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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Ryzen CTR overclock 방법

 

 

예로부터 컴퓨터의 수명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것들이 있습니다. 높은 온도나 습도가 유지되는 환경(바퀴벌레는 좋아합니다. 그래서 간혹 컴퓨터 안에 살림을 차리기도 하죠), 안정적이지 못한 전기 공급(필요 이상으로 높거나 낮은 전압, 혹은 엄크가 떠서 강제 종료를 밥먹듯이 반복한 시스템), 강력한 충격('그래서 님 티어가?' 같은 빈정거림에 잠깐 이성의 끈을 놨더니 어느샌가 부서진 키보드나 모니터라던가) 등이 대표적이죠. 써놓고 보니 이걸 다 오버클럭의 부작용으로 엮을 수도 있겠군요. 오버클럭을 하면 온도가 올라가고, 전력 공급에 영향을 미치며, 부품에 전기/전자적인 데미지를 주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상위 모델을 구입하지 않아도 그에 버금가는 성능을 내며, 시스템을 하나하나 조절해가는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버클럭을 꺼리는 사용자들이 많습니다. 오버클럭에 처음 입문하면 공부할 것도 많고, CPU나 메인보드 같은 제품마다 특성이나 오버클럭 성공율도 조사해 봐야 하고요. 또 여기에 나오는 단어들은 하나같이 생소하기 그지없지요. 이런 사전 조사부터 세팅과 테스트까지 걸리는 시간은 또 은근히 길고요. 무엇보다 자칫 잘못했다간 비싼 돈 주고 산 부품이나 컴퓨터가 망가질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오니 보통 사람들은 '그냥 그거 안 하고 만다'같은 반응이 나오기 마련입니다.

 

 

AMD의 오버클럭 프로그램, 라이젠 마스터

 

이런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고자 CPU나 메인보드 제조사들은 저마다 오버클럭이나 튜닝 프로그램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MSI는 드래곤 센터, AMD의 경우 라이젠 마스터가 그것입니다. 이 정도만 해도 오버클럭의 어려움이나 위험이 상당히 많이 줄어듭니다. 메인보드 바이오스에 진입에서 직접 설정을 바꾸는 것보다는 말이죠. 하지만 오버클럭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기본 지식을 갖춰야 프로그램을 쓸 수 있다는 점은 변하지 않으며, 사용자가 오버클럭의 부작용과 위험 부담을 상당 부분 안고 가야 한다는 점 역시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초보자들이 무턱대고 시작해 볼만한 방법은 아니라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최근 들어 AMD 라이젠 CPU 오버클럭에서 각광받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ClockTuner for Ryzen, 줄여서 CTR이라고 부르는 프로그램입니다.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앞에서 말했던 오버클럭의 온갖 귀찮음과 어려움을 모두 해결해 주거든요. 오버클럭의 기본 개념을 몰라도 됩니다.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모든 과정이 끝나거든요. 오버클럭 값을 찾는 과정부터 이를 적용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것까지 모두 말이죠. 여기에선 AMD의 대표적인 가성비 CPU이자 주력 모델인 라이젠 5 3600을 가지고 CTR에서 오버클럭을 어떻게 하는지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CTR, ClockTuner for Ryzen

 

우선 준비물이 필요합니다. 프로그램 이름부터가 '라이젠을 위한 클럭 튜너'입니다. 따라서 AMD 라이젠에서만 쓸 수 있습니다. 인텔은 안되고요. 라이젠 중에서도 3세대 라이젠 프로세서, 보다 정확히 말하면 젠 2 아키텍처의 CPU만 지원합니다. 출시된 지 얼마 안 된 프로그램이라 그런가 이전 세대의 라이젠은 아직 지원하지 않습니다. 또 라이젠 스레드리퍼 3990X도 지원하지 않는데 이걸 문제 삼을 분들은 없겠죠? 3990X는 존재 자체가 특별하니까요. 르누아르도 지원 대상에서 열외인데, 이건 다이 구조도 다를뿐더러 해외에서는 일반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도 아니라 그런 듯합니다. 한국이 유독 특별한 편이죠.

 

 

그다음은 소프트웨어가 필요합니다. 우선 메인보드 바이오스를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합니다. AGESA 1.0.0.4 이상이면 된다고 하는데요. 이건 CPU-Z의 메인보드 탭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이오스에서 클럭이나 전압을 수동으로 설정해서도 안됩니다. 그럼 프로그램에서 조정을 못하니까요. 반드시 Auto 모드로 되어 있어야 합니다. 기본값이 Auto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라이젠 마스터가 깔려 있어야 합니다. 이런 걸 보면 라이젠 마스터의 기능을 활용하는 프로그램인 것 같기도 하군요. 또. Net Framework 4.6 이상 버전이 설치돼 있어야 합니다. 이건 다른 프로그램을 깔다 보면 함께 깔리는 소프트웨어이기도 하죠.

 

 

 

가장 중요한 건 CTR이겠지요. 개발자의 트위터에 가면 다운로드 링크가 있습니다. 현재 최신 버전은 2.0 베타5 입니다.

 

 

Yuri Bubliy on Twitter

“CTR 1.1 BETA 4 released! 🔥😊 with new STATS buttons and manual validation button full changelog and download links here >> https://t.co/hrgRJ2jHPo https://t.co/SySp46xIQA https://t.co/gRLgHTk7jP @AMD @AMDRyzen @LisaSu @AMDPC #CTR #ryzen”

twitter.com

앞서 설명한 닷넷 프레임워크 4.8이나 라이젠 마스터의 최신 버전까지 받을 수 있는 사이트가 있으니 함께 소개하겠습니다. 시네벤치 R20 또한 여기에서 다운로드 가능합니다. 사실 이 링크에서 CTR도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다운로드하여야 되는 것들은 이 링크에 거의 다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ClockTuner for Ryzen (CTR) v2.0 RC5 Download

Download ClockTuner for Ryzen (CTR), Guru3D is the official download partner for this handy utility that can possibly boost ZEN2 processor performance on your PC....

www.guru3d.com

라이젠 마스터를 설치하고 CTR의 압축을 푼 다음에는 테스트를 위해 시네벤치 R20을 준비해야 합니다.

 

시네벤치는 위 주소에서 받아 CTR 폴더 아래의 CB20 폴더 안에다가 압축을 풀어주면 모든 준비가 끝납니다.

CTR 1.1 베타 7을 설치하면 위 스크린샷과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로고 아래의 젠 2 CPU에 최적화됐다는 문구가 인상적이군요. 영어로 경고문을 길게 써 뒀는데 한 줄 요약하면 '오버클럭 하다 부품이 고장 날 수도 있다'는 소리 되겠습니다. 지극히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다고 이걸 보고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CTR은 시스템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 오버클럭이 가능한 값을 찾아주는 프로그램이니까요. 다만 이런 튜닝 프로그램을 쓰는 책임은 사용자 본인에게 있다고 시작 전에 확인할 필요는 있겠죠. 간단한 수술이나 일상에서 쓰는 약에도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하는 것과 같다고 하면 될까요?

 

 

 

본격적인 사용법입니다.

가장 먼저 왼쪽에 있는 DIAGNOSTIC, 진단 버튼을 누릅니다. 그럼 현재 CPU에서 어디까지 오버클럭이 가능한지를 CTR이 찾아줍니다.

 

 

이 과정은 몇 십분 정도 걸리니 느긋하게 기다리면 되고요. 테스트가 끝나면 CPU의 등급, 권장 클럭, 권장 전압을 알려줍니다. 또 전압을 낮춰 온도와 전력 효율을 개선하는 언더 볼트의 권장 값과 전압도 함께 알려줍니다. 여기서 좀 더 자세한 설정을 원한다면 세팅 모드를 수동으로 바꾸세요. 그러면 오버클럭을 시작할 배수나 최대 전압, 최고 온도 등을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값을 바꿔가며 오버클럭 하는 건 초보자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겠지요.

 

여기에선 실버 등급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무슨 게임의 랭크를 돌려봐도 브론즈에서 더 위로 올라가 본 기억이 없는데 CPU에선 실버를 찍다니 감개가 무량하군요. 물론 실버가 가장 높은 등급은 아닙니다. 이 위로는 골드와 플래티넘 등급이 있거든요. 실버 등급의 라이젠 5 3600에서 찾은 권장 값이 4.3GHz니, 이보다 더 윗등급의 CPU라면 더 높은 클럭을 설정할 수 있겠죠. 골드라면 4.4GHz, 플래티넘은 4.6GHz 까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라이젠 5 3600이 출시된지도 1년이 지났고 그동안 노하우가 쌓이면서 제조 공정도 많이 개선됐기에, 비교적 최근에 생산한 CPU일수록 오버클럭이 더 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까지는 얼마나 오버클럭이 되는지를 찾아보는 과정이었고요. 이제는 아까 찾은 값을 적용해야 합니다. 적용 방법도 간단합니다. START 버튼을 누르면 오버클럭이 시작됩니다. 앞에서 시네벤치 R20을 CTR 폴더 안에다가 넣으라고 했지요? 그걸 여기서 씁니다. 시네벤치 R20을 실행해 안정성을 테스트하거든요. 각각의 설정 값에서 이 과정을 반복하니 최소 몇십 분부터 길게는 몇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오버클럭 등급이 높을수록 더 높은 값까지 테스트해야 하니 시간도 그만큼 길어집니다. 그러니 오래 걸린다고 조바심을 낼 필요가 없습니다. CPU 등급이 높아서 오래 걸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죠.

 

 

 

PROFILE MANAGEMENT를 누르면 나오는 창입니다.

 

 

여기에서 SAVE/REWRITE PROFILE을 눌러서 현재 오버클럭 된 값을 저장하고, 나중에 이를 불러오거나 업데이트가 가능합니다. 좀 더 욕심을 내서 더 높은 값을 설정하고 싶다면 프로파일의 저장 데이터를 바꾸면 되겠지요. 제품마다 다르지만 라이젠 5 3600의 경우 4.3GHz는 무조건 되고 4.4GHz도 어렵지 않다고 하네요.

 

 

 

오버클럭 전과 오버클럭 후의 성능을 간단히 비교하는 페이지입니다. 앞에서 안정성 테스트에 사용했던 시네벤치 R20 점수를 보여주는데요. 시네벤치 하나만 가지고서 오버클럭의 효과를 가늠하긴 어렵다고 판단해서 벤치마크를 더 준비했습니다.

 

 

 

우선 클럭이 4.3GHz로 오른 실버 등급의 라이젠 5 3600입니다. 라이젠 5 3600은 기본 클럭이 3.6GHz며 부스트 클럭이 4.2GHz까지 올라갑니다. 따라서 오버클럭이 100MHz 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항상 유지되는 클럭을 4.3GHz로 높인 것과 순간적으로 올라가는 부스트 클럭이 4.2GHz인 건 다르죠. 또 100MHz의 오버클럭으로도 성능에 분명한 영향을 줍니다. 어쨌건 기본 설정값보다는 조금이라도 더 높은 클럭으로 작동한다는 말이니까요. 그리고 CTR에서 제안하는 값은 어디까지나 안정성을 최우선 순위에 둔 것입니다. 이보다 더 높은 값을 적용하길 원한다면 앞서 소개한 대로 수동 오버클럭을 하면 됩니다.

 

 

 

그래픽카드는 요새 돈이 있어도 못 구한다는 지포스 RTX 3080을 사용했습니다.

메모리는 DDR4 16GB 듀얼 채널 구성에, 각 플랫폼의 제한에 맞춰 인텔은 DDR4-2666, AMD는 DDR4-3200으로 설정했습니다.

비교 대상으로는 라이젠 5 3600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코어 i5-10400을 골랐습니다. 둘 다 똑같은 6코어 12스레드 구성의 프로세서에 가격도 19만원 후반대로 비슷한 편이죠. AMD 정품 박스 제품은 조금 더 비싸지만, 정품과 똑같은 A/S와 쿨러까지 제공하는 멀티팩 제품의 경우 코어 i5-10400과 같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교하기 딱 좋지요.

 

테스트 결과부터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다양한 테스트 항목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오겠지만, 대체적으로 라이젠 5 3600은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코어 i5-10400보다 더 더 높거나 비슷한 성능을 내줍니다. 전통적으로 인텔이 유리하다고 알려진 영역에서는 비슷한 편이고, 그 외에 다른 영역에서는 라이젠 5 3600의 성능이 더 높습니다. 여기에 오버클럭을 더하면 성능 격차는 당연히 더 벌어지겠지요. 그래픽카드가 똑같아도 CPU 클럭의 변화 하나로 게임 프레임이 오르는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연산이나 렌더링 작업에서는 더욱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이 있었습니다. 이게 다 CTR을 한번 실행해서 얻은 결과입니다.

 

 

 

인텔의 경우 CPU와 메인보드에 오버클럭 제한이 걸려 있으며, 오버클럭을 하기 위해선 더 비싼 상위 모델을 사야 합니다. 또 CTR만큼 간편하게 오버클럭 하는 프로그램도 없지요. 반면 AMD는 모든 CPU에서 자유로이 오버클럭을 할 수 있으며, 메인보드의 제한도 인텔만큼 까다롭지 않습니다. 유독 AMD 플랫폼에서 오버클럭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 입니다. 인텔은 오버클럭을 하려면 따져볼 것이 많지만, AMD는 거창한 준비 없이도 바로 오버클럭을 할 수 있으니까요. 오버클럭은 AMD 라이젠 시스템에서만 보편적으로 제공하는 공짜 성능 업그레이드인 셈이죠. 직접 튜닝해보는 소소한 재미도 있고요.

 

물론 본격적인 오버클럭을 하려면 준비해야 할 것도, 알아봐야 할 것도 많습니다. 모든 사용자들이 그런 걸 준비해서 오버클럭을 할 수 있진 않습니다. 그런 여유가 없는 이들에게 CTR은 매우 매력적인 툴입니다. 소프트웨어 몇 가지만 받아두면 오버클럭의 설정 값을 찾고 안정성을 테스트하는 귀찮은 작업을 모두 자동으로 해주니까요. 그러면서도 성능에 미치는 효과는 분명하고요. 라이젠 5 3600의 경우 현재 판매 중인 물량들은 최소 4.3GHz는 어렵지 않게 도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버클럭을 하지 않아도 가격 대 성능비가 우수하지만, 여기에 오버클럭을 더하면 경쟁 상대보다 더욱 높은 성능이 나오게 되지요.

 

 

사용하기도 어렵지 않으니 라이젠 3000 시리즈 사용자들이라면 CTR을 통한 오버클럭을 한번쯤 시도해 보길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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