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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의 근본적인 문제점

 

 

이 글에서는 논술전형을 제외한 학생부 반영 수시전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말하려고 함.

길게 말 할 것도 없이, 국가적으로 전국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정시(수능)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각 학교에서 각각 다른 기준으로 수치화한다는것은 그 정보의 신뢰성을 매우 의심할 수 밖에 없게 함.

 

극단적인 예로 강남에서 모의고사 백분위 99인 친구가 내신은 4.4 지방에서 모의고사 백분위 65인 친구가 내신이 1.9라면, 1.9와 4.4만을 비교했을때는 누구든 1.9를 택하겠지만, 수험생 전체로 볼 때는 백분위99를 택하는게 대학 입장에서도 이득이며, 수험생들한테도 공정한거임. 내신에서는 학교별 등급을 고려하지 않는 이상 이러한 외적인 요인을 나타낼 수 없음.

 

 

혹자는 지방의 사교육 불평등때문에 수시를 확대하는게 옳다라는 주장을 할 것임. 이 말은, 학업 수준이 낮은 아이들을 위해 전체적인 학습능력의 수준을 낮추자는 말과 다를게 없음.

 

마지막으로, 수능의 공정성 자체를 의심하는 새끼들도 있는데, 이런식으로 물고 갈거면 공시, 행시 비롯한 모든 국가고시를 폐지해야됨. 진짜 필터링 없이 내뱉은 말.

 

쨋든 얘기가 약간 돈것 같은데, 결론은 정시 100퍼센트, 수시전형은 논술만 유지하자는 것임.

 

 

 

제도에 대한 낮은 신뢰도

 

수능 점수로 깔끔하게 결판이 나는 정시 제도와 달리 수시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믿을 수 없으며, 기계가 OMR 카드로 채점하고 전산화로 입시 전형을 치르는 정시와 달리 일개 면접관 몇 명 또는 서류 검토자 몇 명이서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에 제도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정시보다 낮은 신뢰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이는 조선시대 중종 때 조광조가 도입하자고 한 현량과에 대한 불신 때부터 존재하던 불신이다.

 

 

실제 사례로 정유라, 장시호 등이 있으며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에서도 만약 쌍둥이들이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이 아니라 10~20등 정도로 적당히 타협했으면 이 쌍둥이들 또한 자신의 실력에 비해 더 높은 내신 성적을 바탕으로 얼마든지 수시 제도로 수월하게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수능 시험에 비해 학교 내신 성적, 학생부 등은 전국 단위가 아닌 전교 단위로 부정 행위 발생 가능성이나 비교하는 단위가 달라지다보니 편차가 커져서 신뢰도가 낮아지게 된다. 이는 대학 차원에서의 검증 및 일선학교의 학사운영 투명성 증대 등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정시 출신에 비해 낮다고 여겨지는 학습 역량

 

전형별 입학생들의 실력에 대해서도 수능 점수로 깔끔하게 자르는 정시와 달리 수시의 평가 기준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실력이 정시생들에 비해서 떨어진다

 

 

수시 제도의 추악한 실태

 

나는 꽤 이름이 많이 알려진 자사고를 졸업하고 광운대 공학계열에 재학중임.

그 학교 나와서 광운대는 좀 아깝다는 소리도 좀 들었는데, 이학교가 싫다기보다는 그냥 현타가 온다.

최근 들어서 그냥 기분이 이상하고 지난 3년 시간을 낭비한 것 같다는 느낌이 ㄹㅇ 끊임없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냥 가족 친척 눈치 보지 말고 확실한 정보만을 들으라는 이야기임

제목 저따구로 건방지게 쓴건 그냥 내 대입 썰 들려주려고 어그로 끌었다. 이제부터 찌질한 썰을 좀 풀겠음.

내가 자사고에 입학했던 이유는 사실 내 의지가 아니었음.

 

 

나는 그냥 지방의 평범한 중학교에서 상위 10% 정도였고, 그래서 나는 그대로 평범한 일반고를 입학하려고 했지만 부모, 친척 등이 너무 강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에 나는 존나 싫었지만 점수를 어찌저찌 잘 맞춰서 인근 지역의 유명 자사고를 맞춰서 등록했다.

 

친척들은 지금 봐도 생각이 참 단순했던 것 같다. 당연히 거기 가면 성적이 낮아질 것은 상식적으로 당연했다.

그래서 만약 그곳을 간다면 거의 자동으로 수시를 포기하고 더 힘든 길인 정시로 갈아타야 하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꼴이었다.

나는 그 학교측에서 그냥 오라고 보내줘도 가기 싫다고 이야기했다.

그러자 친척 중 여러 활동으로 인맥이 넓은 한 분께서 나서서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자사고 재학은 오히려 플러스 요소로 작용한다고, 대입에서 가산점을 준다면서 나를 부추기는가 하면 정 수시가 안되면 자사고에서 정시를 준비하면 딱 알맞지 않느냐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그 학교에 가면 자사고의 분위기를 타서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 모든 게 안된다 하더라도 적어도 전국의 많은 훌륭한 인맥을 차지할 수 있다는 말까지 하면서

나를 자사고에 입학시키려고, 설득을 넘어 협상이라도 하려는 것 같았다.

고모부 장례식장에서 다른 친척들 다 있는데에서 대놓고 나한테 한 이야기이다.

 

물론 나는 저것들이 다 개똥같은 소리인 걸 짐작하고 있었다. 저런 말을 어디서 들으셨는지 잘 모르겠다. 분명 다른 인맥을 통해서겠지.

 

저런 식으로 선동을 다른 친인척 가족들한테 이러고 있으니 나한테만 계속 그 자사고를 가라고 압박이 들어올 수 밖에...;;

나는 중1때부터 저 학교만큼은 보내준다고 해도 피할 것이라고 생각을 확고히 하고 있었는데,

그냥 친척들에겐 "다른 일반고는 다 수준이 별로라서 여기 가려구요.." 라고 했지만

속으론 온갖 쌍욕을 하면서 서류를 넣었고 결국 입학에 어찌저찌 힘들게 성공하긴 했다.

실제로 원서를 안쓰면 원망이 들어올 분위기까지 갔었기 때문에 안썼으면 어떻게 될진 몰랐다.

그냥 준비 대충하고 불합격이라도 했어야 했나 싶다.

 

그런데 학교에서 같이 준비하는 애들 사이에서 내가 대충 준비하고 있으면 민폐인 것 같아서 그래도 또 버티면서 했다.

막상 붙으니 친척들은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 해주시는 분도 많이 없더라. ㅋㅋㅋ;;

그런데 자사고 입학 이후, 내가 예상한 것 이상으로 역효과가 일어났다. 일단은 내가 학교에 속은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입시설명회에서는 학생진학부장을 맡은 교사가 4~5등급이 중경외시에 합격한다, 7등급 학생을 광운대 보낸 썰 등등을 풀며

온갖 감언이설을 하였지만 결국 들어와보니 그 확률은 거의 1/1000 수준인 것을 알게 되었고, 특히 선배들 말씀으로는 정시는 정말 답이 없다며 하지 말 것을 추천했고 최대한 수시를 놓지 말 것을 권했다.

 

더군다나 우리 고등학교 내신 문제는 그냥 거의 부교재(보통 수능기출문제집이었음)나 수능연계교재의 암기 경쟁이었기 때문에(수학마저도 암기였음) 나는 거기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는 커녕 오히려 그냥 공부할 의지를 잃었다.

 

차라리 내가 내 의지로 여기에 왔다고 생각하면 그래도 하긴 할텐데 암기할 범위를 적당히만 주면 모르겠는데 영어 기출 지문 100지문, 수학 기출 문제 수특 수완 문제 100문제 등등이 연계 범위인 터무니없이 어려운 시험을 3학년 2학기 제외 총 10번 정도를 치라고 시키면 지금 다시 하라 해도 포기했을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자사고에 가서 분위기 타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기는 커녕 공부를 더 안했던 것 같다.

물론 공부해서 성적 따갈 애들은 알아서 따갔다. 나도 나중에 걔네 말 들어봤는데 다 걍 암기라는 말만 들었지만...

그래도 좋은 점은 있었다.

 

일반고에서는 심화 학습으로 했을 내용들을 우리학교는 선택교과를 개설해서 대학교 교재나 다른 여러 책들 가지고 직접 가르쳐준 건 고마운 일이다.

 

물론 이것 덕분에 얻어간 건 분명 있다. 빵빵한 생기부 활동이라든지, 특히 이 선택교과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는 건 감사할 일이다.

 

그런데 그 선택교과라는 게 엄청 대단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그냥 내용만 다를 뿐 전형적인 고등학교 수업이랑 똑같았고 차라리 일반고에 가서 내신 따면서 내가 스스로 필요에 의해 공부해서 생기부 채우는 게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자사고 재학생에겐 학생부 교과란 그냥 꿈이나 마찬가지였고, 우리 학교 환경에서는 논술 준비가 어려웠기 때문에 (강사를 초빙하긴 했지만 금방 폐강되거나 그랬음) 최대한 학종, 정시를 위주로 준비해야 했다.

그런데 또 우리 학교는 이때까지 여러 많은 이유로 정시 준비생들이 많은 서러움을 겪고 있었다. 그 많은 이유가 뭐인지는 솔직히 가물가물해서 생략함.

 

심지어 20학번이 치른 대입은 수시 비율이 역대 최대가 되는 해였는데, 수시가 정 안되면 정시로 가면 된다니 3년 전 친척분이 말한 건 쥐뿔같은 소리였다.

 

그래서 훨씬 더 수시와 정시 사이에서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내가 공부를 아예 안하고 놀기만 하면 다른 친구들 분위기 깨는 게 되어버려서 그냥 그 사이에서 공부하는 모양만을 자주 냈던 것 같다.

그래도 2학년 때부터는 애들이 정시로 많이 돌려서 내 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진 내신을 받게되었고

3학년때는 또 대학을 가긴 해야되니까 공부 좀 해서 내 의지로 내신 쪼끔 올리긴 했음. ㅋㅋ

그리고 자사고의 교사라고 해서 정시 대비가 가능할 정도로 강의력이 좋으신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엔 우리학교는 대학처럼 알아서 공부하는 시스템이었고 심지어 친구들은 수업시간에 자습도 많이 했다.

이 분위기에서 나는 그래도 수업 하나는 정말 열심히 듣고 선생님과 관계를 좋게 유지하였다고 자신할 수 있다.

근데 생각해보면 공부을 위해서라면 차라리 사설 인강을 듣는 쪽이 훨 나았다고 생각이 든다.

 

금수저 집안도 아닌 주제에 학비가 비싼 학교 쳐다니면서 그런 것까지 걸제해달라고 하면 부모님 등골브레이킹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도저히 지울 수가 없어 굳이 사설계에 발을 안들였다.

그냥 차라리 제 공부 목적이니 부탁드린다고 부모님께 졸라서 사교육 강사가 제공하는 커리큘럼대로 공부할 걸 그랬나 보다.

아무튼 적당히 내신 4~5점대를 받았던 나는 원서철이 다가오자 그냥 점수 맞춰서 하고싶었던 분야로

적당히 원서질을 해서 합격한 대학 중 광운대 공학계열이 워낙 유명하고 제일 맘에 들어서 왔다.

사실 의외로 3학년 담임 선생님께 정시 성적이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수시 정시를 병행했는데,

실제 수능 성적도 광운대 공학계열에 올 정도로 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수시를 합격해버려서 원서 6개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광운대에 왔다.

물론 다른 애들은 대부분 나보다 더 좋은 대학 갔다. 근데 나는 애초에 대학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그때는 상관없었다.

 

너무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종합해보면 결론적으로 3년 전 그 인맥 넓으신 친척이 말한

1. 자사고로서 받는 가산점

2. 수시가 안된다면 정시로 가능

3. 분위기 속에서 더 열심히 공부

등에 대해 아무것도 수확하지 못하고 끝난 느낌이다.

 

전국의 훌륭한 인맥? 결국 고등학교 친구의 100%가 내 인맥이 되는 게 아니다.

이과생이었지만 이지영 썰 재밌어서 유튜브로 가끔 보는데 고등학교의 인연 중 대부분은 리셋된다고 했다.

전국에 인맥이 퍼져있다는 것이 장점이 많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현재로써는 오히려 동네친구처럼 서로 만나기 힘들어서 전국에 퍼져있는 게 오히려 단점인 것 같다.

그 장점에 대해서는 내가 인생을 좀 더 살아보고 틀딱이 되어야만 알 것 같다.

전교 꼴등하던 애는 일반고 꼴등하느니 차라리 우리학교 꼴등이 되는게 낫다 싶어서 다른 전형으로 왔다는데,

걔가 나중에 왜 자퇴했는지 이해가 될 것 같다.

 

결국 나는 나와 안맞는 자사고라는 곳에 억지로 갔다가 3년동안 시간을 낭비한 것 밖에 더 되지 않는 것 같다.

사실 현타를 느낀 이유는 고교를 다니면서가 아닌 고교 졸업 후 광운대에 입학하고 나서다.

나는 광운대 공학계열이 좋은 줄 알고 들어왔고 지금도 좋다고는 생각한다.

아직 학교 캠퍼스를 안가서 잘 모르지만 우리학교 에타 보니까

가끔 새내기들 중에 쉬운 문제를 몰라서 묻고 선배들한테 까이는 경우를 봤다.

 

예를 들면 lim(x→a) (x^n-a^n)/(x-a) 를 분자를 인수분해를 못해서 계산을 못한다거나,

원자량이 뭔지 이해하지 못해서, 교수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넘어가는데 중간에 몇그램이라는 숫자는 왜나온건지 묻는다거나,

f(x) = root(x)일 때 f(x+h)-f(x) / h (h≠0)가 뭔지 묻는다거나,

sin x = 0.629일 때 x = 38.9도가 왜 그런 건지 묻는다거나,

이런 일이 개강 이후 4월이 되기 전까지 엄청 많았다.

 

그런데 심지어 또 웃긴것은 근처 일반고 가서 수시로 광운대보다 훨씬 좋은 대학을 간 (중경외시 건동홍 등등) 놈들이

위에 적어놓은 문제랑 비슷한 수준의 문제를 잘 모르겠다며 나에게 찾아와서 묻는 것을 보고

차라리 나도 그냥 내 뜻대로 일반고나 갈걸 왜 친척들 눈치보고 3년 동안 시간을 낭비했는지 싶다.

 

중경외시나 건동홍이 광운대한테 찾아와서 마찰력 이거 어떻게 되는 거냐, 이거 방정식이 4차인데 왜 갑자기 2차가 될 수 있는거냐, 몰을 왜자꾸 질량이랑 엮냐 하고 묻는 게 상식적인 일은 아니다.

 

물론 나 스스로 일반고생과 자꾸 비교를 하는 건 온전히 친척의 잘못이라기보단

나의 내면의 문제, 내가 내신을 반쯤 포기한 문제도 있고

정부에서 내세우는 정책의 트렌드 등도 큰 요인이다.

실제로 20학번이 치룬 수시에서 자사고의 실적들이 모두 안좋았기 때문이다.

또한 물론 내가 그 사이에서 "플러스 요인"이라는 것을 아예 안 받은 건 아니다.

확실히 대입에서 일반고 4~5등급이랑은 조금 다르게 취급받고 광운대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친척이 하는 말을 왜 굳이 곧대로 들었지 하는 느낌이 든다.

 

차라리 일반고로 가서 중학교때처럼만 열심히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든다.

참고로 나는 절대 우리학교를 폄하한다거나, 내가 대학을 보는 눈이 높다거나 내가 잘하는 게 절대 아니다.

내가 정말로 잘했다면 아마 스카이를 갔겠지?

사실 똑같은 글을 광운대 에타 비밀게시판이라는 곳에도 잠깐 올렸다가 지웠는데, 본 사람이 여기도 한명은 있을 거 같다.

 

일반고 출신이라고 밝힌 사람이 댓글을 적어줬는데, 내용이 대강 이랬다.

1. 자사고생의 한탄으로밖에 안들린다.

2. 이미 대학에 들어온 이후로 자사고 출신인지 아닌지 나누는 건 더 이상 의미없다.

3. 3년의 결과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거고 싫다면 떠나라.

 

물론 한탄하는 거 맞다. 근데 광운대가 싫어서라기보다는 3년이라는 시간을 아깝게 버린 것 같아서 한탄하는 게 더 큰 것 같다.

그렇게 따지면 사실 내 고교도 아예 싫지는 않다. 고교가 틀딱같은 정책을 많이 펼쳐서 욕을 많이 얻어먹긴 했지만

나는 고교 친구들이 정말 거의 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저 나랑 자사고라는 곳이 안맞았을 뿐이다.

물론 자사고 출신인지 아닌지를 나누는 것도 의미없는 것도 맞다.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냥 3년동안 호구짓한 느낌을 설명하려다 보니 자사고라는 이유로 고교와 친척한테 너무 많이 탓하는 것으로도 보인다. 결과적으로 발을 들인 건 나인데.

 

여기를 떠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생각은 해보고 있다. 일단 중간고사는 쳐봐야 알 것 같다.

팡운머도 나한테는 좋은 대학이기 때문에 여기를 떠날지는 1년 다녀보고 결정할 것 같다.

도대체 내 인생 아직 20년 정도밖에 안살았는데 왜 이렇게 막장같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

끝을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아무튼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가족 눈치 절대 보지 말고 각자 알아서 결정하길 바람.

그리고 자사고 와서 어중간하게 준비하는게 아니라 나도 일반고 수시충으로 살걸 그랬다..

글이 어수선하다거나 필력 딸리는 거는 내가 이과생이라서 이해해주면 좋겠고 우리 고등학교 졸업생들도 수갤 엄청 많이 오시던데, 보시면 내가 어디 고등학교 출신인지 대충 짐작하실 것 같다.

 

오랫동안 생각한 게 아니라 요 며칠동안 이런 생각이 들어서 다소 생각이 모자라거나 혹은 정리가 되지 않은 글이다.

내 글을 이해 못해줘도 괜찮다. 시궁창인생이 푸는 인생썰 읽어줘서 ㄱㅅ

 

3줄요약

1. 친인척들이 압박넣어서 인근 자사고에 울며 겨자먹기로 힘들게 입학

2. 가서 적응 제대로 못하고 졸업. 팡운머 공학계열 입학 후 에타에 심지어 기초적인 걸 묻는 애들 보고 1차 현타

3. 나보다 높은 대학간 일반고 수시 애들이 난이도 낮은 문제를 다 나한테 물어봐서 2차 현타

 

 

수시는 그냥 인생이 가식임

 

가식 가면

자소서, 생기부 쓸때 실제로는 별 생각 없이 한 활동 하나 가져다가 무슨 대단한 열정을 갖고 한것처럼 꾸며씀.

ex)-동아리에서 담당샘이 주도해서 과학실험 하나를 함.

- 그마저도 대단한 실험도 아닌 그냥 키트가지고 소꿉놀이 하는 수준ㅇㅇ.

-그냥 지 친구들이랑 실험기구 갖다 장난치면서 한시간 때움.

 

근데 자소서에는

' 과학에 대한 넘치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해 직접 동아리원들을 데리고 실험을 기획하기에 이르렀습니다...'

' 실험 내용을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우가 있었지만 끈기를 가지고 가르친 결과...'

ㅇㅈㄹ ㅋㅋㅋㅋ

특히 저 친구 도와준 내용은 없더라도 꼭 써야됨

 

그리고 딴건 다 그렇다 쳐도 자소서 3번(배려,나눔 이딴거)은 진짜 내가 다 오글거림ㅇㅇ

무슨 반마다 좀 아픈 학생은 한명씩 꼭 있음?

뭐만 하면 따돌림당하는 아이를 친구를 해줬네, 계단 못올라가는 걸 보고 도와줬네

자소서 3번만 쓸때보면 아주 그냥 천사들이야 ㅋㅋ

 

수시충들이 매년 자소서로 자기 자신을 거짓 포장하는데 그 중 50%만 사실이어도 우리가 사는 헬조선은 바로 지상낙원됨

 

예를 들어볼까?

'사회적 약자를 위하는 의사'

'빈곤층을 위한 제품 개발하는 벤처기업 CEO

'아프리카 물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미래과학자'

대학이 좋아하는 학생은 이런거잖아

자기 이익은 생각 안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

근데 현실이 이러냐?

당장 의사만 봐도 돈잘벌고 잘나가는 성형외과 분야만 미어터지는데?

 

주위를 둘러보고 생각해봐. 세상을 바꾼다던 그 많은 수시충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물론 진짜 어릴때부터 그 분야에 미쳐가지고 열심히 사는 수시러도 있지

수시는 바로 그런 애들을 위한 제도인거야

 

그냥 고등학교 3년 공부안하고 놀기만 했으면서 자소서 쓸때만 무슨 앨런 머스크 빙의해서 자기가 꿈과 열정이 넘치는 혁신가인것 처럼 감성팔이 하는 놈들을 위한게 아니라 ㅋㅋ

내가 겪어본 결과 적어도 정시하는 놈들은 거짓말은 안함ㅇㅇ

자기가 공부하는 이유가 수능 잘쳐서 좋은 대학 들어가서 좋은 직장(적게 일하고 돈 많이받는) 얻기 위해서라는 걸 인정하고 들어감

 

근데 수시충들은 그거 죽어도 인정안하고 자기는 그런 속물적인 놈들이랑 다르다고 생각함 ㅋㅋ

무슨 꿈 열정 사회 타령하면서 정작 지들도 대학 잘들어가려고 하는거임

심지어 돈만주면 가는 지잡대들 수시로 존내 일찍뽑잖아 수능 전에 그거 내신 7~8등급대로 자소서 야부리 털어서 붙어놓고 조용히 정시공부하는 애들 앞에서 왁자지껄 떠들면서 자랑하는 것도 봤음

 

ㄹㅇ 학교와서 3년동안 책이라고는 펼쳐본적도 없는 놈들이 지딴에는 자소서 대박났다고 하는거보니 역겹더라

 

자소서에 속아서 그런 애들이 정말 뛰어난 인재인줄 알고 뽑은 대학도 참 불쌍하다 ㅋㅋ

선생들이 쓰는 생기부는 몰라도 학생 스스로가 쓰는 자소서는 폐지해야된다 생각함

 

대입에 자소서가 존재한다는 것 하나만으로 신성한 대입이 무슨 가식, 포장 대결이 돼버렸음

 

 

수시충의 병신같은 논리

1. 편한 길 찾아서 남들보다 쉽게 가는것도 능력이다

ㅋㅋㅋㅋㅋㅋㅋ 수시충들의 흔한 자기합리화가 저건데ㅋㅋㅋ 이새끼들은 빡대갈 수시라그런지 지능자체가 딸리는듯

요지는 남들보다 쉬운길로 갔냐 아니냐가 아니고 어릴때부터 고등학교 선생들한테 굽신거리고 비위맞춰가며 자존심 굽히는법부터 배운게 문제란거다

그리고 이새끼들 자소서 보면 과장이 너무 심해

3년간 한 활동들 엮어서 스토리를 만드는데 그 활동들 할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아니었으면서 나중에 자소설쓸때는 그 당시에 무슨생각으로 이런이런 활동을 했다 ㅇㅈㄹ ㅋㅋ

봉사도 의미있는 활동들도 죄다 지 대학가기위한 수단정도로 생각하고 하는 ㅅㄲ들 ㅋㅋ 사실상 사이코패스

 

 

2. 수시충이 학점은 더 좋다

도대체 어 쩌 라 고 ㅅㅂㅋㅋㅋ 수시충이 학점이 더 좋은게 수시가 부조리한 제도라는거랑 대체 무슨상관이 있냐? 사기꾼이 공무원보다 돈 더 잘벌면 사기꾼도 공무원만큼이나 정당한직종이 되는거임?

 

 

3. 수시충 중에도 수능성적 잘나온애들 있다

이래놓고 막상 캐보면 지방의 수시충인데 수능누백은 4퍼 5퍼따리ㅋㅋㅋㅋ

1등급 몇개 섞여있고 하니까 자기딴에는 그게 잘나온거라고 생각하나본데 누가봐도 그냥 연고공 끝자락도 안되는 병신성적

그냥 팩트만 얘기해줌

수시충(특히 그중에서도 학종충)들은 어디가서 공부관련 얘기 하지말고 의대든 서울대든 뭐든 공부로 인정받을 생각은 하지마셈ㅋㅋㅋ

공부 대충하거나 안해본 ㅅㄲ들 말고 좀 알만한 ㅅㄲ들은 요즘 어떤지 알아?

학종같은 수시로 니가 의대를기어갔든 설대지균을 갔든 공부잘한다고 생각을 안해줌 ㅋㅋㅋ

 

 

 

수시 제도의 형식주의

 

수시 입시 제도는 형식주의적이어서 악용 가능성이 높다. 20세기 초반 미국 대학가에서는 동유럽 출신 유대계 미국인 학생들이 대학에 많이 들어오면 대학의 수입이 감소한다고 보고 W.A.S.P. 출신 학생들에게는 럭비를 열심히 하니까 리더쉽 점수 만점 이런 식으로 가산점을 주어 합격시키고 대신 성적이 더 우수한 유대인 학생들을 탈락시켰는데, 그 때 주로 내세운 논리가 바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다른 학생과 비교해본 결과 창의성, 리더쉽, 봉사정신이 부족하다는 핑계였다. 그러나 미국 대학들의 "창의성" 핑계, 변명과는 무관하게 정작 입학사정관제의 불이익을 받은 유대인들이 W.A.S.P.보다 인구대비 오히려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오히려 대성공한 경우가 많았다.

 

흔히 수시를 옹호하는 논리로 개인의 창의성이나 특기를 본다고 한다. 실제로는 창의성이나 특기따윈 반영되지 않는다. 내신 역시 교사라는 채점자들이 매기는 평가다. 그리고 이 평가는 정부의 중앙통제를 받지 않아 기준이 제멋대로다. 학생부종합전형 시절 연세대의 곤충박사 같은 사람들은 극소수였다. 대부분 곤충박사를 따라한 스펙을 가지고 온다. 그러다 보니 교수들이 내신만 보고 줄자르기를 하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 심지어 내신이 낮은 역덕은 기초학업능력이 없다고 간주하고 떨어트리는 경우가 상당하다. 참고로, 사학과에서 요구하는 학업 역량은 사회탐구 역사 계열이나 여타 내신 문제에서 요구하는 역량과는 사뭇 다르다. 내신 문제는 그야말로 암기에 불과하고, 수능 문제도 기껏해야 역사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 정도 까지만 물어볼 수 있다. 대학 이전에 배우는 역사가 암기 과목의 성격을 지닌다면, 사학과에서는 암기한 내용을 바탕으로 특정한 견해를 설파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다만 더 깊게 들어가면 국제어문학과 외국어/한문이 중요해지기는 한다. 이런 현상은 학생부를 꼼꼼히 검토할 여유가 별로 없는 중위권 대학으로 갈 수록 심해진다.

 

또,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남들을 따라한 스펙을 가지고 오는 경우 단지 대학에 진학할 목적으로 스펙을 쌓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진정으로 관심과 열정이 있다고 하기 어려우며, 진정성이 있는 지원자와 '따라쟁이'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또한 학부모가 대신 활동하는 경우도 있음을 고려하면 학생부 활동으로 열정을 증명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입사관들은 내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긴 하다. 실제로 학생들이 보일 수 있는 덕후력에는 엄연히 한계가 존재하고, 역사에 대한 독서 기록이나 그에 관련된 활동 몇 가지만 있어도 충분한 관심 기질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주관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본적으로 학업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뽑지 않겠는가? 게다가 오직 관심만으로 대학을 간다는 것은 대학 홍보용으로 쓰이는 전략의 일부에 불과할 수 있다. 실제로 서울대에 2점대 초반으로 합격한 A양은 독서에 대한 지고한 관심으로 합격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녀와 같은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했고, 이러한 점은 다시 내신점수만으로 대학을 가는 현상을 역설하고 있다.

 

내신이 어느 정도인 상황에서 특정 과목에서 압도적인 면을 보여줘서 합격한 사례도 있다. 서성한 중 한 곳 사학과에 합격한 B양은 3년 전체 내신은 2.1이었다. 강남8학군이긴 했지만 어쨌든 2점대라 이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학교들에 내신만으로 입사제에 붙기는 어려운 점수였다. 하지만 한국근현대사 등수는 1, 2학기 연속 전교 1등이라는 위엄으로 합격하였다.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이 있었던 시절이라 일부 대외 활동이 포함되긴 했지만 전체 내신이 조금 낮은 것을 특정 과목의 굇수같은 기록으로 극복한 사례.

 

또 수시 비중이 늘어나고 학생부의 중요성이 극대화되면서, 학생부라는, 어떻게 보면 매우 잘 포장된 그리고 정량화된 열 장 정도의 문서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사소한 스펙 한 자라도 더 적으려고 기를 쓴다. 물론 본인이 너무나 출중하여 그런거 따위 신경 안써도 저절로 따라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거의 없다. 심지어 수업시간에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능력 함양을 위한 발표가 아닌 '얘들아~발표하면 세특(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써줄게' 해서 발표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저렇게라도 해서 얻는건 그나마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다같이 합의하에 명분뿐인 동아리를 만들어 생기부에 쓴다던지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이게 정상적이라고 생각하는가? 현재의 고등학생들은 생기부를 잘 뽑아내고 잘 포장하기 위해 학교활동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객전도된것이다. 이런 현실에 덕후? 잘 포장된 생기부들 사이에서 진짜 덕후를 찾아낼리도 없겠지만 현실 고등학교엔 대학에서 원하는 그 학문에 미친 덕후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이게 수시에서 말하는 창의성, 학업충실성 이라는 것인가? 또한 이러한 현상을 학생들 입장에서 살펴보면 인생에서 한 번뿐인 고등학생 시절을 대학을 가기위한 스펙쌓기활동만 하다가 끝나게 될 수 있다. 현재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하는 동아리활동, 각종 대회, 행사 등을 자신의 진로와 연관시키는데 열중하고 있다. 가령 자신은 연극동아리에 들어가고 싶은데 생기부에 쓰기 위해 일부러 과학실험동아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에 더하여 진로가 확실하지 않은 학생들은 불안해 한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진로를 찾지 못하는 것을 불안해 하는게 아니라 진로에 맞추어 생기부에 활동내역을 적어야 하는데 자신이 했던 활동들이 진로와 관련된 것이 아닐까봐 선뜻 교내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불안해 하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한국의 진로교육이 똑바로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등학생들이 생각한 진로와 실제 그 분야의 차이가 극심할 가능성이 높다. 가령 심리학 같은 경우 상당수의 고등학생들은 인지심리학이나 심지어 대중심리학을 심리학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도 많고, 고등학교 교사들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분야의 과목들은 잘 몰라서 별 도움이 안 된다. 일반 대중의 선입견을 교사가 그대로 갖고 있는 경우도 정말 흔하다.

 

수시 옹호 측에서 학교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을 학생부를 통해 선별해야 한다고 했는데, 일단 고등학생으로서 학생의 본분에 맞게 학교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자질이 고등학교 학교생활을 잘 하는 것뿐만은 아니며, 학교생활을 잘 한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기 적합한 학생인 이유가 학교생활을 성실히 한 학생이기 때문은 아닐까? 즉, 학생부를 보는 이유가 학교생활의 성실성이 학생부에 드러나 있기 때문이며, 성실성을 학생부가 아니라 수능을 통해서도 충분히 증명할 수 있다. 게다가 후술할 학생부의 문제점 때문에 학생부가 충실한 학생일수록 반드시 학교생활을 열심히 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학력이 우수한 고등학교에서 내신을 받기 불리한 점과 각종 활동이 잘 되어 있어서 수시에 유리하다는 점을 대학 측에서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대학 입학처는 사법부처럼 누군가를 공정하게 심판할 임무를 맏는 기관이 아니다. 단기적, 장기적 입장에서 대학의 수익을 고려해야 하는 기업의 부속기관이다. 즉 외고, 과고 등 특목고, 자사고, 일반고 등으로 고등학교의 수준을 대략적으로 나눌 뿐, 실제로 전국의 수많은 고등학교의 수준을 일일이 파악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따라서 유리한 점과 불리한 점을 적절히 상쇄시키는 것은 그저 꿈만 같은 이야기이다.

극단적으로 성폭행범이 봉사왕으로 된 경우도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의 신뢰성

 

오늘날 학생부종합전형은 논란이 많았던 입학사정관제를 박근혜 정권 시절 이름만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박근혜 정권 당시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갑자기 확 늘어난 것은 정유라 스캔들과 맞물려, 당시 정치, 경제, 외교 실책과 함께 교육 정책의 실패로도 평가받는다.

 

학종의 경우 실질적인 평가 수단이 내신 성적과 학생기록부에 적힌 활동밖에 없어서 후술할 여러 가지 문제점이 생긴다. 내신과 학생기록부에 적힌 내용은 한정된 집단 내에서의 상대평가로 이루어진다. 반면 정시의 핵심인 수능 역시 상대평가이지만 표본 집단이 훨씬 방대하며 시험 답안지 조작 등 위조 행위나 사람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는 등 다소 객관적이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없고, 모두가 똑같은 시험을 치러서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점수로 결과가 나온다. 또, 수시에서 스펙이 될 만한 요소를 다른 사람이 대신해주는 것처럼 수능을 대리로 응시하면 부정행위인 것은 물론이고 공문서부정행사죄, 공무집행방해죄로 형사처벌되며,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필적확인란 등 보안 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 문제점들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학교/학부모 측에서는 자신들의 학생들을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이다 싶으면 갖은 편법을 가리지 않고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 아니 편법을 찾아보지 않으면 바보가 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학생부를 공문서위조죄 등으로 걸리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조작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후술할 문제점들의 원인이 된다.

 

 

학생부 조작

 

각종 보여주기식 교내 대회가 이전보다 확실히 많아졌으며, 이러한 교내 대회나 활동은 조작이 쉬워 상위권 학생에게 상을 몰아주는 폐단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지어 특정 학생만을 위한 대회를 대놓고 열기도 한다. 한편, 동아리를 직접 만드는 학생이 기존 동아리 운영진을 하는 것보다 리더십이 있어 보인다는 이야기가 돌면서 일회성 동아리가 생겼다가 졸업 직후 사라지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또 학생이 진정한 실력을 쌓는 게 아니라 학부모나 지인의 권모술수가 판을 치는 경우도 흔하다. 예를 들어 학생부의 주요 평가 요소가 되는 내신, 수상실적, 소논문, 봉사 등을 학생 스스로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많이 도와주거나 아예 대신하는 경우가 있다. 구체적인 예를 들자면, 국어국문학과에 진학하고자 하는 학생이 교내 문학 경시대회에 참여하는 경우 부모가 문학 작품을 대신 써 줄 수도 있다. 컴퓨터공학과 같은 경우에는 스펙으로 기재할 수 있는 스마트폰 앱을 대신 개발해 줄 수 있다. 소논문의 경우는 지인인 대학생/대학원생이 작성하는 논문에 기여를 하나도 하지 않았지만 공저자 란에 이름이 쓰이는 경우도 있다. 봉사활동 같은 경우 학생은 거의 또는 전혀 참여하지 않고 부모만 참여한 것이 기록되기도 한다.

 

논문 등의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학생을 공저자로 올리는 것은 해당 학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부정행위이자 불법 행위이다. 교육계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학계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데 일조하는 셈이다. 그런데 교수가 자신의 자녀에게 공저자로 논문을 등재시켜줘서 부당하게 대입에 활용한 사례가 수없이 많다. #1#2 밝혀진 바만 245건이라고 한다.

 

가장 큰 문제는 학생기록부를 학생 본인이 직접 기록하도록하는 학교가 있는 것이다. 웬만한 학교들은 교사보다 학생수가 더 많으며, 교사는 학생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있다. 당장 어떻게 몇 백명의 학생들 면모를 다 알 수 있겠는가? 미국 수시 제도 같은 경우 한 반에 20명인데다가 학생 수도 적어서 개개인의 특징을 세세히 기록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는 다르다. 게다가 예전 같았으면 행동특성이나 각 동아리 활동은 무조건 담당 교사, 담임이 작성하는데 요즘에는 행동발달특성사항도 학생들이 작성한다. 이를 통해 생활기록부에서 자율활동, 창체 등에도 오로지 생기부 장수를 늘리려는 의도로 꽉꽉 채우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또, 학생부는 해당 학생, 특히 학교 측에서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내신/수상실적 상위권 학생의 학교생활을 잘 포장하기 위하여 내용이 조작/왜곡/날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OO공원에서 쓰레기 줍기 교내봉사를 했다고 학생부에 기록하고, 실제로는 단순히 OO공원을 산책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교외봉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또 고3 때는 특정 동아리에서 이런저런 활동을 했다고 기록하지만, 실제로는 자습만 하고 활동은 아예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전체 동아리 시간의 10% 정도만 투자하여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대학 측에서 학생부에 기록된 학생의 평소 행실 등을 보아 진실일 것이라고 생각할 만하지만, 실제로는 거짓인 내용을 기록해서 대학을 감쪽같이 속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는 수시 전형 기간 약 3개월 동안 수많은 지원자의 학생부에 쓰인 각 내용들을 전수조사하여 사실 확인을 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 예를 들어 수학 내신 1등급대로 실제로 수학 봉사 활동 A를 수행한 어떤 학생이 실제로는 하지 않은 수학 봉사 활동 B를 했다고 하는 식. 면접에서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이 경우에는 수학 봉사 활동 B를 하면서 느낀 점이나 인상 깊었던 점을 면접에서 질문할 것을 대비하여 충분히 꾸며낼 수 있다. 또 해당 학생이 학교폭력 가담 등 교내에서 안 좋은 행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학생부에서는 이를 고의적으로 누락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2010년의 일이기는 하지만, 대학 입시를 위하여 성폭력 가해 학생을 봉사왕으로 둔갑시킨 대전 지적장애 여중생 성폭행 사건도 있다. 이는 학생의 악행을 꾸짖지는 못할망정 생활기록부에 봉사왕으로 포장했다는 점에서 비교육적이기까지 한 사례이다.

 

수시 옹호론에서 학생부의 화려한 스펙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각종 활동들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러한 각종 활동의 기회를 상위권 학생들에게 몰아주며, 그 활동을 했는지의 여부를 거짓으로 기록하거나, 부정한 절차를 통해 그 활동을 하게 하는 등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수시의 문제점은 여전히 존재한다. 또 조국의 딸이 무시험으로 대학 입시를 치렀다는 논란이 있는 것을 볼 때 학생부 스펙이 결코 반영되지 않는다고 할 수도 없다. 이 논란에 대해 2010학년도 입시 당시에는 학생부 전형에서 외부 실적 기재를 허용했지만 지금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외부 실적을 교묘하게 교내 실적으로 포장하여 지원하는 등의 술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해당 논란의 당사자가 지금 대학 입시를 치렀다고 하면, 외부 논문 실적을 교내 동아리 활동을 통한 논문 실적으로 조작하여 학생부에 기록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교수의 자녀들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이러한 비리를 통해 입학한다고 하는데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학생부에서 외부 스펙을 기재하면 0점, 논문 실적 등 기타 화려한 스펙 무시를 원칙으로 제시한다고 해도, 해당 교수 자녀의 경우 예외적으로 이 원칙을 무시하도록 입학사정을 하는 교수들끼리 사전에 협의하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생부에서의 외부 스펙 기재 금지와 같은, 공정성의 붕괴를 최소화시키고자 하는 '원칙'이 학생부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무너지는 것이다. 상술한 조국 논란이 사실이라면 이것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공신 강성태에 따르면 학생도 담임교사도 아닌 교무부장이 NEIS에 접속하여 학생의 생활기록부를 무려 1789자 조작하였고, 학생은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했다고 한다. 어머니인 교무부장이 학생인 딸을 대학에 잘 보내기 위하여 한 행동이라고 한다. 이 학생이 졸업한 이후 담임교사가 우연히 학생부를 발견하여 내용이 상당히 많이 바뀐 것을 알아채고 학교 측에 신고하였고 이 학생은 결국 입학취소되었지만, 이와 유사한 사례가 얼마나 많이 있을지는 모른다.

 

학생부에서 학생의 학습 태도가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학생의 자율 학습 기록 등을 증명 자료로 사용하여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데, 이런 자료 역시 인터넷 등에서 복사한 것이거나 다른 사람이 대신해 준 것일 수도 있다. 또한 교과목 수행평가나 동아리 활동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그 보고서의 내용이 사실은 조작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는 어떤 조사를 하지 않았는데, 보고서에는 그러한 조사를 했고 그 결과를 통해 어떤 결론에 도달했다고 기록하는 식이다. 봉사활동 등에서도 봉사에 결석하는 등 참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봉사 시간을 기록하는 등의 비리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학생부 조작 비리는 상상하는 대로 모두 나올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학생부에서 누락되는 경우도 있다. 학생의 활동 사항이 교사의 실수로 인해, 또는 학생이 해당 학년의 활동을 학생부에 기록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난 뒤에 기재 요청했지만 더 이상 기재할 수 없어서 누락될 수 있다. 수업 태도가 좋지 않거나 불량한 행동을 한 학생의 생활기록부에 그 행동을 그대로 기록하면 학생 및 학부모의 항의가 발생하고, 그 학생의 대학 진학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 불 보듯이 뻔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이런 행동을 기재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정시에 반영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경우 점수를 조작하기란 불가능하며, 객관적인 수치로 나오기 때문에 왜곡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또한 수능 시험장에서 문제를 풀 때는 본인을 제외한 어떤 사람도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학부모나 지인이 도와 주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학교별 차이

 

같은 공부량과 실력을 가정했을 때 진학하는 고등학교의 수준에 따라 내신 성적이 많이 차이 나는 것과 같이 수상실적 역시 많이 차이 날 수 있다. 이는 생활기록부에 적히는 수상실적을 결정하는 각종 교내 대회 역시 전국 단위가 아니라 해당 고교 내에서 실시되며, 일반적으로 학업 성적이 좋을수록 교과우수상을 포함한 수상실적이 많고 교내 대회 성적이 높아서, 같은 실력일 때 상위권 고등학교일수록 교내 대회 수상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시에서는 상위권 일반고와 하위권 일반고의 같은 대회, 같은 등급의 수상실적을 똑같이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또, 교내 대회를 늘리다 보니 학교별로 수상실적 역시 차이가 날 수밖에 없고, 결국 대회를 많이 개최하는 학교의 학생이 수상실적이 많아져서 수시에 더 유리한 경우가 생긴다. 대입에 활용되는 수상경력을 학기당 1개로 제한한다고 했지만 학교 수준이 낮을수록 대입에 활용할, 학과 지원에 최고로 가치 있는 상을 수상하는 것도 역시 쉬워질 것이므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또, 학교마다 원하는 학과로 진학하기 위해서 도움이 될 만한 과목이 개설되는지의 여부에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하려는 경우, 정보 교과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아서 학생부에 기록된다면 학생부종합전형에서 유리할 것이다. 그런데 정보 교과목은 일부 학교에서만 개설되고, 따라서 개설되는 학교의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 전형 과정에서 해당 과목의 이수 여부 등을 통해 해당 과목이 개설되었는지 확인한다고 해도, 그 과목이 개설되지 않아서 우수한 성취도를 보여주지 못한 학생보다는 우수하다고 판단될 것이다. 마찬가지로 진학할 학과의 전공 관련 경시대회를 학교에서 개최하는지의 여부도 다르기 때문에 수상실적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또한, 학생부종합전형 등에서 학생의 합격 여부를 결정할 때 학생의 출신 고등학교의 작년의 같은 대학/학과 입시 결과 및 입학생들의 실적을 참고하기도 한다. 이것은 실제 해당 학생의 실력과 무관한, 1년, 2년 선배의 입시 결과 및 실적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 고등학교라도 입학년도별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경우 유리해지거나 불리해질 수 있다. 특정 고등학교-특정 대학교가 모두 일치하는 학생의 수는 적으므로 표본 부족의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또 고등학교별로 과목별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세특) 기재 비율이 다르다. 어떤 고등학교는 평균적으로 90% 이상의 학생들의 국영수 및 사회/과학 과목의 세특을 기재하는 반면, 다른 고등학교는 그 비율이 30%에 불과하기도 하다. 기사에 따르면 과목별 세특 미기재율이 일반고는 수학 I 30.4%, 영어 I 30.6%, 자사고는 각각 17.4%, 16.8%로 드러나는 등 이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반면, 정시에 반영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학교별로 학습 환경의 차이 정도는 있겠지만, 어떤 학교 출신인지, 재학생인지 졸업생인지가 성적표의 한 칸을 차지하기만 할 뿐 시험 점수나 정시 선발 과정에는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학교에서 몇 등을 했는지 역시 무의미하다. 세특 기재 비율 차이 같은 문제점 역시 없다.

 

 

주관성 및 불공정성

 

 

학생부에 기록된 내용의 표현은 주관적인 부분이 많다. 예를 들어 '수학에 대한 흥미와 관심이 높고 수학 수업 시간에는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함.'이라고 기록하는 식.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로 흥미와 관심이 있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뿐만 아니라 이를 이용해서 상대적으로 참여도가 낮은 학생이나 심지어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을 불리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교육계에서도 이 문제를 알고 있기에 학생이 평소에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해달라고 생기부 가이드라인에 적어놓긴 했지만, 설령 학생의 모습에 대해 구체적으로 작성한다 하더라도 주관을 완전히 배제시킬 순 없다. 앞의 예시의 경우도 매 수업마다 졸지 않으려고 노력하기만 하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볼 수도 있고 질문을 많이 하고 교사의 질문에 자주 답하려고 노력해야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볼 수도 있으며, 성장 환경 등을 고려하면 둘 중 어느 것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는지 판단하긴 어렵지 않은가?

 

또, 학생부에 기록되는 수치적인 정보들 중 일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교내 경시대회에서 1위에게 금상, 2~3위에게 은상, 4~7위에게 동상을 수여하는 경우, 5위를 기록하여 동상을 수상한 학생을 '동상(5위)'이라고 기록할 수도 있지만, 동상은 금-은-동에서 3번째에 해당하므로 '동상(3위)'으로 기록할 수도 있다. 교과우수상 역시 마찬가지로 학교별로 수여하는 기준이 다르다. 어떤 학교는 과목별로 1등 학생에게만 수여하는 반면, 다른 학교는 1등급 기준인 상위 4%까지 수여하기도 한다.

 

또한 학생부는 고등학교에서 어떤 담임과 교과목 교사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내용과 품질이 어느 정도 결정된다. 예를 들어 입시 지도 경력이 풍부한 교사를 담임으로 두어서 그 교사로부터 입시 관련하여 다양한 정보를 얻어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이를 통해서 또는 그 교사가 생활기록부를 잘 작성해서 질 좋은 생활기록부가 만들어질 수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경우 입시 관련 팁을 별로 얻지 못해서 생활기록부가 비교적 덜 풍성해질 수 있다. 또, 교과목 교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해당 과목에 대한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적히는 내용이 풍성해질 수도 있지만 부족해질 수도 있다. 교사의 성향에 따라서도 같은 학생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렇듯 학생부 내용은 학생의 실력 외에 어느 정도 운이 작용하는 부분이 있다. 학업 태도 또는 학교생활에 어느 정도 결점이 있는 경우, 대부분의 경우는 그냥 넘어가겠지만 드물게 운이 정말 나쁘다면 학업 태도 또는 학교생활 태도 불량으로 낙인찍혀서 안 좋은 내용이 결재까지 통과하여 학생부에 적힐 수도 있고, 그 경우 학생부(특히 종합)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하기 위한 경쟁력이 크게 나빠진다.

 

 

재기회 박탈

 

학교입장에서는 1명이라도 더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에 진학시켜야 하기 때문에 생기는 불공평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1학년 때 우수했던 학생을 학생부(동아리, 수상실적 등)나 내신 성적 등을 통해 2, 3학년 때 계속적으로 밀어 주는 방식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수상실적 같은 경우 수학/과학 경시대회 등의 시험과 같이 객관적인 점수로 등수를 가릴 수 있는 경우가 있는 반면 글짓기 대회처럼 주관적인 평가가 많이 반영될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후자의 경우에 대회 참여를 위해 제출한 작품 등의 품질과 무관하게 전교 상위권 학생에게만 상을 줄 수 있으며, 전자와 같은 시험에서도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를 약간 조작해서라도 상위권 학생들에게 상을 몰아줄 수 있다. 요약하자면 내신 성적이나 학생부가 좋은 학생의 환경을 다른 학생보다 좋게 만들어서 환경적 불공평을 유발하는 것이다.

 

현재 고등학교에서 대부분 만들어져있는 '학사반'을 또 다른 예로 들 수 있겠다. '학사반'을 만든 게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그 학생들에게만 특별 대우를 해준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대학입시에 유리한 활동의 기회를 학사반 학생들에게만 제공해준다든지 교내대회에서 수상학생을 학사반 우선순위로 둔다든지, 학사반 수업교재와 프린트에 있는 문제가 내신시험에 나온다든지 등과 같은 점이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의 교사가 상위 학생들에게만 집중하여 시간투자를 하는 경향성이 있다. 자기소개서를 별도로 봐주는 일이 그 예이다. 이외에도 서술형 수행평가 채점기준 변경 등으로 합법적 몰아주기 또한 가능한 것이 수시학종이다. 교내의 각종 탐구 대회에서 교사가 특정 학생의 논문만 지도하거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분야를 탐구하려고 했는데 학생 수준이 아니라는 등 별의별 핑계를 대면서 거부할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는 모두 학생부종합전형 때문에 생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2019년 1학기 기말고사 수학 과목에서, 성적 상위권 학생들이 모여 있는 동아리에서 6월 모의평가 대비를 위해 나누어준 유인물에서 5문제가 거의 그대로 나온 사례가 있다. 이 문제들은 비교적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대비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결과적으로 몰아주기 현상 때문에 1학년 때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못한 학생은 이후 열심히 노력해도 2, 3학년 때도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 최근 고교생의 자퇴율이 증가 추세라고 하는데, 그 원인 중 하나로 수시 확대가 지목되었다. 수시가 확대되면서 1학년 때 실패한 학생들의 기회가 박탈되었기 때문에 자퇴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사에 따르면 내신 성적이 좋지 않은 학생들이 정시에 올인하기 위해서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보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1학년 때 내신을 망쳐 버렸기에 2, 3학년 2년 동안 열심히 노력해도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준까지는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서구권 대학에서는 이런 식으로 20대 중반에 대학에 입학하는 케이스들이 꽤 있다. 그 예시가 영국남자에 출연한 크리스 신부로 그렇게 좋지 않은 대학을 먼저 나왔다가 나중에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시기가 찾아오면 충분히 대성할 수 있는 인재들이 있을텐데 그들이 고작 고등학교 내신 성적이 안된다고 평생 대학의 문을 닫는게 과연 옳은 것인가?

 

 

내신평가의 맹점

 

 

내신 시험 문제는 신뢰도와 타당도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다.

 

대개 내신 시험문제의 제작은 대략 시험 1~2주 전부터 시작하여 시험 날짜 직전에 마친다. 그런데 보통 고등학교 교사는 생기부 작성, 담임으로서의 상담, 다음 수업 준비, 각종 행정업무 등 할 일이 정말 많으므로 내신 시험에 정성을 들이지 못한다. 물론 상위권 일반고나 특목고 중에는 박사학위에 교수 출신 교사까지 있어 내신 문제의 질이 상당히 높은 경우도 있으나, 사실 교사 개인의 학력이 높다고 꼭 문제를 잘 내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 교사의 역량과 열정이 우수한 것. 내신경쟁이 피터지는 상위권 학교라 해도 교사의 역량이 그저 그런 곳에서는 너무 어려워서 변별력은 있지만 질적으로는 개판인 문제들을 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내신이 대학 진학에 중요해지면서 이전보다는 정성을 들이지만, 수능이 한달 전부터 대학 교수들을 감금하여 체계적으로 만드는 것과 비교해보면 턱없이 모자란 환경이고, 따라서 상당수의 일반고 내신 시험의 질은 좋다고 보기 어렵다.

 

교사의 주관이 너무 많이 반영되는 것도 내신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많은 국어, 특히 문학 과목이 가장 심각한데, 교사가 생각하는 답은 정답, 나머지는 무조건 오답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생이 이의제기를 하면 논리적으로 반박하는 게 아니라 그냥 교사의 권력을 이용해 묵살해 버리기도 한다. 아예 엉뚱한 답을 쓴 학생과 정답에 근접했지만 사소한 실수를 한 학생이 똑같이 0점을 받는 경우도 많고, 부분점수를 주더라도 배점의 기준이 주관적인 것은 여전하다. 또한 서술형 문제에서 풀이과정 없이 만점을 받았다는 사례도 있다.

 

결과적으로 상당수 고등학교의 내신 성적은 해당 학생의 실제 실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 질적으로도 우수하지 못한 문제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결과적으로 실력 향상보다는 암기만 잘하면 장땡인 문제가 너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예컨대 수능 영어 과목에서 가장 어렵다고 평가받는 빈칸 유형을 내신에 낸다면, 학생들은 독해를 해서 빈칸에 들어갈 말을 추론하는 게 아니라 시험범위에 있는 지문들을 그냥 통째로 외워 버린다.

 

수능 국어 영역에서는 처음 보는 문학이나 독서 지문을 해석하게 해 진짜 독해력과 추론력을 시험하지만 내신 국어 과목에서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지문들의 표현 방법 등을 외우는 방식을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제대로 된 독해능력 측정을 전혀 하지 못하고 암기싸움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영어 외의 과목에서도 수능 기출문제나 EBS 연계문제를 거의 그대로, 혹은 숫자만 좀 바꿔서 출제한다던지 하면 답을 외워버린 사람이 점수를 잘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교사들도 이런 문제점을 알고는 있지만 시간이 없어 대충 넘어가거나, 문제의 핵심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계적으로 문제를 변형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영어 시험에서는 논리 전개가 이상해지는 지문이 나타나고, 수학에서는 원래는 매우 치밀하게 주어진 숫자를 아무렇게나 바꿔 답이 너무 복잡해지기도 한다.

 

시험 문제를 다른 교재에서 그대로 베끼는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것이, 이때 그 교재의 문제가 시험에 출제된다고 사전에 말하지 않는 경우 해당 교재를 미리 공부한 학생이 시험에서 유리해지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참고서 등에서 시험 문제를 그대로 출제하거나 약간 변형하는 것을 학업 성적 지침을 통해 금지하고 있다. 실제로 교과서와 EBS 문제집 등에서 수학 중간고사 문제의 상당수를 베낀 사례가 있다.

 

반면 수능의 경우 객관적인 답으로만 채점하기 때문에 주관이 반영되는 일은 절대 없으며, 앞서 말했듯이 내신보다 질이 높은 편이다. EBS 교재(수능특강, 수능완성)에서 일부 연계하기는 하지만, 수험생들에게 EBS가 연계된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며, 수능 출제 과정에서 EBS 외의 어떤 교재에 있는 어떤 문제와도 같은 문제가 나오지 않도록 철저히 검토한다. 또한 EBS 연계교재를 암기하는 것도 수능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특정 과목의 시험지에 다른 과목에 대한 시험 문제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국어과에 속하는 '화법과 작문' 과목의 경우 독서와 문법, 또는 문학 과목의 내용을 출제할 수 있다. 어느 고등학교에서는 2014년 2학기 기말고사에서 한국지리 시험에 생명과학 문제를, 생명과학 시험에 한국지리 문제를 출제한 사건이 있었다. 국가에서 출제하는 수능에서는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만약 그랬다가는 수능의 공신력이 극도로 추락하는 것은 물론 엄청난 논란에 휘말릴 것이다.

 

또한 해당 과목의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의 교육과정 전범위에 대한 지식을 갖추고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수능에 비해, 내신은 제한된 범위에서만 출제되다 보니 각종 사고력이나 응용능력 측정은 거의 못 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 보니 내신 옹호론자들의 '수능이 주입식 교육을 조장한다'는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내신이 훨씬 단순암기식, 주입식 교육을 많이 유발하고 있는 셈이다.

 

물론 객관식, 단답형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면서 전형성도 띄고 있는 수능의 문제점으로 인해서 특목고, 자사고 등 일부 상위권 고등학교의 시험이 수능보다 더 실력을 정확하게 평가해주는 경우도 있지만, 이런 수준 높은 시험을 출제하는 곳은 많진 않다.

 

또한, 사회/과학 관련 과목의 경우 내신을 공부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교에 입학할 무렵 실제 실력이 뛰어나지 않은 경우도 있다. 사회/과학 과목의 경우 이후 내신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서 이전에 배운 개념을 지속적으로 응용해야 하는 국어/수학/영어와 달리, 시험기간에 해당 시험 범위를 몰아서 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대비가 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기 때문이다. 고2 때 과탐 I 과목을 내신 1등급을 맞았음에도 불구하고 수능까지 이르는 동안 배운 내용을 잊어버리는 경우도 있다.

 

내신에서 오픈북 수행평가를 실시하기도 하는데, 이때 교과서나 기타 교재에 있는 특정 문제를 시간 내에 풀어서 제출하되 베껴쓰기를 허용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생각해서 풀기보다는 그냥 베껴서 푸는 것이 실수를 줄일 수 있고 시간이 덜 걸릴 것이며, 베껴쓰지 않고 직접 풀다 보면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 즉 학업적으로 의미 없는 수행평가를 시키는 것이다.

 

 

불합리한/편파적인 채점


일부 학교에서는 특정 학생의 내신 성적을 1등급으로 만들기 위해 수행평가, 서/논술형 편파 채점 등을 이용하여 다른 학생의 점수를 고의적으로 깎기도 한다. 예를 들어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매우 쉽게 출제한 후 수행평가에서 중간, 기말고사를 만점 받은 특정 학생의 점수를 중간고사/기말고사 15점 분량만큼 깎아서 해당 과목을 3등급으로 만들거나, 서술형 문제에서 특정 학생에게 유리한 채점 기준을 시험 실시 후에 만들어서 적용하는 것. 서술형 및 수행평가에서 교사의 주관을 어느 정도 반영하여 평가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 또 2019년부터 중고교에서 서술형, 수행평가 합계 비율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고 했는데, 이 경우 이런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의 단답형/서술형 답안이 명백히 틀렸는데도 학교 측에서 그 학생이 대학을 잘 가기를 원한다면 정답이라고 채점하기도 한다.

 

내신에 들어가는 수행평가에서 불합리한 채점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교과에서 특정 단원의 내용을 요약하는 것을 수행평가 과제로 출제했다고 하자. 그리고 해당 단원의 내용이 그리 많지 않아서 10장 정도가 적당량이라고 하자. 그런데 평가 기준이 오직 장수가 되어 버리면 10장 정도로 요약한 학생들은 20, 30장 정도로 요약한 학생들에 비해 손해를 보게 된다. 단원 내용을 요약하라고 했으므로 10장이 아니라 20~30장을 써 오는 것은 오히려 요약의 정의에 어긋나는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핵심 내용에 충실하게 잘 요약 정리한, 요약 능력이 있는 학생은 손해를 보게 되고, 교과서 내용을 그대로 베껴서 30장을 써낸, 요약 능력이 의심되는 학생은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 방법의 경우 장수를 부풀리기 위한 꼼수를 쓸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된다. 다른 예로 학생들끼리 상호 채점을 하는 경우, 사이가 좋지 않은 학생과 같은 조에 배정되거나 소위 '배신자'가 등장하는 경우 같은 품질의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불리한 평가를 받게 된다.
또한, 수행평가에서는 인터넷 등에서 복사-붙여넣기만 해도 만점이 그대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꼼수에 해당하며 학습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이런 행동을 통해 과제물을 제출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하여 해당 과제물 0점 처리, 또는 해당 과목 F학점 처리가 될 수 있으며, 해당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면서 작성하는 논문에서 이런 행위를 하면 연구부정행위에 해당한다.

 

연대 책임 등을 이유로 학급 회장이 수행평가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 해당 학급 전체 학생의 해당 수행평가 점수를 감점시키는 사례도 있다. 이들의 입장에서 보면 수행평가 점수가 자신과는 무관한 학급 회장의 성실성 및 준비성에 달려 있으며, 학급 회장이 충분히 성실하다는 운적인 요소에 점수를 맡길 수밖에 없다.

 

 

고등학교별 차이의 맹점

 

 

내신 옹호론자들은 학생의 성실성을 반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내신평가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수능으로 대학 가는 애들이 계속 놀다가 인생은 한방! 하고 뽀록으로 뙇 쳐서 간 거란 말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실제 내신시험과 수능시험을 둘다 준비해본 사람이라면, 단기간의 치고 빠지기식의 공부인 내신과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 이상의 장기간 공부인 수능을 비교할 때 학생의 성실성을 평가하기에 수능 또한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내신은 교내에서의 상대적 위치 정도라면 몰라도 전국 단위에서 학생의 실력과 성실성을 평가할 기준으로 활용하기 어렵다. 학교마다 학력의 편차가 크기 때문인데, 실제로 명문 고등학교의 하위권 학생이 그저 그런 고등학교에서 1등하는 학생보다 실력이 높은 경우도 존재한다.

 

또한 같은 학년의 같은 과목이라도 학교마다 시험 문제와 그 유형, 시험 범위, 평가 방법(예: 중간/기말고사 80%, 수행평가 20%)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진학한 경우 이러한 차이로 인해 내신 성적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반면 수능은 같은 영역의 같은 과목의 시험지는 홀수형/짝수형의 차이를 제외하면 어떤 학교를 진학하든, 현역이든 재수생이든 동일하기 때문에 이러한 차이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고려대학교 등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부에 적힌 각 과목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한 Z점수를 도입하여 내신을 보다 세부적으로 평가하는데, (내 점수 - 평균)/표준편차의 값(또는 이를 소수점 아래 한 자리까지 반올림한 값)을 각 과목별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학교 수준이 높아질수록 평균은 높아지지만 표준편차는 일반적으로 크게 달라지지 않기 때문에 1등급 등 상위권 학생의 Z점수는 상위권 학교일수록 오히려 낮아진다. 이는 수능 상대평가 과목의 난이도가 높을수록 만점자의 표준점수가 높은 것과 비슷한 원리이다.

 

사관학교가 괜히 자체 시험을 만들어서 내신을 무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아니다. 실제로 각 군 사관학교에서는 1990년대 입학생 중에서 내신만 1등급일 뿐 실제 수능 성적은 영 좋지 않은 학생들이 즐비한 탓에 이 학생들이 사관학교의 이론 수업을 도저히 따라잡지 못해서 퇴교를 당하는 경우가 매우 빈번했다. 실제로 육군사관학교 기준 51기부터 58기까지 모든 기수에서 성적미달 퇴교자가 나왔다. 그 결과 사관학교는 내신을 다시는 신뢰하지 않게 되었고, 그 결과 만들어진 게 자체고사이다. 대다수의 의대에서 수능 최저등급제를 도입한 이유도 비슷하다.

 

내신의 단점 때문에 대학이 고등학교를 서열화 시키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대학에서는 '절대 그런 일 없다'라고 말은 하지만 실제 합격 사례만 놓고 봐도 특목고 자사고는 특급으로 치고 일반고는 거의 바닥으로 본다. 실제 고려대에 3-4 등급 합격자들을 보면 대부분 특목고생이다. 사실 고등학교간 차이는 있긴 하지만, 고교등급제를 하지 않는 이상 3~4등급도 원칙적으로는 붙어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다. 왜냐하면 고등학교는 평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일반고 3~4등급은 상위권대학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대학교에서 고교등급제를 인정하는 셈이다. 이러한 암묵적인 고교등급제 역시 학교별 학생 수준의 차이를 반영하기에 완벽하지 않다. 대학에서는 일반고/자사고/특목고별로 학생들의 수준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뿐이다. 사실 수시의 경우 이러한 제도가 있을 수 밖에 없는데,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학교 내 모집단의 차이

 

 

다소 극단적으로 생각해 보자. 대중들의 입시와 상대적으로 동떨어진 영재고/과고를 제외하고 남는 학교 중 하나고나 상산고의 1등급과, 학군이 좋지 않은 일반고의 1등급과의 수준 차이가 얼마나 될 거라 생각하는가? 그것은 말 그대로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자의 학교에서는 죽어라 공부해도 3~4를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반면, 평범한 일반고에서는 내신 2~3등급 이하 학생들은 공부를 안 한거라 봐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다. 그런데 만약 대학에서 이 둘을 동등하게 취급하겠다고 선언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고등학교를 서열화 시키는 것은, 애초에 특목고/자사고가 존재한다면 필연적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이것은 '그 학교에 들어가 있다는 이유로'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학교에서 그만큼 치열하게 공부했기에' 특혜를 주는 것으로 봐야 맞다. 일반고 학생들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평등한 제도라고 느낄 수 있으나, 이는 그 학교의 학생들이 내신을 따는 과정을 본다면 필연적인 제도인 것이다.

 

 

교내의 다양한 활동

 

 

당장 상술한 두 자사고만 봐도 채울 수 있는 생기부 활동이 일반고와는 차원을 달리한다. 매 학기 열리는 수/과학 경시대회는 물론이고 교내 자율탐구 활동, 서울대 교수가 와서 해주는 특강, 1인 2기(하나고), SSEP(상산고), RCnP(외대부고) 등을 학교 측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수행할 수 있는데, 이것이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결정적인 어드밴티지로 작용된다. 때문에 내신이 다소 낮은 편에 속하더라도 이러한 활동들을 일관성 있게 수행해 왔다면 충분히 탄탄한 생기부를 갖출 수 있으며, 이는 해당 학교들이 좋은 입결을 내는데에 큰 역할을 수행한다.
또 수시 제도 중 지역균형 선발의 경우 지역별로 골고루 인재를 선발할 수 있다는 명목상의 장점이 있지만, 서울대학교의 경우 보통 전교 1, 2등 학생이 지원하는 전형이며, 학교별로 재학생 수가 다르므로 2등 안에 들기 위해서 해야 하는 노력의 수준이 다르다. 인원이 100명인 학교와 700명인 학교 중 어느 쪽이 2등 안에 들기 어려운가는 뻔하다. 또한 지역균형 전형에서 내신을 등급 숫자로 반영하는 경우 우수한 학교일수록 전교 최상위권의 내신 등급이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오히려 불리하다.

 

 

표본 부족에 의한 문제점

 

줄세우기는 정시의 수능보다는 오히려 수시의 내신 시험에 더 들어맞는다. 내신의 경우 대상 인원이 수능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게 작아, 나의 승리가 친구의 패배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른 학생을 일부러 떨어뜨려서 자신의 등급을 올리기 위해 급우의 교과서 또는 정리 노트 등을 훔쳐가는 일도 있다.
내신의 이 같은 문제점으로 인해 서로 협력하고 즐겁게 지내야 할 친구 사이의 관계가 적으로 바뀌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반면 수능의 경우 국영수는 수십만 명, 탐구 영역의 경우 과목별로 수만 명 이상이 응시하는 전국 단위 평가이므로 옆에 있는 친구를 이긴다고 자신의 등급이 좋아질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교우 관계는 초중고 시절 내내 실천하면서 익혀야 할 덕목인데 이것이 수시 때문에 파괴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이런 현상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거나 상호 평가가 이루어지는 수행평가에서 특히 심하다.

 

표본이 작다는 것은 학생의 실력을 그만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0명이 대상이 되는 특정 과목에서 A라는 학생이 11등을 했다고 하면, A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10명이며, 이 200명을 '표본'이라고 하면 A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의 표본비율은 5%이다. 이 비율의 95% 신뢰구간을 구해 보면 [0.0198, 0.0802]가 된다. 즉 해당 학생은 다른 모든 것을 무시하더라도 표본에 따라 95% 확률로 약 5~17등까지 석차가 바뀔 수 있는 것이다. 5등 이내의 최상위권으로 가면 A보다 우수한 학생의 표본 부족으로 이 공식을 사용하는 것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표본에 따른 석차의 상대적 변동이 크다. 실제로는 탐구 과목의 경우 한 반 내에서 상대평가를 하는 과목도 많다.

 

반면 수능의 경우 최소 수만 명에서 보통 수십만 명이 한 과목을 응시하며, 예를 들어 8만 명이 응시하는 과목에서 상위 5%의 성적을 받은 경우 위 공식에 따라 95% 신뢰구간을 구해 보면 [0.0485, 0.0515][0.0485,0.0515], 즉 실제 실력이 95% 확률로 상위 4.85%~5.15%에 위치한다는 뜻이므로 내신보다 신뢰도가 훨씬 높다.

 

내신의 경우 정확한 백분위가 표시되지 않기 때문에 등급으로 가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신뢰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수능도 내신과 비슷하게 200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이런 등급제를 잠시 도입했지만, 이듬해 바로 폐지되었다.

 

 

시험지 보안 취약

 

수능 출제 과정에서의 보안은 매우 강력한 반면 내신의 경우 교사들이 수업 등으로 인해 교무실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통제할 수 없고, 이 때문에 학생들에게 노출되기 매우 쉬워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내신은 일부 사립학교에서는 교사가 부정을 저질러서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주는 행위를 하여 적발되기도 하였는데, 이는 수능 시험에서 OMR 카드를 조작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과 대조해보아도 시험의 신뢰에 대한 차이가 있다. 내신뿐만 아니라 교내 경시대회 등 학생부에 기재 가능한 다른 시험 역시 사전에 유출될 수 있다.

 

특히 최근들어 잇따른 내신 시험지 유출 사건으로 인해 내신 시험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적발된 이유들이 너무나 황당하고 멍청해서 이렇게 멍청하지만 않다면 얼마든지 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다른 시험지도 유출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경찰 조사도 나왔다.

 

2018년 8월 기준 전국 2360개 고교 중 560개교(23.7%)에서 교원(1,005명)과 자녀(1,050명)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일부 교사나 학교 행정직원이 시험지·답안지에 손을 댔다가 처벌받기도 했다고 언론보도가 나왔고, 이중에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건이 명문사립학교라 주목을 받았을뿐 이와 같은 사건은 셀 수 없이 많다. 교원과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닌다는 것을 악용한 시험지 유출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상피제를 도입한다고 하지만, 시험지 유출 사례 중 교원-자녀가 부모-자식 관계가 아닌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의심된다.

 

전남 목포 문태고 중간고사 시험지 유출

상위권 학생위해 시험지 유출 점수조작한 광주 고려고

교장 아들이 교내 경시대회 사흘 먼저 단독 응시

고교생 제자와 성관계 촬영·성적조작

숙명여자고등학교 쌍둥이 시험지 유출 사건

 

반면 수능은 약 한 달 동안 경비원의 감시를 받는 상당한 수준의 보안이 되어 있는 합숙소에서 외출, 외부인과의 접촉, 가족들과의 연락, 인터넷 등이 완전히 통제된 상태로 합숙하면서 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출의 우려가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혹시라도 시험 중 문제지 유출에 의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시험지는 해당 시험의 시간 연장 대상자 시험까지 종료된 후에 공개된다.

 

 

교육 불평등 관련

 

저소득층 학생 등 열악한 환경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낮은 수준의 학생들이 많은 학교에서만 경쟁시킴으로써 그들 중에서도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부유층이 많은 상위권 지역 학생들의 대학 입학을 불리하게 만드는 역차별이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뿐만아니라 오히려 낮은 수준의 학생들끼리만 경쟁하다보면 그들의 잠재적 성장 마저 막을 수 있다.

게다가 사교육시장의 파이가 커짐에 따라 인강, 실모 등을 중심으로 전국어디서나 공평하게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질이 커지고 있고, 서울처럼 학원을 다닐 수 있는 곳에서도 인강을 많이 듣는다.

 

부유한 가정일수록 학업 성취의 기대가 커서 학생의 성실성이 높아지고 결국 수능 성적이 좋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학업 성취의 기대에 따른 성실성과 실력의 차이가 곧 대학에서 수학하기 위한 학문 능력, 학업 역량의 차이를 의미한다. 대학에서 이런 것들을 고려하여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즉 부유함->사교육을 받기 유리함->사교육의 효과를 많이 봄->성적 우수가 아니라 부유함->학업성취의 기대가 큼->공부를 열심히 함->성적 우수가 되는 것이다.

또 아무리 고액 과외나 학원 수업 또는 인강 등을 들어도 수능은 스스로의 힘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결코 고득점을 받을 수 없다. 아무리 고급 수업이라도 수업을 듣기만 했을 뿐 복습 및 문제 풀이 훈련을 하지 않아서 머리에 남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강남 학생들의 정시 진학률이 높은 것은 뽑아보니 강남 학생들인 것에 가깝지, 강남 학생들이라 뽑은 것은 다르다. 부모들의 교육열 및 환경적 요인(아무래도 전문직이나 상위권 대학교 출신 비율이 높으므로) 등으로 인한 복합적 결과이다. 강남 학생들의 실력, 노력, 성실성 등이 우수하고 이로 인해 수능 점수가 평균적으로 높기 때문에 뽑힌 것이다. 고소득층 중에서 정시로 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와 같이 생각할 수 있다. 학종 출신의 일반고 비율이 정시의 그것보다 높다고 하지만 이것도 공부를 열심히 할 의지가 있는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자사고, 특목고에 진학할 확률이 높으므로 정시 입학생 중에는 평균적으로 학업 의욕이 높은 학생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일반고에 진학하는 이유를 실제로 상관관계가 있는 학업 의욕이라는 요인을 무시하고 단순히 저소득층/낙후지역 등 환경이 좋지 않다는 원인으로 보는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강남을 비롯한 교육열(특히 사교육)이 높은 지역의 학생들에게 소위 말하는 '명문대'가 쏠린다고 비판하는데, 오히려 정보화가 이루어지면서 강남의 유명 강사들의 수능 강의를 도서 산간에서도 인터넷이 되고, 컴퓨터가 있으면 들을 수 있고, 수능 인강 업체들은 전국 단위로 오랜 경쟁을 해 왔기 때문에 인강을 수강하는 데 드는 가격이 그다지 부담스럽지 않은 편이다. 정시뿐만 아니라 수시에서 기본적으로 가장 중요한 내신을 준비하는 데에, 그리고 학생부를 풍성하게 하는 데에도 사교육이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교과서와 내신 기출 위주로 공부하면 충분하다.'라고 재반론을 할 수 있지만 이는 정시를 준비할 때 '교과서와 연계교재 그리고 기출 위주로 공부해도 충분하다.'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현장 강의와 인강이 고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차이가 있다는 주장에 반론하자면, 저소득층, 도서 지역 등 불리한 학습 환경에 놓인 학생이 수능에서 고득점을 받기 위한 방법은 인강 외에도 많다. 당장 수능이나 모의평가, 학력평가 기출 문제의 경우는 인터넷에 검색만 하면 문제는 물론이고 각종 블로그 등에서 풀이까지 확인할 수 있다. 킬러 문항에 대한 해결법이 떠오르지 않는 경우 콴다와 같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상위권 대학 재학생 등 멘토에게 질문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답변이 오기 때문에 유리한 학습 환경에 놓인 학생보다 크게 불리하지 않다.

 

학원의 강제력이 높기 때문에 학원에서 수능을 준비하면 수능 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는데, 이는 내신이나 학생부종합전형 준비 역시 마찬가지이다. 즉 수시든 정시든 같은 의지를 가정했을 때라도 학원의 강제력 때문에 학원을 다니는 학생이 유리해지는 것은 같다는 것이다.

 

또, 수능을 인강 외의 사교육 없이 만점 받는 사례도 있다. 2011학년도 수능 국영수 만점자 사례 자기주도학습+인강으로 2018 수능 만점 백혈병을 이기고 과외, 학원 없이 2019 수능 만점 심지어는 공군에서 자투리 시간에 수능 공부를 해서 2019 수능에서 만점을 받은 사례, 고교 시절 사교육 없이, 외고 입학성적 최하위에서 수능 만점 사례도 있다. 수시 옹호론에서 고액의 사교육 없이 만점을 받은 학생보다 고액 사교육의 도움으로 만점을 받은 학생이 훨씬 많다고 했는데, 이는 앞에서 '강남 학생일수록 수능 점수가 좋기 때문에 수능이 강남 학생에게 유리하다'와 비슷한 논리로 반박할 수 있다. 즉 고액의 사교육을 받는 학생의 집단은 그렇지 않은 학생에 비해 학업에 들이는 노력이 많다는 것이다.

 

내신시험이 수능시험에 비해 문제 유형이 달라진다고 내신이 사고력을 측정하기 적합한 시험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가? 수능문제의 유형이 비슷한 이유는 해당 부분의 사고를 측정하는것이 대학수학능력의 기본이 되기 때문이다. 내신 시험이 문제 유형이 심하게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측면인것은 인정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완전히 달달 외우는 식의 암기를 전제로 하고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타강사가 강남 8학군에 몰려있고 그 이유로 학부모들이 그곳으로 몰리려는 것 또한 맞지만 메가스터디 등에서 그 스타강사 못지않은 수준의 인강을 들을수도있고, 시중에 기출문제도 무료 내지는 저렴한가격으로 많이 풀려있다. 수능시험을 대비하기에 강남 8학군이 유리한것은 맞으나 요새는 이러한 교육격차가 상당히 많이 풀어졌다고 볼 수있다. 부모의 관심도에 대하여도 이야기하였는데, 실제로 8학군이 부모의 관심도를 결정하는것이 아니라 부모의 관심도가 8학군을 결정하는것이다. 물론 8학군이 경제적사정으로 불가능한 가정도 있을 수 있다. 이런 가정에서 과연 부모의 관심도가 8학군 이하라고 할 수 있을까? 수능에 운이 작용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이는 수능시험의 시행횟수를 늘리거나 모의평가 등을 실제 수능처럼 엄격하게 치르고 정시에 반영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자기소개서, 추천서의 문제점


Q. 수능(정시)만 공정하다는 것도 환상 아닌가. 강남 학생들이 수능도 더 잘 본다는데.

수능은 시험장 가서 학생이 직접 지식을 평가받고 이겨내야 한다. 누가 대신 (시험문제를) 풀어주는 건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근데 학종은 남이 대신해주는 게 많다. 첨삭도 돈 있으면 다 된다. 이런 학종이 70~80%까지 확대되면 결국 남이 쳐주는 시험이 된다. 그렇다고 학종을 아예 없애자는 게 아니다. 분명 점수로 알기 힘든, 천재 같은 친구들이 있다. 그런데 이런 특출난 학생들이 70~80%씩 되진 않는다.

- 강성태 / 출처

 

대부분의 수시 전형, 특히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는 학생의 역량에 대해 참고할 수 있도록 자기소개서나 추천서를 일정한 형식에 맞춰 작성하게 하며, 이것은 학생부와 함께 학생을 선발하기 위한 자료가 된다. 이것들은 학생부에 대한 참고 자료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생부만큼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일단 전형에서 쓰이는 자료라는 점에서 그 비중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자기소개서는 학생이 작성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실제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의 부모, 지인 등이 첨삭해 주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대리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는 수시에 합격하는 자기소개서를 만들기 위해 고액 컨설팅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하며, 이것은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라 불리는 또 다른 원인이다. 대학 측에서는 대필된 자기소개서를 걸러내기 위해 유사도 분석 등의 시스템을 이용하지만, 오히려 학생이 순수하게 작성한 자기소개서의 표절률이 더 높게 나오기도 한다.

 

또한 교사들이 자기소개서 역시 수시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은 우수한 학생 위주로 첨삭 지도를 해 주는 경향이 있기에 학생들이 차별받을 수 있다는 점, 자기소개서를 성공적으로 작성하기 위해서 국어 교사의 첨삭 지도를 받을 때 그 국어 교사의 실력에 따라 자기소개서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자기소개서의 '불공정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면, 정시의 경우 대부분의 대학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만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수능 성적은 객관적인 점수로 나타나므로 주관적인 해석의 여지가 없다. 일부 내신이나 학생부를 반영하는 대학이 있지만 반영 비율은 수능에 비하면 미미하며, 그마저도 실질 반영 비율을 따지면 더욱 낮아지므로 거의 수능으로 결정된다.

 

자기소개서, 면접 등 전형 관련 자료를 인공지능으로 평가하면 공정하지 않겠느냐고 할 수 있지만, 대학 측에서 특정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하여 고의적으로 인공지능의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를 조작하거나, 인공지능의 한계로 인해 학생의 역량 및 발전 가능성 등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거나, 진정으로 인재에 가까운, 선발해야 하는 학생들보다 AI에 최적화되도록 준비한 학생이 선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아마존닷컴에서 채용을 위해 2014년에 도입한 AI 면접에서 성차별 논란이 발생한 것을 생각하면 대학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또한 면접 문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면접 상위권과 하위권의 학업 성취도에 큰 차이점이 없었다거나, 적성검사 결과와 학교 성적을 이용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한 점수를 이용한 결과가 면접관의 평가보다 훨씬 정확하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으로 볼 때 면접이 인재 선발을 위한 좋은 방법이라고 보기 어렵다.

 

 

학생부종합전형은 금수저 전형이다

 

고3때 저서, 인도 대통령의 추천사

https://www.yna.co.kr/view/AKR20190830118151005

 

 

학생부종합전형은 저소득층 학생에게 비교적 불리한, 소위 금수저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학종은 계층 간 사다리를 붕괴시킨다는 말이 자주 나오고 있다.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위해 사교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저출산이 심화된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이는 크게 방향성을 잡기 위한 것과 외부 활동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고등학교 입학 이후 일반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는 학생부종합전형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이 부족하며, 방향성을 잡고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대비시키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고액 컨설팅 등을 통해 많은 돈을 지출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매우 큰 경제적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 입시에 대해 다룬 2018년 드라마 SKY 캐슬이 이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시골 지역의 경우 학교나 지역 사회에서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편이며, 이 때문에 방향성을 잘 잡지 못하고 그 결과 도시 지역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

 

또 학생부에 외부 스펙을 기재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 소논문이나 해외 경험 등 학생부에 스펙으로 기록할 만한 외부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드는 경우가 많다. 외부 활동은 이전에도 학교장의 승인을 받은 것만 기재가 가능했으며, 2019년 고1부터는 아예 기재할 수 없도록 했지만, 지금까지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기 위해서 수많은 과장, 왜곡이 이루어졌듯이 이 부분 역시 교외 활동을 교내 활동으로 적절히 포장할 수 있다. 또한 학교 측에서 금수저 집안 학생들을 밀어 주기 위하여 교내 활동으로 해외 문화 탐방 등을 하는데, 이때 비용은 학생 측이 대부분 부담하게 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또, 금수저 학생이 학교를 졸업한 후에 대학에 거액을 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대학 측에서 고의적으로 금수저 학생을 선발하려고 할 수도 있다. 금수저 학생의 학생부 데이터를 분석해서 그 데이터와 비교적 많이 일치하는 학생을 선발하는 것이다.

 

반면 정시에서는, 어느 정도의 사교육이 수능 점수를 올리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기존의 유형을 깨뜨리는 신유형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며, 사교육 업체 간의 경쟁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능을 준비하기 위한 강좌를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시를 금수저 전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복잡한 입시는 낙후지역이 불리하다

 

수시의 경우 각 대학마다 학생부의 어떤 요소를 중점적으로 반영하는지의 전형 방법이 다양하며, 매년 달라진다. 학생부종합전형과 같은 학생부 전형도 결국 순위를 매겨서 합격자를 가려내야 하기 때문에 학생부에 나타나 있는 각 내용별로 점수가 부여되며, 어떤 내용이 쓰이면 고득점을 받는지 알아내서 최적의 학생부를, 그것도 지원 가능 범위에 있는 각 대학별 평가 방법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따라서 낙후지역의 학생들과 학부모가 학생부를 토대로 어떤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적합한지 판단하기 어렵다. 반면 강남 8학군 등 교육 환경이 좋은 지역에서는 고등학교나 각종 사교육 업체의 고액 컨설팅 등을 통하여 이러한 입시 정보를 얻기 쉽다. 즉, 수시는 정보력이 높은 학생(학부모가 그 정보를 얻기 위해 발로 뛰어다닌)에게 보다 유리해지고, 이 정보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교육 환경이 좋고 재력이 높을수록 많다. 평등을 추구한다는 학종이 오히려 정보 격차를 고착화시킬 수 있는 것이다. 수시를 준비하기 위하여 지방의 학생들이 대치동 투어에 나서기도 하고,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수백만원짜리 고액 수시 컨설팅이 실제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수시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서는 학생의 능력이나 노력보다는 부모의 인맥이 필요하다. 부모의 지인 중 대학입시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수시의 방향성을 쉽게 잡을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또한 자사고 및 특목고가 수시에 반영되는 각종 활동도 일반고보다 많고, 수시의 방향성 역시 보다 잘 잡아 주기 때문에 입시 경쟁이 사실상 중학교 때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층은 돈이 없어서 자사고 및 특목고에 진학하지 못해서 수시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반면에 정시의 경우는 각 대학마다 수능의 영역별 반영 방법이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상위권 대학의 경우 거의 다 수능의 전 영역을 반영하며, 결국 수능을 준비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으므로 수시에 비해 어떤 것을 준비해야 하는지 파악하기 쉽다. 즉, 앞에서 말한 정보력의 영향력이 작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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