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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1년 태어난 이 곰은 어미를 잃고 한 폴란드 소년에게 주워져서 시장에 팔리게 됩니다

원래는 서커스용으로 팔려나갈 운명이었을지도 모르나 최종적으로는 폴란드군에 기증되었고, 그렇게 폴란드의 병사가 됩니다

 

그렇게 보이텍은 자유 폴란드군 2군단 22보급중대로 배치되게 됩니다.

보이텍은 온순한 성격 덕에 병사들을 어미처럼 따랐고 병사들도 보이텍을 그냥 큰 개 정도로 여기면서 잘 돌봐주었다고 합니다

 

보이텍은 병사들과 먹고 잤으며 장난치는 것을 즐겼고 완전히 다 크고 나서도 병사들을 잘 따랐다고 합니다

 

보이텍은 22중대를 따라서 이란, 이라크, 시리아, 팔레스타인, 이집트, 이탈리아, 영국까지 따라가는 등 나름대로 바쁜 군생활을 했습니다

동물을 출입시킬 수 없다고 박대당할 뻔 한 적도 있어 22중대에서는 보이텍에게 정식으로 계급장을 지급하기도 했죠.

 

그렇다고 보이텍이 그냥 마스코트로 따라다니기만 한건 아니고 훈련을 받아서 병사들과 함께 싸웠다고 합니다

한번은 독일군의 스파이가 잠입한 적도 있었는데 냄새로 독일군을 알아차려서 생포까지 했다고 하네요

 

1944년 몬테카지노 전투에서는 포성에도 겁먹지 않고 동료들과 함께 25파운트 야포 포탄을 운반하는 일을 하며 전투에 참가했습니다

단 한 발도 떨어뜨리지 않았으며 그 용맹함을 보고 전우들도 단순한 곰이 아닌 동료라고 칭했다고 합니다

이 일화 덕분에 폴란드 제22보급중대의 부대마크는 포탄을 나르는 곰의 형상을 본뜬 것이 되었습니다. 제22보급중대는 아직도 보이텍을 부대마크로 쓰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났고 자유 폴란드군은 승리를 거두었고 보이텍은 유명인사가 되어 22중대 인근의 윈필드 공원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22중대원의 사랑과 많은 취재를 받아가며 맥주도 마시는 등 나름대로 대접을 받으면서 행복을 누렸다고 하네요

그러나 보이텍의 황금기는 여기까지였습니다

 

폴란드가 공산화함에 따라 자유 폴란드국 소속의 모든 병사들은 폴란드로 귀국하지 못했고, 보이텍 역시 그러했습니다

1947년 자유 폴란드군의 해체에 따라 22중대 역시 해체되었고 보이텍 역시 자유 폴란드 군이었기 때문에 공산 폴란드에서는 받아들일 리 없었죠.

조국을 위해서 싸웠지만 돌아갈 조국이 없어진 슬픔은 보이텍 역시도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사진은 2차 대전 이후 영국에서 찍힌 보아텍입니다.

보이텍은 결국 자기 부대원들과 마찬가지로 폴란드에 가지 못했습니다. 더 이상 돈이 없던 폴란드는 피눈물을 흘리면서 보이텍을 영국 동물원에 기증했습니다. 거기서 보이텍은 여생을 지내게 됩니다

결국 보이텍은 에든버러 동물원으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전우들과 헤어져 외로이 살게 됩니다.

홀로 남겨진 보이텍은 죽을 때까지 늘 전우들을 그리워하며 쓸쓸하게 지냈다고 합니다.

먹이도 풍족하고 총알 맞을 일도 없었지만 꽐라에 꼴초인 보이텍은 불행했습니다. 군대 시절에 물처럼 들이마시던 맥주도 없었고 담배도 없었습니다. 동물원이니까 관리한답시고 그런걸 일체 배제한 것입니다. 그러나 담배나 맥주보다 더 그리운 것은 함께 싸우던 폴란드 군인들이었습니다.

우울증에 빠진 보이텍은 하루종일 곰굴에 처박혀서 벽만 바라봤습니다. 전쟁영웅 곰탱이를 보러 영국 전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왔지만 보이텍은 주둥이 끝도 굴 밖으로 내밀지 않았습니다.

보이텍이 굴 밖으로 나오는 것은 영어가 아니라 폴란드어가 들릴 때 뿐이었습니다. 조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폴란드 군인들은 동물원에서 홀로 지내는 보이텍이 쓸쓸할까봐 자주 찾아왔던 것이다. 폴란드년들이 폴란드어로 부를 때만 쏜살같이 달려나온 보이텍은 항상 담배를 요구했습니다. 얼마나 급했는지 불도 안 붙인 담배를 통째로 씹어먹었다고 합니다.

이란에서 태어나서 중동 전역을 돌아다니며 나치와 싸우다가 이탈리아에서 전쟁영웅이 되었지만 이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게 된 보이텍을 바라보면서 폴란드 군인들은 훌쩍거렸습니다. 자기 처지도 하나도 다를 것이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갈 곳을 잃어버린 것은 전우들도 마찬가지였기에 가끔씩 찾아와서 보이텍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고 하네요.

 

유명세 때문에 취재가 와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와도 보이텍은 굴 안에서 나오지 않았지만 전우들이 썼던 폴란드어 하나만큼에는 확실히 반응해 달려나와서 엄청나게 반가워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쓸쓸하게 지내던 보이텍은 22살의 나이로 동물원에서 늙어죽었습니다.

그렇게 보이텍은 1963년 22세의 나이에 사망하였고, 최종적인 계급은 하사였다고 합니다.

이후 폴란드 제 3 공화국이 출범하면서 보이텍도 참전영웅으로 인정받아 2013년 폴란드에 기념비가 세워졌다니 그나마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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