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트루 톤에 대해

트루 톤의 개념이 무엇인가?

 

애플에서는 트루 톤에 대해 '디스플레이를 주변광에 맞춰 색상이 다른 환경에서도 일관적으로 보이도록 자동으로 조정합니다.' 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트루 톤은 우선 색을 다양한 환경에서 일관적으로 보이도록 하는 기능이라는걸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모두가 알듯 주변광의 색온도에 따라 화면의 색온도를 사용자가 일정하게 인식하도록 조정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구현할까요? 트루톤은 멀티채널(노치 아이폰 6채널, touch id 탑재 애플 기기 4채널) 센서를 통해 구현합니다.

 

 

애플이 트루톤을 위해 탑재한 멀티채널 센서는 이번 tvOS에서 TV 캘리브레이션도 가능케 하는 RGB모두를 정확히 인식하는 센서임으로 센서 성능에 대한 의심은 불필요해 보입니다.

 

또한 해당 설명을 보면 실제 백지와 흡사한 시각경험을 가능케 한다고 언급합니다. 그리고 보다 (색이) 자연스럽고 정확하다고 언급합니다.

 

정리하자면 트루 톤은 주변 환경에 따라 화이트밸런스를 조정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 화면을 실제 백지(주변광을 반사하는 백지)와 같이 보이게 하고, 정확한 색을 보이게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트루 톤이 왜 필요한가?

 

사실 우리 눈은 주변 광의 색온도에 맞춰 색 순응을 해버립니다. 그래서 주변 광을 그대로 반사하는 주변 물체들이나 백지는 우리의 색 순응한 눈이 정확한 색깔이라고 인식합니다.

색 순응에 대한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겠습니다.

아래 첫번째 사진의 가운데 점을 30초 동안 응시한 후 그 아래 사진의 가운데 점을 봐보겠습니다

 

놀랍게도 양쪽의 화이트밸런스가 다른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색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색 순응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특정 색온도로 설정된 화면을 보면 색이 이상하게 느껴집니다.

 

한 장소에 가서 (오토 화이트밸런스가 완벽한 카메라로)사진을 찍고, 조명이 3000K인 집에 와서 캘리브레이션이 잘 된 프린터로 인쇄한 사진과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에 해당 사진을 띄웠을 때, 디스플레이로 보는 사진은 내 기억과는 색이 다르고, 인쇄된 사진의 색이 기억에 더 가깝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인 디스플레이는 6500K의 색온도를 지향하지만 주변 광은 3000K이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색 관련 작업을 하는 전문가들은 주변광을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통해(디스플레이가 위치한 곳의 벽지를 중성회색으로, 조명은 5000K의 색온도인 간접조명, 조명 통제가 힘들면 완전 암실로 등...)으로잘 통제하고 화면을 봅니다. 이렇지 않으면 상대적으로 다른 색이 보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보통은 집에서 조차 주변광을 통제하고 화면을 볼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게 트루 톤입니다. 트루 톤은 다양한 환경에서 일관된 색을 볼 수 있도록 실시간으로 주변광에 상대적인 캘리브레이션을 해줘서 사용자가 색을 일정하게, 정확하게 볼 수 있도록 해주는거죠.

 

저는 트루 톤 기능이 에어팟 프로의 적응형 EQ와 굉장히 유사하다고 봅니다. 사람의 귀 모양이 달라 이어폰을 끼면 밖으로 세어 나가는 소리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같은 소리를 듣지 못 하고, 양쪽 귀도 같은 소리를 듣지 못 하는데 모든 사용자가 같은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피드맥 마이크를 통해 빠지는 음역대를 측정하여 보강하는게 적응형 EQ입니다. 이때 출력되는 음원은 적응형 EQ로 귀에 맞게 조정된 음원이기 때문에 스피커로 들으면 틀리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다만 귀로 들을때는 정확한 소리입니다. 트루 톤도 마찬가지로 현재 출력되는 화면의 색은 변하지만 사용자가 일정하게 볼 수 있음으로 상대적으로 정확하다고 판단합니다.

 

 

트루 톤에 대한 오해

 

'색이 바뀌면 정확한게 아니지 않느냐', '사람마다 색 순응 시간이 다른데 디스플레이가 색을 빨리 바꿔버리면 정확한 색을 보는게 아니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선 색은 상대적입니다. '정확한 색'의 개념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따라 트루 톤이 색을 왜곡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주변광에 색 순응을 해버린 눈에 같은 색온도로 보여주면 추가적인 색 순응이 불필요하고, 바로 정확한 색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정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건 색이 상대적이다 vs 절대적이다의 개념이므로 트루톤 관련에서 다룰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그리고 사람마다 색 순응 시간이 다르다는 의견은 의미가 없습니다. 순응 되기 전 눈이 6500K의 색온도로 보고있지 않으면 6500K로 고정된 화면도 색이 틀어지게 보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순응에 시간이 느려도 결국에는 순응이 이루어 질텐데(위 사진은 30초) 그때는 (주변광이 6500K이 아니라는 가정 하에) 6500K의 디스플레이가 더욱 색이 틀어지게 보이겠죠. 주변광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는 정확한 색을 볼 수 있을테고요.

 

그리고 트루 톤에 대한 굉장한 오해가 하나 더 있는데 '트루 톤 그거 그냥 화면 노랗게 만드는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트루 톤은 주변광에 색온도를 조정하는 기능이지 노랗게 만들지 않습니다. 주변광에 따라 최대 8500K까지도 올라갑니다. 주변광이 푸르다면 푸르게 될 수 있다는거죠.

 

마지막으로 '색 관련 작업 전문가는 트루 톤 끄고 쓰는데 트루 톤 색 틀린거 아니야?' 라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지만 정확한 색을 보려고 트루 톤을 꺼버리기만 하면 오히려 색이 어색하게 보입니다. 그래서 트루 톤을 끈 채로 정확한 색을 보려면 까다로운 조건에(벽은 중성회색, 간접조명으로 5000K... 등등) 맞춰야 합니다. 단순히 모든 전문가들이 트루 톤을 꺼버리는건 아니라는 말입니다. 만약 카페같은 곳에서 노트북으로 작업을 한다면 트루 톤을 켜고 작업하는게 색을 정확하게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왜 이런 글을 쓰는지

 

본문에서는 트루 톤이라고 칭하였지만 트루 톤은 애플에서 부르는 명칭이고, 트루 톤은 애플만이 탑재하는 기능도 아닌데 주변에선 애플 기기에서 주로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일거라고 생각하면 안 되겠지만 트루 톤에 대한 평가가 박합니다.

 

저는 트루 톤 기능이 정확한 색을 보는데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여러가지 기기에서 트루 톤과 같은 기능을 만나보고 싶습니다. 따라서 기기를 좋아하는 여러분도 무조건 싫어하지만 마시고 조금 알아보고 굉장히 중요한 기능 중 하나라는 점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소비자가 적응형 색온도 조절 기능을 원하게 되고, 많은 기업에서 이 기능을 탑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열린 생각을 가지고 글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