세의 Halo는 원래 리오나 루이스에게 갔다가 거절당한 곡이었음 데모로 미루어 보아 만들어지지 않은 그녀의 버전이 비욘세의 곡과 거의 다르지 않을 거라는 건 자명한 일임

 

비욘세의 최대 히트곡 Crazy in love의 작곡가였던 리처드 해리슨은 70년대 그룹인 Chi-Lite의 음악을 샘플링한 이 곡을

비욘세에게 들려주었더니 무척 마음에 들어하면서 '두 시간 동안 나갔다 들어올테니 만들어 놓아라' 라고 말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음 비욘세는 인터뷰에서 '작업 도중에 너무 많은 일이 일어나 이 곡을 쓰기가 무척 힘들었다'고 밝혔는데 이건 그 곡을 직접 작곡한 사람이나 할 법한 얘기이고 크레딧에 이름을 올린 후 그녀가 실질적인 작곡가 행세를 하고 있었다는 의미임

 

이런 식의 작곡가 행세로 공동 크레딧 등재 문제가 대대적인 공방으로 비화되는 경우도 있었음

2001년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히트곡인 Bootylicious를 작곡했던 프로듀서 Rob Fusari는 음반이 발매된지 한참 후인 2010년 2월에 비욘세가 바바라 월터스의 인터뷰에서 곡에 대한 아이디어를 자신이 냈다는 식으로 말한 일에 대해 크게 분노하며 문제 삼고 나섰음

그 곡의 최초 아이디어는 샘플링 원곡이 되는 예전 곡에 있었고 그걸 구체화시킨 건 자신이기 때문

그의 말에 따르면 음반 작업 중에 비욘세의 아버지인 매튜 노울스가 곡의 크레딧에 딸의 이름을 올리자며 그게 훨씬 판매에 도움이 된다고 그를 설득했다고 함 이 공방은 비욘세의 다른 사건이 그렇듯 법정 밖에서 마무리되었음

 

데모 유출이 아니라 기존 곡을 건드렸다 탄로가 난 경우도 있음 2009년 비욘세 주연 영화 옵세스드에 주제곡으로 쓰였던 Smash into you는 사실 Jon McLaughlin라는 CCM 가수의 2집 작업을 위해서 만든 Smack into you 라는 곡이었는데 최종 완성본은 음반에 실리지 않았고 이후에 비욘세가 녹음해 영화 음악으로 발표하였음 물론 이 곡의 크레딧에는 공동 작곡가로 비욘세의 이름이 올라 있음 하지만 그 사이에 존 맥래플린이 그 곡을 자신의 콘서트에서 부르는 바람에 비욘세의 '작곡' 이전에도 존재하던 곡이라는 게 드러나고 말았음

그녀는 자신의 버전에서 원곡의 가사를 smack에서 smash로 단 두 글자 바꾸고 자신의 이름을 창작자로 올렸음

두 문장도, 두 단어도 아닌 두 글자임

 

두 글자를 창작해 송라이터로 등재된 이 기록을 10년 뒤에 비욘세는 다시 한번 재현하였음

에드 시런의 듀엣 버전 Perfect에서 비욘세는 자신의 파트를 woman에서 man으로 she에서 he로 단 세 글자 바꾸고 원곡에 없던 듀엣 버전의 송라이터로 이름을 올렸음 무단 리메이크로 소송을 당했던 데저리의 곡에 작곡가로 이름을 올렸던 사례도 있음

 

여기에 더해 크리스마스 음반 속지에 고전 캐롤인 고요한 밤 거룩한 밤Silent night의 작곡가로 본인의 이름을 올려놓은 일은 민망함을 넘어 보는 사람을 부끄럽게 함

이쯤 되면 비웃음을 산다는 걸 스스로 알 법도 한데 대체 이런 행동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욘세의 공동 작곡 역사는 그녀의 데뷔 초기인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감

2집 이후 데스티니스 차일드의 곡 대부분에는 비욘세가 공동 작곡가로 올라가 있는데 여기서 팀 구성의 배경을 생각해보게 됨 바로 데스티니스 차일드라는 그룹 자체가 비욘세의 아버지에게서 기획되었다는 것 그녀의 아버지인 매튜 노울스가 팀의 제작자였으며 어머니가 스타일리스트였음

데챠는 노울스 부부가 딸을 스타 만들기 위해 결성한 팀으로 매튜 노울스는 어린 딸의 비범한 재능을 알게 된 후에 직장까지 때려 치우며 딸의 매니저 일에 올인하였음

 

BC진과 롭 푸사리의 에피소드에 매튜 노울스는 모두 등장하는데 If I were a boy의 공동 크레딧을 요구하며 압박을 했던 것도 그였고 Bootylicious를 딸과 같이 만든 걸로 하자며 작곡가를 설득한 것도 그였음

그는 작업 당시 롭 푸사리에게 이렇게 말했음

"사람들은 리빙스턴에서 올라온 롭 푸사리의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게 아니야. 기분 나쁘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 사람들이 믿고 싶은 걸 보여줘야 음반이 팔리는 거야."

그가 말하는 사람들이 믿고 싶어하는 것이란 미모와 가창력을 갖춘 스무살짜리 여자가 작곡도 잘 한다는 것이었음

실제로 초기에 비욘세가 작곡 능력을 갖고 있는 건 상당한 세일즈 포인트였으며 소속사에서도 이를 널리 홍보하였음

이를 위해 매튜 노울스가 모든 곡의 판권에 딸의 이름을 올리고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건 업계에 널리 알려진 일이었고 이는 로저 프리드먼의 기사에도 나와 있음

 

비욘세는 자신의 매니지먼트를 담당했던 아버지와 2011년에 결별하였음 물론 그런다고 음반 크레딧이 바뀌는 일은 없었음 이미 팝의 여왕에게 그 대단한 작곡 능력은 기정사실이었으므로.

사실 비욘세의 진정한 가치는가창력 및 퍼포먼스 능력과 곡을 아름답게 구현해내는 감각에 있기 때문에 작곡 따위를 하지 못한다고 그녀가 그다지 폄하될 이유는 없음 지금까지 내놓은 앨범들의 크레딧에서 비욘세가 빠진다고 해도 그게 뛰어난 음악이며 명반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음

하지만 싱어송라이터에게는 단순히 노래를 부르는 가수만이 누릴 수 없는 영광이 있음 히트곡을 직접 만드는 가수는 결국 훨씬 높은 음악적인 평가를 받게 되어 있고 이게 매튜 노울스가 음반 크레딧을 탐냈던 이유임

 

여전히 비욘세는 모든 곡을 직접 작곡한다고 알려져 있고 2002년에는 미국 작곡가 협회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올해의 작곡가 상을 수상하기도 했음 당대에 여성 작곡가로서 비욘세와 필적하는 수상 이력을 가진 송라이터는 테일러 스위프트와 알리시아 키스 정도밖에 없음 작곡 능력이 있다는 건 그녀를 더욱 뛰어난 천재처럼 보이게 함 하지만 결정적으로 송라이팅 공로가 증명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그녀의 이름은 배제되고 있음

드림걸스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Listen이 오스카 주제가 상 후보에 올랐을 때 비욘세를 포함한 4명의 공동 작곡인 이 곡에서 작곡가는 3명만이 후보에 오를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4명 중 가장 유명한 작곡가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오스카 후보에서 빠지는 망신을 당하고 말았음

 

물론 그녀의 작곡 능력에 힘을 실어주는 증언도 있음 Irreplaceble을 작곡했던 니요는 인터뷰에서 자기가 만든 버전과 비욘세가 전혀 부른 버전은 전혀 다른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창작 능력이라는 말을 했음 라이언 테더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이런 증언들은 오히려 작곡가들이 그녀에게 찍히는 걸 겁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함

여전히 비욘세와의 작업은 작곡가들에게 대단한 커리어이며 이런 리빙 레전드에게 공동 크레딧 내주고 곡 팔고 싶어하는 작곡가들이 수천 명 있을 것이니까 심지어 앞서 곡을 강탈당한 BC 진 조차도 If I were a boy의 세계적인 히트로 자신의 상황이 크게 좋아졌고 많은 기회가 왔음을 고백하였음

 

사실 비욘세의 발표곡에 비하면 저런 사례들은 여전히 소수라서 어쩌면 음반의 수많은 명곡들을 정말로 비욘세가 직접 만들었을 가능성도 있음 그러나 변하지 않는건 저런 증언과 증거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점 몇개 찍고 의견 좀 내고 멜로디 약간 바꿔서 부른다고 그게 진정한 창작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녀가 작곡가로서 영광을 누리는 사이에 크레딧 뒤에서 그 음악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작곡가들이 있다는 것임

 

이제는 이런 문제제기가 촌스럽다고 할 수도 있음 이미 목소리를 올리고 약간 아이디어를 내는것 만으로 다들 팝음악 작곡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시대가 왔기 때문임 곡을 만들 때 조금이라도 기여한 모든 사람들이 9명이건 10명이건 다 크레딧에 올라가는 현 추세에서 팝스타의 공동 작곡 크레딧 등재는 어느새 모두가 당연히 받아들이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어 특별한 몇몇을 제외하면 아예 팬들은 스타의 작곡 실력 자체를 믿지 않으니까

 

지난 11월에 미국의 한 음악 시상식에서는 이색적인 수상자가 화제가 되었음 비욘세의 딸인 블루 아이비 카터가 어머니의 히트곡 'Brown skin girl'을 함께 만들어 작곡가 상을 받은 것 이 곡의 공동 작곡가는 무려 아홉 명이지만 일곱 살에 작곡상을 받은 블루 아이비가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였음 이 소녀는 어린 나이에 빌보드 핫100 히트곡을 낸 작곡가 타이틀도 갖고 있음 여왕의 '작곡 실력'은 이런 식으로 대물림되고 있는 중임

 

 

우리나라 아이돌 중 작곡 한다는 애들도 다 비슷하지 ㅋㅋ

작곡자 명단 보면 세네명은 기본이고 거기에 아이돌 이름 들어가 있는 경우는 무조건 의심해봐야 됨

만약 공동작곡자 중에 한 명이 편곡까지 담당했다면 99% 곡 작업은 걔가 다 한 거고 아이돌은 숟가락만 얹은 거임

비단 아이돌 뿐만 아니라 요새 젊은 가수들 중 아티스트 소리 듣는 애들도 마찬가지임

들어보니까 완성된 곡에 단어 하나라도 수정하면 지분 퍼센트로 가져갈수 있다는데

 

한국에도 비슷한 사례 있다 지금 아는 사람은 극소수인데 얘기함

예전에 원탑 ㅇㅈ이 아이돌이 2년만에 컴백 예고할때 디시갤에서 미니앨범일까 정규앨범일까 추리하고 있었음

근데 세렝게티라는 밴드의 드러머였나? 걔가 아이돌 xx 미니앨범 타이틀의 악곡이라면서 사진 올림

그러다가 팬들은 정규라고 기대했는데 미니라서 실망함 그러다가 갑자기 그 글들이 삭제됨

시간이 지나고 소속사에서 음반 정보를 풀었는데 스포당했던게 다 맞아 떨어짐

근데 어처구니 없었던건 그 타이틀곡의 작곡가 명단에는 세렝게티가 없었고 아이돌 멤버 이름이 올라가 있었음

 

요즘 아이돌들 중에 작곡한다면서 설치는 애들 90퍼 이상이 이 ㅈㄹ해서 크레딧 이름 올리는거임ㅋㅋㅋㅋ 공동 작곡가나 작사가로 크레딧 올리지만 실상은 다른 작곡가들이 노래 다 만들어주고 숟가락만 올리는식ㅋㅋㅋ

당연하지 ㅋㅋ 이거 모르는 ㅄ들 많더라 이른바 천재 마케팅ㅋㅋ

편곡 못하면 결국 숟가락만 얹은거지 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