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시대 갑옷의 종류와 변천사

흔히 판타지에 나오는 가죽갑옷

 

도둑 캐릭이나 레인저 캐릭들이 입는 걸로 주로 나오는데 판타지겜이나 양판소 주인공이 초반부에 싼맛으로 입지

갑옷 가게 가서 한벌 금방 뚝딱 만들어 달라해서 ㅇㅇ

아니면 민첩한 주인공이 가죽 갑옷 입고 둔한 중장기사들 썰기도 하고...

 

 

물론 가죽갑옷은 금속 갑옷이 나오기 전인 석기 시대부터 고대 시대까지 인류에게 유용하게 쓰였음

 

 

그냥 사냥해서 가죽 벗기고 둘러싸기만 해도(hide armeor) 털+가죽피부 젤라틴층+피하지방층으로 맨몸보다 훨씬 방호력이 있고 (무겁고 처리도 안한 생가죽이라 금방 썩지만)

 

 

로마 등 고대 시대에는 가죽 갑옷의 장기간 사용을 위해 적당한 무두질과 기름칠하고 음지에 말리는 경화질 작업으로

갑옷으로 만들어썼음 (이 무두질 작업이 엄청 냄새나기 때문에 가죽 가공 하는 애들은 민가에서 떨어져서 살았음)

 

 

고대 중국은 밀림이어서 코끼리와 코뿔소가 서식했는데 가죽 갑옷 만들려고(+고기) 코뿔소를 사냥해 씨를 말렸다고 하지

 

 

이 가죽 갑옷의 최종 진화형이 가죽으로 만든 가죽 찰갑(scale armor)과

 

 

중세 후반까지 나름 명맥을 유지한 경화가죽갑옷인 퀴르 부이(boiled leather armor)임

 

가죽 갑옷의 문제점은 얄팍한 방어력도 있지만 가죽 자체가 비싸다는 것과 칼집 하나 나면 그 부분을 통째로 수선해야 됐다는 점임

 

문명이 발달한 이후로 보통 소가죽으로 만들어 입었는데 소는 지금도 비싼데 중세 당시에는 얼마나 비쌌겠냐?

게다가 어디 하나 칼빵 나면 그 부분만 땜빵이 불가능해서 판떼기를 전부 갈아야되니 수리 비용이 어마무시했음

 

 

지금도 가죽 가방 같은 제품 고치는 값 생각해봐라 비싸지

그리고 각종 가죽끈이나 벨트, 부츠 등 가죽은 갑옷말고도 수요가 잔뜩 있어서 다르게 쓰이는 분야가 많아 갑옷에 돌리기 애매했음

 

가죽 찰갑(스케일 아머)의 경우 뱀비늘처럼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짜투리 가죽을 이용하기 쉽고 땜빵난 부분만 다시 만들어 꼬매면 됐기 때문에 생겨났음

 

퀴르 부이(보일드 레더 아머)는 가죽을 파라핀으로 칠해서 기름에 끓여서 만드는 갑옷인데 오늘날 플라스틱급으로 가죽 갑옷 최고의 단단함을 자랑하지만 그만큼 구부러지기 어려워 입고 움직이기 불편해지고 만들기나 고치기가 어렵다는 단점은 여전함 비싸기도 하고

 

그럼 어떤 걸 가성비 갑옷으로 입었느냐

천갑옷임

 

갬비슨(gambeson)이라고 부르지

대략 10세기 전후로 방직기술의 발달과 함께 등장한 갑옷인데 천갑옷이라고 무시하지마라 어마어마한 가성비를 자랑함

 

천으로 만든 재킷 안에 두꺼운 아마포나 솜, 가죽 귀퉁이나 털들을 쑤셔넣어서 가죽갑옷보다 훨씬 뛰어난 방어력을 자랑했음

 

 

천옷이라 입기도 편하고 움직이기도 편한데 만들기도 싸고 전투 후 땜빵이 나면 다시 그 안에 각종 건더기를 집어넣고 꼬매면 수리가 완료됨

 

값비싸고 수선이 어려운 가죽갑옷을 대체할만한 갑옷이었지

 

 

위쳐 같은 갑옷 고증 좋은 롤플레잉 게임에 허구헌날 나오는 강베송이 이 갬비슨을 말하는 거임 (프랑스어 발음)

디아블로 같은 게임에 패디드 아머나 퀼티드 아머, 누비 갑옷 등으로 나오는 갑옷이 이 갬비슨임

아밍 더블릿이라고도 부름

 

 

군필들은 친숙한 디자인일텐데 우리가 아는 깔깔이 강화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됨

칼로 베어도 멀쩡한 깔깔이 정도로 ㅇㅇ

전쟁터에서는 칼을 오래 써야했기 때문에 칼날을 날카롭게 갈지 않았고 그래서 갬비슨으로도 베기 공격을 상당히 막을 수 있었음

 

깔깔이가 야상(외피) 아래에 입는 내피듯이 이 갬비슨을 입고 그 위에 갑옷을 차려입었음

 

 

두터운 솜옷이기 때문에 갬비슨을 입고 이 위에 체인 메일이나 플레이트아머를 입으면 충격을 흡수해주지

 

 

플레이트아머를 입을 때는 겨드랑이 등 갑옷이 빈 부분에 사슬 갑옷을 달아 빈틈을 메꾸기도 했음

 

 

장인이 직접 만들고 철도 많이 들어가서 비싼 체인메일이나 플레이트메일과 다르게 (평민이 체인메일 같은 걸 전쟁터에서 얻으면 몇대째 물려쓰기도 했음) 갬비슨은 엄청 싸기 때문에(정 뭣하면 직접 만들 수도 있음) 이 갬비슨마저 입지 못할 병사는 없었음

 

기사나 맨앳암스 같이 돈많아서 금속갑옷 차려입는 애들과 다르게 전쟁에 나가는 평민들도 아무리 가난해도 갬비슨 정도는 충분히 구해입을 수 있었거든

 

 

정 뭣하면 가슴이나 심장 부분을 가리려고 그 부분만 철판을 덧입기도 했음.

아니면 짤처럼 팔이나 어깨 등만 철판으로 보강하기도 하고.

 

즉, 보통 rpg나 양판소에서 클리셰처럼

천갑옷<<가죽갑옷<금속갑옷으로 나아가는 것과 다르게

실상은 가죽갑옷<천갑옷<금속갑옷이었던 거 ㅇㅇ

 

 

체인메일/플레이트메일 아래에 입는 갑옷이라 기사도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해서 귀족들은 평상복으로도 장식을 넣은 갬비슨을 입기도 했음

 

 

 

그리고 던전 앤 드래곤스에서 나온 뒤로 여기저기 나오는 스터디드 레더 아머라는 갑옷 분류가 있는데 이는 사실 역사상에 없는 갑옷으로 근본없는 창작품임

 

가죽 갑옷에 징을 박아 방어력을 높였다고 그냥 가죽갑옷보다 한 티어 위로 등장하는데 가죽 갑옷에 징 몇개 박는다고 방어력이 높아지겠냐?

 

 

이는 사실 징박은 가죽갑옷이 아니라 브리건딘이라고 불리는 갑옷을 던전앤드래곤스 제작자가 오해해서 생겨난 건데

 

이 브리건딘은

 

동양에서 말하는 두정갑이라고 부르는 갑옷 분류임

천이나 가죽으로 옷을 만들고 그 안에 분리된 철판을 넣은 갑옷이지

 

 

까보면 이렇게 되어있음

이 브리건딘 역시 만들기 쉽고 입을 때 유연하며 고장났을 때 그 부분 철판만 갈아서 다시 꼬매면 되기 때문에 수선도 매우 쉽지

 

겉으로 드러나는 징박은 부분은 저 철판을 천옷/가죽옷에 고정시키기 위에 박은 거임.

 

 

단점은 체인메일 플레이트메일 등과 다르게 브리건딘은 갑옷길드 소속 장인들이 만들던 게 아니라서 품질이 상당히 들쑥날쑥했다는 점임.

 

그리고 과거에 쓰인 철판들을 재활용한 경우가 많아서 철판의 두께가 일정치 않기도 했음

 

 

르네상스~근세로 오면서 가죽 갑옷이 다시 부상했는데 소가죽으로 만든 두꺼운 코트임(버프코트)

이는 초창기 총기가 성능이 구리고 유효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원거리에서 날아오는 눈먼 머스킷탄 정도는 막을 수 있어서 쓰였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중세유럽에 가죽갑옷이 없던 건 아닌데(동양은 딱히 별로 없었던 걸로 앎) 좀 비싸고 수선도 어렵고 방어력도 애매해서 가성비 라인에서는 갬비슨(누비갑옷)에 밀려서 비주류 갑옷 취급이었음

 

가죽은 보통 유연성을 위한 곳에 부수적으로 쓰였다고 보면 됨.

중세덕후나 갑옷덕후라면 환장하는 갑옷 이야기.

 

 

동양도 가죽 갑옷 썼을걸... 당장 유명한 류성룡 찰갑부터 가죽제임 가죽찰편 사용했다고 들었는데

류성룡 찰갑이 가죽찰로 만든 가죽갑옷 맞고 검은색 옻칠한 가죽이라 재현품 보면 플라스틱처럼 보이지

두정갑도 안에 방호재를 가죽으로 만들어 쓰기도 함 기록에 피갑 지갑이라고 나와있는 것들이 방호재로 분류해서 이름 붙인것 추노에 나오는것처럼 종이갑옷이라고 판떼기를 만든게 아니라 지찰로 만들어서 찰갑이나 두정갑 방호재로 씀

 

대나무는 갑옷 안만들었나? 뭐였더라...암튼 만화에서 나온 적 있었는데 그냥 순수창작?

갑옷도 있긴한데 유명한건 등패 아님? 한국중국 등패 일본 족속 삼국지 보면 기름칠한 등나무 갑옷인가 나오긴할텐데

삼국지에서 맹획 동맹 애들이 기름 먹인 대나무 갑옷 입었다가 다 타죽지 않았나?

 

고대 밀림이었던 중국은 얼마나 예전을 말하는거야? 궁금

하은주 이때쯤이 밀림이었을걸

주나라 초기까지는 밀림이었음

중남미 아즈텍 잉카 이런 나라들 느낌은 그냥 은나라 정도로 보면 되고

아즈텍도 고대 아님

강남은 송나라때부터 대도시가 생김

장기로 초한전을 나타낼 때 코끼리가 있었으니까 삼국시대에도 남부지방은 밀림이었다고 봐야지. 오나라 역사 보면 밀림 개척 역사임.

초딩땐 아즈텍이 칼도없어서 빠따들고다니길래 무슨 신석기시대 고대국가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중세시대 국가인거에서 ㄹㅇ 충격받음 ㅋㅋ

 

누비갑옷이 의외로 방어력이 좋았나보네 ㄷㄷㄷ

킹덤컴 딜리버런스 보면 갑옷 안에 내복 격으로 갬비슨 입던데 고증이었네 ㅋㅋ

일본 오오요로이도 소가죽으로 만든 찰갑인데

 

저 깔깔이 솜옷을 입고 여름에 더워서 전쟁을 어케 하냐

유럽은 후덥지근 하진 않음

동아시아 날씨가 ㅈ같은거지 저긴 안 그래

더울래? 칼맞을래?

안 죽으려니까 억지로 입고 싸우는거지 실제로 탈진도 많이함

지중해성 기후는 좆선처럼 고온다습하지 않고 심지어 중세때는 소빙하기라 날씨가 으슬으슬해서 농사도 ㅈ망하던 때임

 

중간에 저거 무슨애니임?

일본 애니 순결의 마리아 백년전쟁 시기에 마녀랑 괴물이 실제로 있었다면 이라는 내용임 중세 갑옷/무기 고증 엄청남

 

패딩 ㄷㄷ

몽골제국이 저 천갑옷입고 여포했음

 

근데 동양 가죽갑옷이 없을리가 없는게 몽골놈들부터 해서 유목민들 기본이 가죽일건데 ㅋㅋ 이새끼들이 길쌈하고 있겠냐?

당장 쳐보니까 몽골전통 가죽갑옷 나오네. 중세라고하는거보면 시기차이는 있겠지만 유목민들 보나마나 입었겠지

그러게 한중일은 안입어도 그 위쪽은 다 입었을듯

 

사극에 나오는 갑옷들 좆밥인줄 알았는데 열어보면 다 쇳덩이였네

부연으로 르네상스 시대에 쓰인 버프코트는 그냥 가죽갑옷이 아니라 기름으로 경화시키는 공정을 추가로 거쳤음. 그래서 보기보다 유연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았지만 운좋으면 총알을 막을 정도로 무게대비 방어력이 좋아서 중세의 갬비슨을 대체했다고 함.

 

가죽은 그럼 방어도는 어땠노? 천이랑 비빔?

저거 버프코트 방어력은 씹오졌다하더라 거의 철갑옷비빌정도

가죽 딴딴하게 가공 처리 하면 ㅋㅋㅋ 앵간한 칼로는 그냥 밀려나간다

 

이런거 입어도 칼맞으면 존나 아프긴 하겠지? 절삭력이 없다 해도 철몽둥인데

죽을거 처맞는정도로 바꿔주는것

원큐에 반갈죽 날 거 부러지거나 터지는 수준으로 끝내줌

 

천<가죽<철 갑옷인줄 알았는데 꼭 그런 것두 아니구나. 생각해보면 가죽으로 뭐 만드는 건 엄청 불편하겠네. 전통무두질 그거 뭐 오줌도 쓰고 개지랄 난다고 하더만

 

중국에 코뿔소도 살았다던데 내가 알기론 저 중국 가죽 갑옷은 하마가 아니라 코뿔소 가죽이 재료로 알고 있음. 코뿔소 멸종하게 된 이유도 저 가죽 갑옷 만들려고 몰살..

 

뭐 보니 저 갬비슨이란 옷 칼로 후려도 섬유에 막히던데 잘해야 솜 쥐어뜯는 수준의 손상이드라

검의 달인들은 저런 갑옷들에서도 한 눈에 이음매를 찾아 타격하기 때문에 갑옷 별 소용없음

 

면갑옷은 총알도 막음. 그래서 조선말기에 면 30겹 겹쳐입으니까 조총 방호 가능하다는 기록도 있고 실제로도 착용함. 근데 서양식 미니에탄(뾰족한거)에는 그냥 관통당해서 앙요때 많이 뒤졌다더라

 

서양도 14세기부터 화포가 전장에서 쓰였다. 화약은 중국에서 개발되었지만 화포가 야전에서 쓰인 건 서양과 시기가 거의 동일함. 플레이트 갑옷이 도입되기 시작한 시기도 14세기임. 화포랑 플레이트갑옷은 상관없다. 체제차이라고 하기에도 뭐한게 일본이 서양의 체제와 비슷하게 대입되는데 기술력의 부족으로 동시기 한국보다 갑옷이 딱히 더 우월하다 말하기 어려웠음. 결국은 기술력의 차이임. 중동도 이미 15세기 당시에 유럽에서 고품질의 갑옷을 수입해서 쓰고는 했다는 기록이 나옴

 

가죽 입는 이유가 칼로 베어지는거로부터 막을려고 입는거지. 칼로 찔러서 밀어넣으면 답없음 ㅋㅋ 그래서 죽창 조심해야함. 그래서 가죽 갑옷을 입으니깐 민첩성을 요하게 되는 거임. 베는건 어느정도 막아줘도 찌르는건 얄짤없거든 그리고 속에 자주 입는 체인메일도 찌르는 힘에는 개 약함

 

전쟁터에서는 칼을 오래 써야했기 때문에 날카롭게 갈지 않았다는 말은 개소리인게 당연히 날을 갈았음 그리고 천 갑옷이 사기인게 화살도 막았다는 기록이 있음

 

그래서 대체 왜 갬비슨은 옷 색깔을 왼쪽 오른쪽 짝짝이로 염색해서 입었냐구요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나!

간지

용병들이 자기집단을 알리려고 화려한 갑옷을 입기 시작했는데 짝짝이로 색상을 나누면 대비효과 때문에 더 눈에 띄어서 그렇다고 들음

색으로 편가르기

 

메일은 사슬갑옷과 동의어임 체인메일까진 양놈들도 많이 써서 그렇다 치는데 플레이트메일은 없는 말이니까 아머라고 써라

 

10세기에 천은 뭘로 만듦?

물레 베틀 뭐 그런거 본적 없음?

재료가 뭐냐고 그니까 면은 없었을거 아니냐고

전통의 재료는 아마, 대마, 모시풀 그리고 면도 재배되긴 했었음. 품질이나 생산량이 별로였어서 많이 재배 안 되었던거일 뿐.

나긴 나겠지 우리나라도 밀 났으니까 귀해서 글치 본문엔 천갑옷이 엄청 싸다길래 당연히 면은 아닐거 아님?

양모 섬유재배는 산업시대와야지 안정적인 공급이 성공함

그래서 내 생각에 10세기 천갑옷이 쌌다는 말은 좀 이상함

 

 

찾아보니 12세기 영국에선 자유민은 의무적으로 무기, 갑옷 소유해야 했다 하니 살인적으로 비싸지는 않았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