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바시스 #5
사이드프로젝트의 대표 발리와인.
발리와인, 원래 인기가 많은 스타일은 아니였지만
배럴 에이징 하면 특유의 단맛이 배럴과 찰떡궁합으로 어울리면서
스타우트와는 또 전혀 다른 느낌을 내는 덕인지
계속 코어 팬층들이 존재하는 스타일이기도 함.
현재 발리와인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호박색 정도를 띄고, 프루티한 에스테르와 몰트 캐릭터를 지닌 계열(레볼루션이 대표적)
하나는 어두운 갈색을 띄고, 로스티함이 제거된 임스 정도로 프루티함보다는 견과류톤이나 달콤한 톤 위주로만 전개되는 계열.
아나바시스는 후자에 가까운 스타일의 발리와인이었는데,
이 역시 코리 킹이 프루티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음.
여튼 굉장히 풍부한 배럴의 향이 느껴지는데
상당히 화사하게? 산뜻한 느낌의 배럴 향으로 다가오는 것이 인상깊었고
또 일반적으로 버번 배럴 맥주(주로 임스)들이 스파이시함-부지함 위주로 전개되는 케이스가 많은 것에 비해
얘는 바닐라가 아주 강해, 개인적으로는 놉크릭 싱글 배럴과 같은 바닐라가 강한 버번이 떠올랐음.
맛은 상당히 독특했는데, 이 날 많이 마시지는 않아서 조금 표현하게가 어려움.
뭐랄까 조금 견과견과한 톤과 함께 산뜼? 한 톤이랄까.
임스와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맛을 지니고 있었고,
무엇보다 그 마우스필. 그 훌륭한 마우스필이 내 혀를 궤뚫었다.
BBT도 그렇고, 데리베이션도 그렇고 슬슬 '이게 사프의 마우스필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풀 바디에 가깝지만 부담스럽지 않고, 피니시에서 알코올과 약간의 비터감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음용성이 높은 체급의 발리와인인것에 비해 아주 마시기 편해서 좋았음.
하지만 단맛 자체가 강하지 않고, 질척이거나 남는 단맛이 없어서 그런 기준으로는 '풀바디'에 못 미친다고도 보지만
바디 자체의 부드러움과 혀를 누르는 느낌에 집중하자면 충분히 풀바디라고 부를 수 있는 바디감이었던 것 같음.
여튼 이게 메메우메우메우 조았음.
아주 맛있었다 ㄹㅇ.
블렌디드 2020
이전에 사프 브루어리 갔을 때 목표가 '작병 맥주들을 다 마셔보자!' 였는데 (위 사진)
이 블렌디드 20xx 시리즈를 마시지 못해 결국 다 못채웠던 기억이 남.
그 오랜숙원 이제서야 풀 수 있게 되었다. 무야호~
사이드 프로젝트는 다른 와일드 양조장과는 다르게 '벨기에의 xx에서 영감을 얻은..' 같은 언급이 거의 없는데
막상 맥주의 스펙이나 재료 선택 등만 봐도 상당히 벨지안을 존중하고 모티브를 많이 얻었다는게 느껴짐.
블렌디드는 여태 2017, 2020 두 배치가 나왔는데
둘 다 1년, 2년, 3년 오크 발효/숙성된 와일드 에일의 블렌드임.
스펙만 봐도 많은 맥붕이들은 뇌에 주입된 공식처럼 '와! 정석적인 1-2-3- 괴즈 블렌드!' 라고 외칠텐데
거기에 에이징된 생홉과 언몰티드 위트, 몰티드 위트의 배합 비율, 그리고 스탭 매슁까지(터비드 매슁은 어려워 안한걸수도)
거의 벨지안 람빅, 그 중 괴즈에서 영감을 많이 얻은 AWA 블렌드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음.
내가 아무리 사프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에이 그래도 람빅은 벨지안만의 전유물이지 ㅋㅋ' 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이 맥주는 거의 람빅을 떠올리는, 풍부하고 진한 펑키함과 산미를 지니고 있어서 깜짝 놀랐음.
다만 약간의 초산이 존재해서 탑급 괴즈에는 분명 못미친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몇몇 벨지안 괴즈 중에서도 초산 있는게 있다보니, 충분히 여러 람빅들과 비견될만 하다는 느낌이 들었음.
맛은 어느 정도 새콤하면서도 과하지 않고, 탄산감이 풍부해서 마시기 좋았음.
사실 무엇보다 그 특유의 펑키한 향을 너무 잘 살려서, 사프의 펑크를 다루는 실력도 다시 보게 된 것 같음.
매우 매우 만족스러웠다.
라벨도 ㄹㅇ 쥰내이브고 ㅋㅋ
마지막으로 Coeur De Cuvee
이번에 끼워팔기 당한 맥주인데 오늘 비어랩에 누가 들고와서 얻어마심.
간이 힘들기도하고, 집에 여러 병 있어서 딱 한 모금만 마셨는데
솔직히 사람들이 안 좋아하면 내가 남은거 다 비워야겠다 ㅋㅋ 싶을정도로 좋았음.
맛있는 맥주는 만인에게 사랑받는지, 다들 드시고는 '와 이거 미쳤다' 하면서 한 방울도 안 남기시더라.
배치 6은 왁스가 빠져서 조금 가오가 상하는데
그래도 피노 펀쳔 오드 페르미어라는, 상당히 상위 라인업의(사실 tete빼고는 제일 상위인) 맥주가 들어간 맥주임.
처음에는 병만 보고 줮밥 라인업인줄 알았는데
가격도 그렇고 상당히 사프의 여러 세종 중에서 높은 쪽에 위치한 맥주인듯.
여튼 한 모금만 마셔서 정확한 평을 내리긴 어려운데
어느 정도 산미가 있으면서도 너무 과하지 않고,
효모에서 오는 아주 풍성한 에스테르가 매력적이었음.
Blended 2020이 펑키함을 잘 살렸다면
이 맥주는 세종과 브렛 효모가 주는 다채로운 에스테르의 향연.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아주 행복해지는 맛이었다 ㄹㅇ.
여튼 집에 있는 것 어서 마시고 싶어지네
ㄹㅇ 굿
어떻게 이렇게 만드는 맥주마다 잘 만드는걸지
코리는 신이야!
코리는 신이야!
코리는 신이야!
리뷰 끝
'후기 Review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로지텍 콤보 터치 후기 (0) | 2021.05.28 |
---|---|
다이소 냄새없는 방청윤활제 후기 (0) | 2021.04.09 |
Nutrakey 알약 카페인 후기 (0) | 2021.04.09 |
ktm-9500 가성비 마우스 후기 (0) | 2021.04.09 |
now 티트리 오일 후기 (0) | 2021.04.09 |
뮤즐리 플루타 Muesli Frutta 후기 (0) | 2021.04.09 |
Lexar s57 usb 3.0 128gb 후기 (0) | 2021.04.09 |
zelotes t-80 가성비 마우스 후기 (0) | 2021.04.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