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05

Diplomacy(외교) 모드로 게임을 하면서 느낀점

 

배너로드를 500시간 정도했다.

앞서 해보기(이하 얼액)가 나오자마자 곧장 이 게임을 시작한 사람은 아니고 1.7.0 - 1.7.2 때 시간을 들이부으며 했지만 정작 통일 후 허무함을 느끼고 접었다가 최근에 복귀한 유저다.

총 플레이 타임 중 480시간 정도를 바닐라로 했고 최근에 모드로 20시간 정도 했다.

 

 

사담으로 배너로드의 전작인 워밴드는 펜도르의 예언이나 디플로메시 모드 같은 모드를 해본 적은 없고 네이티브만 플레이했는데, 네이티브 통일은 7번 했다.

 

어쨌든 핵심은 내가 최근에 모드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게임이든 모드가 없으면 입문하기 불편할 정도로 난이도가 너무 높다면 실패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런 게임엔 손을 잘 대지 않는다.

이에 대한 나 개인의 가치관은 뒤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고자 한다.

 

이 글은 내가 모드를 하면서 느낀점에 대해, 특히 디플로메시 모드(이하 외교 모드)를 중점으로 이야기하는 글이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제목에서 밝혔듯 나는 겜알못이며 게임을 많이 했다는 게 게임을 잘한다가 되지 않는 이치의 화신 같은 존재다.

그래서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과 분노만을 나열했기 때문에 틀린 정보를 가지고 욕을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내 글은 이 글을 여기까지 읽은 겜잘알들, 그러니까 여기까지 읽은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 거란 소리다.

 

 

1) 워밴드와 배너로드

 

배너로드는 워밴드의 후속작이다.

다만 게임 스토리의 시기는 시작일 기준으로 배너로드가 173년 앞서는데 워밴드 시작일은 1257년 3월 23일, 배너로드 시작일은 1084년 여름 1일로 고정돼 있다.

 

아무튼 2010년에 나온 워밴드와 달리 배너로드는 2020년에 얼액으로 출시했다.

그러니 배너로드는 더 뛰어난 그래픽과 발전한 부분들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다.

 

게임의 초창기가 어땠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앞서 밝혔듯, 나는 1.7.0 때 처음 이 게임을 접했다.

 

 

배너로드의 첫인상은 ‘잘 발전한 후속작’이었다.

동료를 불러내는 기능이 언제 생겼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일일이 동료를 찾아다니지 않아도 좋았고 전속력으로 달리며 적의 지휘관을 투창으로 암살하는 플레이, 더 발전한 공성전, 결혼, 출산, 양육, 왕국 외교 탭에 전체적인 국력을 확인할 수 있는 표 등을 봤으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게임은 잘 발전한 후속작의 느낌을 줬다.

첫인상은 말이다.

 

 

2) 배너로드, 너무나도 허술한 시스템에 대해

 

그러나 게임을 오래 붙잡고 할수록 이 게임은 이상한 것투성이였다.

하나하나 톺아보며 시스템의 허술함을 전부 모욕하기엔 A4 스무 장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그러니 대표적인 걸 하나 꼽자면 일단 공물 시스템을 꼽겠다.

이 게임의 공물 시스템은 어딘가 심하게 잘못됐다.

 

 

드넓은 대륙인 칼라디아를 통일한 제국의 황제에게 과거의 망령이 된 국가의 왕들은 끝없이 저항하며 제국의 마을을 불태운다.

제국의 군대를 파견해 쓸어버릴 생각을 하면 깡그리 토벌하지 못할 정도도 아닌데 간이 배 밖으로 나온 건지 끝없이 제국을 도발하는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평화협정을 요구해야 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지만 평화협정을 맺으려면 수천, 수만 디나르를 오히려 우리 쪽에서 지급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아니 시발 장난치냐?

 

그 외에도 선전포고 후 고작 이틀 지났는데 평화협정을 맺어 버리거나, 나라 두 개, 세 개를 흡수해도 모든 국가가 나만 뜯어먹겠다고 덤비거나 하는 꼴을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지금 바닐라(아무런 모드를 설치하지 않은 상태를 이렇게 부른다.) 배너로드의 게임 시스템은 유저에게 도전장을 내미는 방식이 여타의 게임들과 다르다.

 

이건 그냥 시스템적으로 몽니를 부리는 꼴이다.

마을을 불태우고 주민들을 학살하는 놈들을 붙잡아서 감옥에 가둬도 게임 시스템은 그들을 얼마 안 돼 또다시 풀어줘 버린다.

 

귀족을 죽이는 거에 다른 귀족들이 반발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자질 시스템에 자비, 명예로움 같은 거 있는 놈들이나 적 관계고 기만적인, 잔인함 같은 거 있는 NPC들은 어떻게 설명할 건가?

 

시민들이 계속 학살당하는 걸 손 놓고 보고 있는 무능한 황제에게 반발하지도 않으며 내 적을 처형해 없애버린 황제에게 고마움을 표하지도 않는다.

 

나 같이 배너로드의 외교적인 부분에 분노한 사람에게 바닐라 배너로드의 외교적 부분이 현실적이라고 설득하려면 더욱 그럴듯한 변명을 내놔야 할 것이다.

 

포로 탈출이 불가능하게 퍽을 찍어서 탈옥 확률 0%의 걸어 다니는 감옥이 된다고 하더라도 마을을 불태우는 수많은 귀족 나부랭이들을 전부 다 붙잡으려면 한숨이 푹푹 나오는 상황이 된다.

 

웃긴 건 마을을 불태우고 상단을 습격하고 마을과 마을을 오가는 시민들을 학살하는 개새끼들을 가장 빠르게 처리하는 방법은 결국 처형밖에 없게 시스템을 짜놓은 주제에 유저가 처형에 손을 대는 순간 처형을 했다고 또 게임 시스템이 패널티를 준다는 것이다!

 

뭐가 처형밖에 방법이 없냐고, 설득해서 데려오면 된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땅도 다 빼앗기고 돈도 좆도 없는 지도자 궁둥이에 붙어서 나는 지금 주인에 만족한다는 개소리를 짖으며 절대로 설득이 통하지 않는 NPC들이 있다는 걸 기억해라.

 

아니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춰 게임을 하라는 건가?

 

배너로드하면 현실적인 전투가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투를 제외한 콘텐츠는 죄다 나사가 빠져 있다는 거다.

솔직히 전투도 완벽하진 않지만 하나하나 다 따지면 끝도 없으니 넘어가자.

 

아무튼, 대륙을 통일하려면 외교적인 부분을 무시할 수도 없는 건 큰 문제다.

판은 병신같이 짜놓고 외교적인 부분에 신경을 안 쓰면 통일을 못 한다고!

이게 시발 몽니 부리는 거지 플레이들한테 이 게임을 한번 정복해 봐하고 도전장을 내미는 거냐?

 

아무리 게임 시스템이 아니꼬울 정도로 난이도가 높더라도 언제 어떤 상황이든 게임을 클리어할 돌파구가 있어야 하는데 배너로드는 나사가 존나 빠져 있어서 그게 안 되는 수준이다.

플레이 타임이라도 짧으면 말이라도 안 하지.

 

워밴드와 비교해보면 워밴드는 기회가 있었다.

명예롭게 플레이하면 시간은 오래 걸릴지언정 아무리 게임을 못 하는 사람이어도 통일할 기회를 줬다.

일례로 적국 도시나 성을 입장할 때 워밴드는 확률이 뜨지 않았는데 일단 입장했을 때 상황은 둘 중 하나로 갈렸다.

 

1. 무사히 잠입 성공

2. 경비병들에게 발각돼 전투

이걸 갑자기 왜 언급하냐고?

 

배너로드는 도시에 충성도를 집어넣었고 반란 시스템을 구현했다.

그래서 정책을 펼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주 중요한 게임이다.

 

충성도를 잡는 정책을 펼치지 못할 시 충성도가 씹창나는 이유가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가장 좆같은 건 바로 소유자 문화이다.

바타니아 문화권으로 시작한 네가 제국 도시를 점령해 얻게 되면 넌 기본적으로 매일 3의 충성도를 잃게 되며 25 이하로 충성도가 내려가면 반란 위험이 생긴다.

 

그러니 신나게 다른 전선을 밀고 올라가도 뒤쪽에서 반란이 터지면 또 거길 점령하려 내려가야 하는 등 뒤에 적이 끝없이 출몰하는 미친 상황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민관, 부채 면제 등의 정책으로 충성도를 잡아야 하는데 이런 귀족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정책은 그 어떤 NPC도, 그러니까 자비로움이나 명예로움, 계산적 등의 긍정적 자질이 있는 NPC라도 절대로 동의해주지 않는다.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

1. 독립 왕국을 세워 왕이 되면 내 맘대로 정책을 펼칠 수 있다.

2. 기존의 국가에서 영향력을 많이 쌓은 상태로 왕의 자리를 이어받으면 정책을 가신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무시하고 시행할 수 있다.

3. 꼼수를 부려 귀족들 영향력을 갉아먹은 후 정책을 시행한다.

 

1.의 방법의 난이도는 만만치 않다. 반란군 도시를 뺏어 먹거나 국가에 전쟁을 걸어서 성을 뺏어야 가능하다.

또 정책을 시행하려면 국가 선포를 해야 하는데 도시 하나 달랑 들고 국가 선포를 하면 사방에서 전쟁을 걸어대 빈털터리가 되기 십상이다.

 

2.는 순전히 운이다.

나는 배너로드에서 모드, 치트 없이 통일을 딱 한 번 해봤는데 왕이 죽고 내가 왕 자리를 잡아서 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그때도 반란이 계속 나고 정책에 대해서도 잘 몰랐기에 한참을 끙끙대며 앓았다.

 

아무튼 2.의 방식을 따르려면 운 좋게 왕이 이른 나이에 죽거나 왕을 암살해야 하는데 문제는 왕을 암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거다.

 

왕을 암살하려면 적국의 도시나 성에 붙잡혀 들어가야 하는데 영향력이 높다면 무슨 퍽을 찍었든 잠입 확률은 0%가 돼 절대로 적국의 도시나 성에 들어갈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네가 도시에 입장할 수 있다면?

포로로 잡힌 왕이 죽게 하더라도 왕이 되지 못할 확률이 높다.

그만큼 영향력이 적은 상태일 게 뻔하니까.

 

나는 써본 방법이 아니긴 하지만 이론상 가능할 이야기를 끼워 넣어본다.

이 방법을 쓰고 싶다면 어떻게든 빠르게 성장해 북부로 가는 걸 추천한다.

북부 제국의 황제 루콘은 지도자 중에서도 빨리 죽는 편이다.

다만 일찍 죽는 '편'이라고 언급한 것을 명심해야 한다.

 

루콘 자체는 다른 지도자들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긴 하지만 70이 넘어도 정정하게 살아있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새 지구 팔 때 게임 난이도 설정에서 전투에서 영웅 사망이 기본적으로 모든 전투 사망 비활성화라고 돼 있을 텐데 이걸 모든 전투 사망 활성화로 바꿔줘야 한다.

 

3.은 초창기에 가신으로 들어가자마자 하면 가능할지도 모를 방법이지만 문제는 모르고 게임을 진행해 다른 클랜들이 이미 5000~10000씩 영향력을 가진 상황이라면 엄청난 노가다가 돼 방법을 알게 되도 실행할 의지 자체가 꺾여 버린다는 문제가 있다.

 

자, 중요한 건 위의 2.이다.

 

워밴드는 기회를 주지만, 배너로드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워밴드는 군대를 끌고가 도시를 포위한 상태에서도 도시에 잠입할 수 있었다.

 

배너로드는? 불가능하다.

워밴드는 경비병에게 발각돼 그들을 물리치는 것으로 기회를 주고 긴장감과 즐거움도 선사했는데 말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이 새끼 글을 왜 이따위로 써?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마치 똥 마려운 똥개가 부산스럽게 이리저리 꼬리 흔들며 돌아다니는 것마냥 이 얘기를 했다가 저 이야기를 하니 하고자 하는 말을 알아듣기도 쉽지 않다.

 

나도 안다. 그런데 글이 이렇게 될 수밖에 없다.

배너로드는 시스템 하나하나에 사소한 문제들이 있고 그것들이 모여 게임 전체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것도 문제 하나하나를 다 짚는 식으로 글을 쓰면 나 자신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꼬여 있어서 최대한 줄이고 곧장 생각나는 문제점들만 나열해 쓴 것이다.

그런데도 이만큼이나 문제점을 지적하는 분량이 나온 거다.

경제 얘기나 버그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계단을 올라가는 것처럼 사소한 문제들 하나하나를 밟고 올라가 정상에 도착하면 배너로드는 다리를 꼬고 앉아 우릴 맞이한다.

 

워밴드 때와는 다른 근사한 옷을 입고 말이다.

워밴드는 아쉬움도 불편함도 있던 옛날 게임이었으나 즐기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은 부족함이 없었다.

 

마을을 약탈하지 않고 붙잡은 귀족들을 풀어주고 도적에 점거당한 마을을 해방하고 무투회에서 우승한 상금으로 공방을 짓는 식으로 우직하게 플레이하다 보면 통일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공방을 때려 부수지도 않았고 공방을 구매하면 매주 얼마의 순이익이 나올 거라고 사전에 공지해줬으며 명예롭게 게임을 이끌어온 것에 대한 보상도 받았다.

 

아주 대표적인 예로 독립 왕국을 세웠을 때 가신들이 제 발로 걸어 들어오는 걸 예시로 들 수 있다.

물론 워밴드는 게임을 즐기는데 필요한 사소한 요소까지 신경을 쓰진 못한 게임이긴 하다.

 

도시에 들어갔을 때 동료와 같이 다니는 것.

폭력배들을 소탕하는 것,

촌장을 일일이 찾아가서 만나야 하는 것.

성에 주둔군 배치를 직접 해야 하는 것.

왕국 떠나기 버튼이 없어 반란을 일으키지 않는 한 가신 지위를 내려놓고 떠날 때 무조건 성과 도시를 뱉어내고 떠나야 하는 것 등.

따지고 보면 워밴드 네이티브 역시 옛날 게임의 불편함을 가지고 있어 완벽한 게임은 절대로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워밴드는 게임에 필요한 최소한의 요소들을 꾹꾹 눌러 담아 알차게 구성한 명작이었고 평가를 아무리 박하게 준다 해도 수작이었다.

 

그런 워밴드는 모드를 쓰면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었지 모드가 없으면 못 하겠단 감정이 들 정도로 게임 시스템이 플레이어를 피곤하게 만든 게임은 아니었다.

 

배너로드는 번쩍이는 비단옷을 입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전 많이 발전했습니다! 보이시죠? 그래픽 업그레이드된 거? 와~ 저 진짜 고생했다니까요~’라면서 떠벌리는 수준이다.

 

그 꼬라지가 한심하기 짝이 없어 악의를 품은 채로 말하자면 입만 산 사기꾼이나 다름없는 수준이고 외교 모드를 써보면 그런 사실은 더욱 선명해진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 2 배너로드 2020 vs 2022

 

 

3) 외교모드, 배너로드가 걸었어야 했던 길.

 

배너로드 바닐라 스토리 모드는 내가 어떤 플레이를 하든 그에 걸맞는 보상을 주지 않아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 수록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게 만들고 게임 자체에 대한 정이 떨어지게 만드는 수준이다.

 

반대로 외교 모드는 내 플레이로 나온 결과에 대한 보상을 준다.

내가 영향력을 소모해 군대를 모아 공성을 한 도시라면 최우선으로 소유권을 주장할 수도 있어 어떠한 투표도 없이 도시를 받아 갈 수 있다.

영주를 직접 찾아가지 않고 100 디나르를 줘 불러낼 수도 있고 워밴드에 있던 휴전 기간도 있어 내실을 다질 기간을 마련할 수도 있으며 국가 간 동맹 시스템도 있다.

 

워밴드에 원래 있던 기능이 발전돼 오기도 했고 없던 기능이 추가되기도 한 모드가 배너로드의 외교 모드다.

 

외교 모드를 하면 이런 생각이 든다.

배너로드 바닐라는 도대체 그 긴 시간 동안 뭘 한 거지?

외교 모드로 아직 통일도 안 해본 상황이라 내가 영향력을 써 점령한 도시를 어디까지 주는지는 나도 모른다.

워밴드 때처럼 계속해서 성과 도시를 요구하면 제동을 거는지 모른다는 이야기다.

 

만약 내 영향력으로 차지한 도시는 투표 없이 전부 나한테 준다면 그것은 단점이 될 수 있다.

군대를 모을 영향력만 있다면 다른 국가에 시비를 걸고 도시 두 개 정도를 함락해 전쟁 피로도를 높인 후 휴전을 거는 것이다.

휴전 기간에 또 다른 국가에 전쟁을 걸어 도시를 빼앗는 식으로 싸움을 반복하면 칼라디아의 모든 성과 도시에 내 깃발을 꽂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다.

 

단점이라고 한 이유는 그렇게 되면 긴장감이 사라져 게임이 단순히 지루한 반복 노동이 된다는 점이다.

 

워밴드에서도 이러한 지적은 이미 있었다.

영토가 넓어지고 귀족들이 망명해 오기 시작해 세력이 커지면 이길 게 뻔히 보이니 영토를 점령할 이유도 그다지 없고 설사 통일하려고 해도 그 과정이 너무 지루하다는 비판 말이다.

 

하지만 내 개인적으론 이것은 아주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는 오히려 위기가 없어졌다는 게 보이자 게임 시간으로 10여년 정도 통일을 하고자 준비해 온 과정이 보상을 받는 것 같아 무척 기뻐했다.

또 목표랄 게 전혀 없고 어거지로 만들어도 통일이란 목표 하나 뿐인 워밴드와 달리 배너로드는 용깃발에 관한 서사가 부여돼 통일이란 목표의 무게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차별점도 있다.

 

캠페인 메인퀘를 진행하면 결국 물리쳐야 할 강력한 적과 마주하게 된다.

그게 제국이 되든, 연합국이 되든 강력한 적이 등장함으로써 목표가 생기고 후반 게임을 이어나갈 이유도 만들어준다.

그렇기에 배너로드가 워밴드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더라도 후반의 지루함을 막아줬을 것이라는 게 내 추측이다.

 

하지만 배너로드 바닐라는 워밴드의 후반부 방식이 지루하다는 불만 사항을 여러 차례 접수라도 했는지, 그래서 노이로제라도 걸렸는지 워밴드의 방식은 이를 악물고 가지고 오지 않으려고 했다.

 

어떻게 아냐고?

지금의 결과물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며 워밴드 네이티브, 배너로드 바닐라, 외교 모드 셋을 전부 다 해보면 알 수 있다.

 

외교 모드는 배너로드 바닐라가 워밴드의 게임 시스템을 계승 발전시킨 것보다 더욱 많이 워밴드의 게임 시스템을 계승하고 발전시켰다.

모드가 공식 게임보다 전작의 시스템을 더욱 잘 따라가고 더 잘 발전시킨 상황인 것이다.

우습기 짝이 없는 상황이고 나태하고 무능하다는 조롱을 배너로드 개발진에게 한 바가지 쏟아내도 분이 풀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워밴드라는 독특하고 독보적인 참고자료가 있고 거기에 더해서 그 워밴드에 딸린 수많은 모드까지 있는데도 이러고 있는 꼴을 보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운트 앤 블레이드라는 게임에 애정이 있는 사람으로서 이러한 행보를 이해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건 덤이다.

 

 

4) 필수 모드에 대한 생각

 

어떤 게임이든 시스템적인 허술함이나 부족함은 있을 수 있다.

그러한 부분이 패치로 고쳐지면 좋겠지만, 그게 단순히 플레이어의 과한 욕심에 기반한 과한 요구라면 게임사들도 굳이 듣지 않아도 좋다는 게 내 의견이다.

게임은 상품이기도 하지만 창작자들의 손을 거쳐 나오는 작품이기도 하니 창작자의 의도도 존중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스템이라는 게 내 눈에만 허술해 보이거나 부족해 보이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유저들은 모드를 만들거나 남들이 배포한 모드를 받아 자신이 게임 시스템에서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보강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필수 모드라는 말에는 거부감을 느낀다.

언제부터 게임이 모드 없이는 안 굴러갈 정도로 엉성하게 만들어도 팔아 치울 수 있게 된 거냐?

모드 없이 게임을 바닐라로 즐기고자 바라는 게 큰 욕심이냐?

다른 게임사들도 예전부터 그랬다, 게임 개발사 규모가 작아서 그런거다란 변명을 늘어놔도 작금의 사태는 비정상적이다.

 

이 긴 똥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나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어떤 게임이든 모드가 없으면 입문하기 불편할 정도로 난이도가 너무 높다면 실패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그런 게임엔 손을 잘 대지 않는다.’

 

인디 게임이든 AAA급 게임이든 중요한 건 게임 그 자체만 가지고 플레이 해도 충분히 재밌게 스트레스 없이 누구나 입문해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거다.

 

누구나 입문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드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란 걸 나도 아니 한발 물러서더라도 게임 시스템 자체에 피로감을 느낀 플레이어들이 게임 시스템에 걷어 차여 발길이 끊기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그걸 모드라는 임시 방편으로 막는 상황이 돼선 안 된다는 거다.

 

게임의 부족한 점을 수리하는 건 유저가 아니라 게임을 만들어 판매한 판매자들, 즉 개발자들이 책임질 영역이며 당연하게 제공해야 할 서비스다.

 

필수 모드라며 보다 못한 유저들이 나서서 게임의 문제를 해결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물론 이러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 달라 현재의 바닐라 배너로드로도 충분하다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또 워밴드 네이티브 천통을 7번 한 나름 올드비인 내가 후속작인 배너로드에 적응을 못 했다는 게 존나 코미디라고 생각해 이 긴 글을 썼다.

 

10월 25일에 정식 발매한다는 데 정식 발매하면서 외교 모드 만든 모더 영입해 정식 발매 판을 1.9.0이라고 규정하고 외교 시스템 붙여 내든가 1.8.0에서 딱 식량 버그만 고친 다음 그냥 게임 손대지 말고 모더들이 알아서 하게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10월 25일까지 한 달 남았는데 배너로드가 드디어 정식 발매 된다는 기대보단 미완성 깡통을 던져 놓고 빤스런할 거 같다는 두려움이 더 크다.

 

테일워즈가 제발 좀 잘했으면 좋겠다.

 

 

그냥 TW는 게임을 못만듬. 이 새끼들 모딩킷 보면 툭하면 하드코딩 쳐발쳐발해서 만들어놨는데, 이따구로 만들 경우 인력 교체가 생길 때나 유지보수에 있어서 개좆같아짐.

얄팍한 인력 가지고 10년 꼬라박아서 만들었는데 너덜너덜 누더기 코딩으로 만들어놨으니 누가 이걸 총대메고 정리하려고 하겠나. 그냥 꼬우면 니들이 고쳐라 하고 모더에게 떠밀겠지.

 

이 게임은 Diplomacy와 Improved Garrison 모드는 없으면 정말 게임 수준이 낮아진다. 모드 쓰면서 난이도가 낮아지는게 아니라 이 모드가 없으면 정상적 게임이 아니라고 생각된다. 위 글은 그런 내 생각과 같다고 보여지네요.

 

시스템적인건 삼국지 보다도 못하다고 봄.

 

이새끼들 평가에 긍정적 주기 좋은 100시간 이전 컨텐츠에서만 그럴듯하게 만들고 막상 천통 시기에 들어가서야 게임이 이상한걸 느끼게함.

게임스컴에서 보여주던 성벽 부서지던 공성전은 어디가고 이지랄로 정식출시한다는건지 이해가 안됨.

공성전도 ㅅㅂ 트레뷰셋으로 그냥 정문좀 때려 처맞춰서 부수고 들어가면 안되나? 시스템적으로 막아논건지 뭔지 수동으로 쏴서 때려봐도 딜 몇천 들어가고 땡이고

병신같이 몇날몇일 버려가며 성벽 까부셔야하고 그렇게 잡아도 다 쳐 도망가고 나도 참다참다 안되서 조까고 보이는대로 전부 처형함.

 

외교 ai 부분 시스템은 솔직히 워밴드보다 못함 ㅋㅋㅋ

처형을 왜만든건지 솔직히 이해안됨 죽이면 그 적은 나를 좋아해야하는거 아님?

 

개인적으로 저는 이 게임이 이제 Warband를 능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침내 NPC에게 고유한 개성을 부여하고 일반적으로 세상을 더 몰입하게 만들기 위한 캐릭터 상호 작용 시스템이 강화되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추가된 모든 콘텐츠에도 불구하고 현재 Calradia는 여전히 다소 공허하고 생명력이 없는 느낌입니다. 필요한 것은 Warband의 잔치 및 결혼/구혼 메커니즘의 복귀뿐입니다.

 

Mount and Blade Bannerlord가 부족한 것은 몰입입니다. 세상에 빠져드는 기분이 전혀 들지 않는다. Battle Brothers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게임을 정말 몰입감 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각 전투에 그 "움직임"을 가져오고 각 동료(잠재적으로 전체 파티)와 깊은 연결을 가져오고 도시 방문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만듭니다. 몰입감 부족은 저에게 끔찍합니다.

 

내 생각에 이 게임은 지금 몇 가지를 놓치고 있습니다.

1. 리더인 동안 진영에 대한 더 많은 통제력, 군대, 파티 및 동료가 실제로 특정 명령을 내리고 누군가를 특정 장소 또는 다른 캐릭터로 보낼 수 있는 능력으로 맵을 더 전략적으로 통제합니다.

 

2. 훨씬 더 많은 옵션/평화로운 방법으로 적 진영을 실행하지 않고 제거하고 적 클랜이 진영을 떠나 악당이 되거나 다른 진영에 합류하기를 열망하게 합니다. 그것을 통해 1 파벌에서만 발생했고 파벌 자체가 사라지지 않고 항상 소수의 클랜이있는 동안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계속해서 당신에게 전쟁을 선포하고 마을을 위협하는 것을 짜증나게했습니다.

 

3. Conan에서와 같이 Steam 네트워크를 사용하여 클라이언트> 서버를 통해 스토리 모드/샌드박스 플레이어 2-8명을 함께 플레이할 수 있는 기능. 또한 서버에서만 일시 중지 버튼에 액세스할 수 있습니다.

 

4. 업적/진영 순위 개선

 

5. 포로/감옥 개선. 누군가가 탈출할 확률을 크게 낮추거나 다른 NPC 캐릭터가 감옥에 침입할 수 있도록 하고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것처럼 죄수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실제로 감옥에서 탈출하거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지금은 자신을 위해 뇌물을 지불하거나 캐릭터가 자동으로 탈출할 때까지 8번만 지불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옥에 침입하여 일부 죄수를 석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지만 스스로 "수동으로" 탈출할 수 있는 능력은 없으며 항상 체력이 10% 미만이고 전혀 재생되지 않음)

 

6. FREAKEN STOP 다른 파벌과 평화를 위한 투표를 거의 완료했습니다(성 1개, 마을 0개, 전체 힘 200 미만, 대부분의 영웅이 포획됨) & 당신은 그 파벌의 마지막 얻을 성 앞에 서 있습니다.

 

7. 생산 무기 및 방어구 측면에서 마을 상점을 재작업합니다. 상점을 분류합니다. 갑옷 및 무기 생산을 강력하게 제한하고 갑옷과 무기의 각 부분을 훨씬 더 희귀하고 독특하게 만들어 훨씬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고 더 나은 장비를 얻기가 훨씬 더 어렵게 만듭니다. (지금 모든 마을의 재고가 거의 동일한 갑옷과 무기로 매우 짧은 시간에 과부하가 걸리게 됨)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이 프랜차이즈를 사랑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출시 이후 2년 동안 보여줄 것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SP에서 워밴드를 능가하다? 솔직히 SP 몰입에 관해서는 정말 단조로운 경험이 있습니다. 전쟁, 토너먼트, 도시/마을 수호. 모든 것이 주인이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 새로운 아름다운 지형, 명령 시스템/전투 전술 재작업 등을 갖게 된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우리를 열광하게 만든 약속된 기능의 대부분은 지난 2년 동안 오지 않았고 언급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Mods는 때때로 세상을 조금 더 살아있게 유지하기 위해 트릭을 할 수 있지만 여기서 요점은 아닙니다.

 

 

더 이상 작은 회사가 아닙니다. 2년이 넘는 시간이 지나고 조금 더 기대한 저를 누구도 탓할 수 없습니다.

COMMENT
 

인기 글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