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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차례와 제사상을 차려오셨던 어머니가 명절 파업을 선언해서 3대 독자인 기자가 직접 장을 봐서 설날 차례상을 차려보았다는 내용이었다. 명절마다 어머니와 며느리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내용을 보여주는 이 기사는 수천 건의 댓글이 달리는 전설 아닌 레전드 기사가 되었다.


3대 독자라던 기자의 체험 기사의 내용에 있어서는 안 되는 숙모와 형수님, 삼촌들이 등장했다. 네티즌들이 댓글로 이것을 지적하자 기사 본문 속 '숙모와 형수님'은 '고모와 외숙모'로 바뀌었다. 거실에 앉아 있던 삼촌들도 고모부와 외삼촌으로 수정되었다.


그러자 수정된 기사를 보고 '외삼촌들과 외숙모들은 자기집 제사를 안 지내고 왜 여기 와서 제사를 준비하냐?'라는 지적이 올라왔다. 그러자 다시 기사 속에 있던 '외삼촌과 외숙모'는 사라지고 '고모와 고모부'만 남았다. 그러자 외삼촌네 아이들은 졸지에 부모가 없어졌고, 고모부와 거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 사람이 누구인지도 날라가 버렸다.


더군다나 기사 상단에는 분명히 할머니가 3대 독자와 차례상을 차렸다고 나와 있는데, 기사 말미에는 어머니께서 "손주가 차린 차례상을 받는 할아버니 할머니는 없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한다. 위에서 같이 차례상을 차렸던 할머니가 기사 뒤쪽에서는 제사상을 받는 아스트랄한 상황이 되어버린 것...


또한 기사가 수정되는 와중에 처음 증거라고 올라왔던 카톡 이미지까지 편집되어서 올리기까지 했다.

실시간 수정 내역.

 

이 기사는 많은 네티즌들의 비아냥과 비웃음의 대상이 되었고, 다른 언론사에서도 기사화가 될 만큼 크게 이슈가 되었다. 최종 수정본은 기사가 처음 올라간 후 이틀이나 지난 후에야 완성되었는데, 보통 언론사 홈페이지에는 댓글이 많이 달리지 않지만 유독 이 기사에는 백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나중에 '이 기사는 실제 수습 기자가 직접 체험한 사실에 입각해서 만든 것이며, 기자가 친가와 외가를 헷갈려서 실수가 있었다.' 라고 해명했지만, 상식적으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아서 언론사에 입사할 만한 사람이 친가와 외가 족보를 헷갈린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을 뿐더러, 이런 기사가 버젓이 올라올 때까지 데스크에서 어떠한 검증도 없이 기사를 올렸다는 것은 단순히 수습 기자의 잘못으로 몰아가기에는 너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고모부는 고아냐? 즈그집 차례지내러 안가냐?

기사도 소설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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