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경제 제재가 러시아를 죽이는가"
- 카밀 갈레예프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 연구소 우드로 윌슨 센터의 독립 연구자겸 기자.
소련 이후의 러시아의 정체성과 러시아 민족주의에 대해 투고함.
러시아의 주요 야당 언론에서 투고한 경력이 있음.
트위터에서 작성한 61개의 멘션에 대해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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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의 경제 제재가 어떻게 러시아를 죽이고 있는가
러시아는 무너지고 있다. 2014년의 낡은 제재는 새로운 혁신적인 무기의 개발을 방해해왔다.
2022년의 새로운 제재는 러시아의 군사적 노력을 훼손하고 기술망과 통신망을 파괴함으로써 나라를 분열시키고 있다.
미국의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강인함을 과대평가한다.
이미 러시아인들은 스스로 '종말' 이라는 단어를 언급하고 있다. 크렘린궁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의 말실수를 기억하라.
"러시아를 배제시키려는 특별 군사작전"
(페스코프가 '러시아를 배제시키려는 특별 군사작전' 이라 언급, CNN 앵커가 당황하면서 되묻자, 페스코프는 '안티 러시아' 라고 정정하는 영상인데 이건 걍 말실수라고 봐야..)
러시아의 종언. 그것은 지금 책상 위에 올라와있다.
푸틴의 선동가인 솔로비요프가 TV쇼에 나와 한 말을 들어보자.
그는 우크라이나와 체결하는 그 어떤 조약도 러시아의 패배를 의미한다고 이야기한다.
푸틴 정1권이 아니라 러시아 전체의 끝이다.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 협상단으로서 참여하고 있는 메딘스키가 말한다. "지금 러시아의 존재 자체가 위기에 처해있다."
우리는 여기서 의문을 가져야 한다. 대체 어쩌다가 러시아란 국가의 존재가 위기에 처했단 말인가.
그들은 강박성 도박 장애라도 갖고 있는 것인가?
그들은 러시아의 승리를 확신했다.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가지고 있다 믿었으며, 우크라이나를 아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침략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한다면 100% 이길 것이다.'
그들은 러시아 군대가 무적일 것이라 믿고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2월 하순 러시아 선전 토크쇼의 영상과 현재의 분위기를 비교해보자.
"우리는 일어설 것이고 우크라이나에 대해 모든 것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키예프를 점령할 수 있다."
- 2월 하순
"8년동안 훈련받은 유럽에서 두번째로 강력한 군대를 상대해야 하므로 빠른 해결책은 없을 것이다."
- 3월 22일
(동일한 인물이 이야기함.)
그들이 러시아가 이길 것이라고 말하는 가정들은 주로 3가지 요소에 근거한다.
첫번째, 2차 세계대전의 신화
하지만 그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소련이 세계 최고 경제 대국과 같은 편에서 싸웠지만, 지금은 똑같은 세계 최고 경제 대국을 적으로 돌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미국이 자국의 자동차 회사 스튜드베이커의 US6 6륜구동 2.5톤 트럭 152,000대를 무기대여법을 통해 소련에 공급했음을 기억하라.
이 차량들은 소련의 거친 환경을 위해 특별히 개조되었으며 소련의 서기장 이오시프 스탈린은 스튜드베이커 회사에 감사의 편지를 직접 써서 보냈다.
많은 이들이 세르듀코프의 러시아 군사개혁을 이야기한다.
허나 그는 지나친 효율 지상주의로 많은 이익단체들을 화나게 만들어 결국엔 쫓겨나고 말았다.
그의 후임인 쇼이구는 군대보다 개인숭배를 더 우선시하는 인물이다. 쇼이구는 그저 궁정관리인이자 홍보관리인에 불과하다.
쇼이구의 아첨꾼들은 그를 '수부타이'에 비교한다.
또 어떤 이들은 시리아에서의 전쟁에 대해 이야기한다. 러시아가 그곳에서 '많은 경험'을 얻었다고 주장하면서 말이다.
그들은 러시아 군대가 그곳에서 전투 능력을 증명하며 많은 경험을 얻었다고 믿는다.
푸틴도 믿었고, 서방의 전문가들도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러시아 병사들은 믿지 않는다.
시리아에서 싸웠던 러시아 PMC 바그너 그룹 출신 용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시리아 작전에서 대부분의 병력들은 전투 경험을 쌓지 못했다. 그들은 실질적인 전투 경험을 한 적이 없다.
그냥 전쟁터에서의 경험만 쌓은 것인데 ,그것은 전투와 무관한 의문스러운 경험에 불과하다.
공군과 방공군들은 실전 경험을 할 수 있었지만, 육군은 그리 많은 전투 경험을 한적이 없고, 특수부대들도 마찬가지다.
이것들은 전부 질이 떨어지는 경험이며, 이러한 경험들이 군대가 바로 전쟁을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우리는 너무 거만하게 적들을 경멸해왔다.
많은 이들이 드발쳬프 전투에서 경험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건 2015년이다. 우크라이나 군대는 그 이후 많이 바뀌었다.
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해서 행진할 수 있을거라 믿지 않는다.
그리고 러시아가 승리할 것이라 말하는 이들은 아무도 참호에 가서 목숨을 걸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자랑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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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를 밝힐 수 없지만, 내가 아는 러시아 군 관계자들은 시리아에서의 경험이 오히려 '부정적'이었다고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시리아에서 러시아 군대의 역할은 매복하기 어려운 사막의 평원에서 시리아와 이란을 향해 보급대를 호송하는 일이었다.
러시아 군대는 보급대를 호송하는 일이 쉽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리아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똑같이 우크라이나에서 반복했다.
하지만 이번에 그들이 지나가는 지역은 매복하기 어려운 사막의 평원이 아니다.
매복하기 쉬운 숲과 거대 주택단지다. 그래서 그들은 매복에 당하고 때때로 전멸하고 있다.
그렇기에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전망을 비관하고 있다.
도네츠크의 친러 분리주의자 이고르 거킨은 29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떤 지역에서도 '전략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악의 사태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 길고긴 피비린내 나는 전쟁에 점점 더 휘말리고 있다."
그래서 러시아 장성들이 죽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대체 왜 장성들이 최전선에 가있는가?
푸틴은 알고 있다. 러시아가 지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 그는 진노하고 있고, 장성들에게 화를 내며 상황을 개선하라며 그들을 전선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불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장성들은 최전선에 나가 지휘하려다 목숨을 잃고 있다.
푸틴은 즉각적인 승리를 기대하며 전쟁을 시작했다.
러시아의 선전지는 '키예프는 하루만에 점령될 것이다!' 라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저항하지 않을 것이라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신념을 반영한다.
러시아는 어떻게 될까. 서방의 분석가들은 러시아의 강인함을 굉장히 과대평가하며 과장한다.
니얼 퍼거슨의 최신 기사가 그렇다. 나는 그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푸틴은 이미 러시아 국민이 생각하는 '승리의 조건'을 가져다 줄 수 없다.
위에서 말했듯, 우크라이나와의 그 어떤 조약도 러시아 사람들에게 '패배'로 간주된다.
그래서 똑똑한 러시아 엘리트들은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하고자 한다.
자 이 사진을 봐라. 이스탄불 공항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있는 아나톨리 추바이스의 모습이다.
크렘린의 前특별대표 추바이스는 현대 러시아의 주요 설계자이자, 지금은 도망중인 몸이다.
1990년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아나톨리 추바이스는 러시아 시장경제의 개혁을 주도했다.
그는 가장 수상하고 투명성 없는 방법으로 러시아 시장 경제를 개방하며 민영화를 주도했고 정1권의 혜택을 많이 받는 부자들을 탄생시켰다.
올리가르히들은 그가 만들어냈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 체계적 자유주의자인 추바이스는 민주주의에 싫증이 났다.
그들은 의회 민주주의 정치를 원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을 싫어하는 여론을 막아줄 '짜르'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는 푸틴을 선정했고, 그를 물밑에서 끌어올렸다.
2010년대에 들어서 추바이스는 러시아 민족주의에 심취하게 되었다.
스푸트니크 & 포그롬*과 같은 민족주의 선전매체에 자금을 후원했고, '러시아인을 위한 러시아'를 제창하기 시작했다.
추바이스는 현대 러시아의 과두 정치, 푸틴주의, 망상에 빠진 징고이스트*들을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Pogrom, 제정러시아 시절 일어났었던 반유대주의 폭동을 의미함)
(Jingoism, 배타적 애국주의)
지금 러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하는 인물은 아나톨리 추바이스 외에 없다.
과두정치를 만들어내서 푸틴을 권좌에 앉혔고, 러시아의 민족주의를 드높였다.
그리고 그는 지금 사임하고 도망갔다. 그는 알고 있다. 러시아가 끝났다는 것을.
추바이스는 개인적으로 좋은 판단을 내렸다. '도망갈 수 있을때 도망가라.'
이제 러시아 통합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은 허가없이 이 나라를 떠날 수 없다.
금지령 이전에 탈출한 똑똑한 사람들만이 해외에서 안전하다. 마치 비탈리 밀로노프처럼.
다른 이들은 이제 모두 모스크바에 갇혔다.
자, 이제부터 러시아 붕괴 시나리오를 차근차근 설명하겠다.
우선 서방의 제재로 러시아 기술 공급망이 파괴된다.
많은 이들이 러시아가 자급자족 할 수 있을거라 믿는다. 아니,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들은 거대한 악의 제국이 아니라 그저 기술 수입에 의존적인 통상국가에 불과하다.
기계류는 제재의 첫번째 희생자이다. 마이크로칩에서 베어링에 이르기까지, 온갖 차원에서 외국산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경제 제재는 이하의 영역에서 연쇄적인 파괴를 일으킨다.
1. 군수산업
2. 수송-통신 회선
3. 소비재 생산
제재는 푸틴을 물러나게 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러시아 국민들이 그에게 반항하게 만들지도 못할 것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경제 제재는 러시아의 군사력을 굉장히 크게 약화시킬 것이다. 그것은 소규모로 실행하기 쉬운 집단 행동에 인센티브를 줄 것이다.
'국지적 분리주의'
군수산업부터 시작해보자. 직관과 다르게 러시아의 이 산업은 수입에 굉장히 의존적이다.
왜 그럴까? 간단하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러시아는 정밀 제조 산업 기계의 주요 소비자이며, 그들은 8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14년 크림 병합 시도로 인한 경제 제재는 러시아 군수 산업에 큰 타격을 줬다.
스베들롭스크 주의 산업부 장관이 인정했듯, 탱크 생산 공장을 포함하는 우랄 지역 공장들은 2014년 이후 부품 공급 문제를 겪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러시아의 새로운 탱크, 아르마타 T-14는 대량 생산되지 못했다.
양산은 2015년에 계획되어 있었는데, 2022년이 되기까지 대량 생산을 하지 못했다.
전자부품 수입, 변속기 수입....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되었다.
문제의 측면은 또 하나 있다. 러시아는 소련 시절 갖고 있던 기술력과 능력들을 잃어버렸다.
소련시절 기술자들은 권위가 있었다. 특히 군사분야 기술자들의 대우는 가히 황제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존경도 못받고, 때때로 월급도 밀려받는 패배자 직종이 되었다.
그 결과 기술분야에서 우수한 기술자들이 빠져나가게 되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그들은 다른 분야로 건너가야만했다.
현재 러시아 전차업계 기술자의 평균 연령은 55~60세다.
자연스럽게 노회한 기술자들에게 배우려는 젊은 기술자들의 유입도 없었다. 늙은 기술자들의 경쟁력은 그들의 나이처럼 죽어갔다.
마카로프 국방부 차관이 지적했듯, 러시아는 소련 시절 탱크 포신 기술을 스스로 잃어버렸다.
러시아에서 유일한 탱크 생산업체인 우랄바곤자보드의 모든 생산이 중단된 것은 당연하다.
2014년에 도입된 제재는 탱크의 새로운 혁신적인 개발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제 2022년에 새롭게 도입된 제재는 탱크의 제조 자체를 일절 허용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군수 산업은 완전히 서구식 장비와 부품에 의존하고 있다.
MLRS와 포탄 시스템을 생산하는 Motovilihinskie Zavody 사는 이탈리아의 Tacchi 사의 산업용 기계에 의존한다.
러시아의 군사 생산 공장들에 납품하는 업체 발트 공업사 CEO의 말을 들어보자.
"우리는 산업용 기계, 베어링, 볼스크류, 스핀들 베어링들을 생산하지 않는다."
그래.. 러시아는 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하찮은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래서 몰락한다.
비군사 산업도 죽어가고 있다. 차량이나 자동차 부품 생산 공장들이 멈추고 있다.
부품 부족으로 공장을 돌릴 수 없기에, 노동자들도 해고하고 있다. 물론 그들은 해결책을 찾고 있다.
'러시아 부품으로 자동차를 만들자!'
음... 듣기에 좋지만 그다지 효과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예카테린부르크 경찰서의 새로운 명령문을 살펴보자.
'외국 기업의 경찰차를 이용하지마라. 부품이 없어 고장나면 수리가 힘들다.'
또 하나의 피해자는 철도 산업이다.
러시아 철도는 과거 롤러 베어링에서 카세트 베어링으로 전환하여 생산하기 시작했었다.
이제 그것은 문제가 될 것이다. 3개의 카세트 베어링 업체 모두 외국 소유이며 부품 또한 전적으로 해외에 의존한다.
철도는 이 국가를 지탱하는 뿌리와 같다. 러시아의 고속도로 시스템은 형편없기에 미국과 다르게 물건뿐 아니라 사람을 나르는데도 중요하다.
물론 이제 이것도 지장이 있을 것이다.
항공사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러시아 항공사들은 보잉이나 에어버스의 새로
운 부품을 구할 수 없어 유지하기 힘들어졌다.
포베다 항공은 부품을 구할 수 없어 보유 장비의 40%를 감축할 예정이다.
맞아. 러시아에는 자체적인 항공기 산업이 있어. 그러나 그 공장들도 부품을 수입한다.
로스토프 항공기 공장은 부품 부족으로 공장문을 닫았고, 한동안 Ah-24 Ah-26의 수리는 불가능하다.
현재 기동하고 있는 것들의 수명은 이제 5,6개월 정도 남았다.
러시아의 정치인들이 해외에서 훔친 비행기들을 수리할 수 없을것이라고 논의하는 것을 상기해보자.
부품 수입을 하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수리하고 사용하자고? 그래 행운을 빌어.
러시아 쇠퇴의 세번째 측면은 말 그대로 모든 소비재 공급의 감소에 있다.
상호 배타적으로 두가지의 포괄적 선택이 있다. 가격이 오르거나 품귀 현상이 일어나거나.
두가지 다 일어난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가격에 쇼크를 받는다.
설탕 같은 중요한 것들은 물량이 부족하다. 설탕을 구하기 위해 투쟁하는 러시아 사람들의 이 영상을 보라.
설탕이 품귀 현상을 겪으므로, 인센티브는 지속적으로 상승한다.
러시아 한 슈퍼의 종업원들이 설탕을 훔치고 있다. 한 여성이 촬영했다.
"이래서 설탕이 판매 선반에 없는거야."
설탕으로 부귀영화를 노리려고 하는 이들도 나온다.
한 러시아 남성이 설탕 50kg을 시장 가격보다 더 비싸게 판매한 혐의로 체포되었다.
러시아 정부는 이제 부당하게 폭리를 취하려는 시장과도 싸워야 한다. 이런 일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뉴스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미 러시아는 '사회적 민감 품목'에 대한 제한적 구입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대량으로 사서 벌어지는 품귀 현상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이제 조금 더 고차원적으로 생각해보자.
물론 가능한 많이 비축해두려는 사람들의 존재는 실제로 품귀 현상을 만들어내 물품 부족을 유발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방의 지역들과 마을에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러시아를 죽이는 것은 단순히 개인이 설탕을 대량으로 비축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지방 정부 관리들이 '동일한 일'을 행함으로써 일어난다.
많은 서방의 사람들은 러시아라는 국가를 이해하려고 할때 '푸틴 vs 국민' 이런 이분법적 대립을 상상한다.
사람들이 짜르를 지지할까? 그들이 혁명을 일으킬까?
그렇지 않다. 그것은 관계없다. 연방 국가는 동질성을 갖지 못한다.
그렇다. 푸틴은 경제 제재를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부하들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푸틴을 추대한 핵심적인 유권자들은 여전히 대통령에 기대고 있고 그를 지지할 것이다.
그들에게 푸틴은 '신성한 존재'이기에 그들은 그를 비난하지 못한다.
자 그럼 이제 그들이 식량 부족과 마주하게 되면 그들은 누굴 비난하게 될까?
'부패한 지방 정부 관리'들이다.
(영상은 대충 대깨푸 할머니들이 푸틴 지지하는 영상)
나는 지금 농담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푸틴의 지지자들은 그의 'Z 침공' 계획을 지지하고 있다.
동시에 그들은 경제 문제에도 시달린다. 그럼 그들은 지금 누굴 비판하고 있을까.
지방 관리들이다. 그들에게 지방 관리들은 부패한 쓰레기이며 모두 유죄다.
푸틴은 신성하지만, 그들은 아니다.
이런 러시아의 정치 문화는 지방 당국의 존재를 매우 위태롭게 만든다.
푸틴은 절대로 이러한 현상을 책임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생활의 질이 나빠지는 것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지방 자치 단체들이다.
푸틴에 의해 러시아 경제가 고꾸라지고 있지만, 비난은 지방 자치 단체가 받는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하려할까?
자급 자족 농업으로 회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래 좋은 생각이야. 하지만 효과가 없을것이다.
실제로 과거 러시아인들은 Dacha*나 개인 정원의 채소밭으로 경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 문화는 없어진지 오래다.
러시아의 부머 세대는 그것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다.
(* Dacha : 텃밭이 딸린 시골 교외의 주택. 주말 농장에 가까운 개념)
자급 자족 농업은 정말로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이다. 또한 젊은 사람들은 이걸 제대로 할줄도 모른다.
고유가로 경제가 호조이던 시절에 자라났던 이들은 바부슈카를 착용한 그들의 할머니로부터 이런걸 배우지도 않았고, 지금도 배우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경제 위기는 러시아 국가 역사상 유례가 없다.
우선 고령화. 과거 위기때는 젊었다. 젊은이들이 많았다.
더 중요한 것은 이제 그들이 자급자족 농업을 잊어버린 이후에 발생한 경제 위기라는 점이다.
러시아의 경제 위기는 끔찍하다. 지방 자치 단체들이 비난 받을 만한 재앙이다.
그래서 어쩔껀데? 사재기 하라. 가능한 많이 비축해둬라.
그건 이미 일어나고 있다. 스타브로폴은 설탕 부족을 겪고 있지 않는 지역이다.
왜...? 아! 그들은 다른 러시아 지역으로 설탕을 반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현상들은 러시아가 붕괴로 나아가는 요인들이다. 지방 당국은 갑작스럽게 독립을 선언하지 않는다. 그렇게 될 수 없다.
그러나 '이기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현지 이익 우선으로 행동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경제 참사로 인한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져야하기 때문이다.
문자 그대로 비축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부족하기에, 공급 라인과 기술적 연쇄는 끊어지게 된다.
각 지방들은 지역의 생존을 위해 가장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하려할 것이다. 경제 제재로 인해 커뮤니케이션이 악화되면서 이런 선택은 쉬운 선택이 될것이다.
서방의 희망과 다르게, 러시아는 집단 도덕적으로 정당화된 단체 행동으로 몰락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역에서 재앙을 피하고자 하는 관리들에 의해 스스로 결속이 깨질 것이다.
이것들은 사실상 경제적 분리주의를 의미하고, 정치적 분리주의는 조금 더 나중에 나타날 것이다.
러시아의 붕괴와 분리주의를 논할 때 서방의 많은 이들이 민족적 정체성과 정치적 분쟁만을 이야기 한다.
그게 틀렸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붕괴의 주 원인은 지리적이며 사회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 주장하겠다.
러시아 붕괴의 가장 좋은 기준은 유고슬라비아나 오스트리아-헝가리 체제가 아니다.
본토와 식민지의 갈등을 겪었던 스페인 제국의 붕괴가 더 부합한다.
러시아는 정치-경제적 면에서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라틴 아메리카에 가깝다.
---------끝----------
해당 스레드에서 나오는 현재 러시아 설탕위기의 흐름은 이렇다.
1. 러시아는 설탕을 사탕무로 주로 생산한다.
2. 러시아 농업부는 설탕 가격을 잡기 위해 사탕무 파종 면적 110만 헥타르를 늘리겠다 발표했다.
3. 러시아는 사탕무의 세계 최대 생산 국가 중 하나이다.
4. 그런데 러시아는 사탕무 종자 90%를 해외에서 수입한다. (2019년 기준)
설탕을 사기위해 몰려든 러시아 사람들 영상.
설탕 사재기가 유달리 심한 이유는 2가지.
첫번째, 2차 세계대전 레닌그라드 공방전 영향.
모든 공급이 차단된 끔찍했던 당시 전투에서 빵없이 설탕만 먹으면서 버텼던 생존자들이 있었기 때문.
러시아의 노인들은 이 일화를 들었던 적이 많아서 '설탕은 꼭 있어야 한다'는 강박증이 있다. 그래서 경제위기때마다 설탕 사재기가 발생한다.
두번째, 그냥 단걸 좋아함. 한해에 580만톤의 설탕을 소비하는 세계 최대 설탕 소비국가다.
과일주 담글때도 쓰고 잼 만들때도 쓰고 홍차 타먹을때도 쓰고.... 기타 등등...
요약
1.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를 과대평가했고, 러시아도 소련시절의 영광과 남오세티야, 시리아에서 거둔 조그마한 성과들을 제대로 분석조차 하지 않은채 스스로를 과대평가
2. 그 결과 우크라이나에서 대참사가 벌어지자 푸틴은 장군들을 닥달했고 그 결과가 우리가 아는 그것들
3. 2014년의 제재는 군사기술 개발 및 연구-양산의 대를 끊었다면 이번 제재는 군사기술 개발 및 연구-양산의 씨를 말리게 될 것
4. 소련 시절과 달리 현 러시아의 모든 산업은 서방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5. 특히 군수산업, 수송(유통)산업, 소비재산업이 갖는 연관성과 파급력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줄것
6. 군수산업은 서방제 기계가 없으면 포탄생산도 힘든 상황이며 군사력이 러시아에 갖는 의미를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
7. 러시아 특유의 가혹한 자연환경과 지리적 상황때문에 철도와 항공에 대한 의존도가 심한데 둘 다 서방제 물품이 없으면 돌아가지 못한다
8. 소비재 산업의 마비는 필연적으로 생활수준의 질적하락과 국민들에 대한 경제적 압력, 더불어 부패와 불신을 낳는다
9. 언제나 그래왔듯이 이런 상황이 되면 항상 부패한 관료들이 등장하기 마련이다
10. 제아무리 푸틴 지지자라도 이러한 지방관료들까지 지지하는 것은 아니며, 푸틴은 이것을 책임 질리 없기에 이는 지방정부들에게 엄청난 정치적 - 존재적 위기로 다가올것이다.
11. 그렇기에 지방정부들은 살아남고자 나름대로 각자도생을 추구하면서 필연적으로 서로에게 불이익과 불신을 줄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 러시아 연방이라는 집단의 결속력과 신뢰, 그리고 역량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12. 과거 소련시절 처럼 다차(별장)에서 자급자족 할 수 있지 않겠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그거는 대단히 비효율적이며 궁극적으로 현 러시아 세대는 농사를 배우지도 않았고, 배울 생각도 없다
13. 소련 붕괴때처럼 젊은이가 많은 것도 아니고 서방과 관계가 좋은 것도 아니다.
14.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면 라틴 아메리카 - 스페인 처럼 경제적 - 정치적 분리가 시작될 것
15. 그렇기에 이미 머리 "아주" 좋은 놈들은 러시아의 몰락을 예측하고 발을 뺐지만, 푸틴이 출국을 금지 시키면서 머리 좋은 놈들과 나머지 평범한(내지 멍청한) 사람들은 러시아에 갖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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