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인생에서 제일 우울한 날 밖에서 상태창 외쳐본 적 있음
오래전 일인데
매번 장학금 받았는데 한학기에 전공과목 7개 떄려박고 듣다가 삐끗해서 장학금 못받은 학기가 있었음
대출떄문에 압류당한 집 가치가 높게 잡혀서 국가장학금 소득분위도 10분위라 어디선가 등록금을 구해야됐음
그래서 학기중에 주말알바 하면서 모아둔 돈이랑 방학때 투잡뛰어서 번돈 모아서 등록금 + 기숙사비 겨우 맞춰놨는데
등록금 1차 납부 마감 며칠전에 집에서 갑자기 전화가 옴
동생(미성년자)이 술집에서 술쳐마시다 취객이랑 시비붙어서 술병 깨부숴먹고 폭행 위협해서 잡혀갔다는거임
아 ㅋㅋㅋㅋ 순간 좆됐다 싶었지
그런데 동생 감옥 보낼수는 없지 않느냐는 아빠말에 일단 통장에 있는 돈 탈탈 털어서 송금함
등록금은 아빠가 어떻게든 구해서 2차 납부일 전까지 보내주겠다 그래서 일단 믿음
불안한 마음을 억누르고 학기 시작해서 교재 구하러 다니고 학회활동하니까 시간은 금방 흘러감
하지만 2차 납부일이 다가올수록 집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없고
교무처에서 돈 안내면 제적이라고 연락은 계속 오고
매일같이 한숨 푹푹 쉬면서 강의 들으러 다님
그러다 결국엔 2차 납부 마감일이 다가왔고
강의 듣던 도중에 아빠한테 문자가 옴
이런저런말 다 써있지만 결국엔 못빌렸다 미안하다 그 소리
그거 보니까 내가 왜 이 강의 듣고있나 싶어서 교수님 수업하는데 그냥 가방 챙겨서 휙 나가버림
15명 듣는 수업이었는데 다들 저새끼 뭐하나 쳐다보고 교수도 어디가냐고 부르고
근데 그땐 그런거 신경쓸 틈이 없었음
그냥 너무 우울해서 점심 지난 시간이라 아무도 없는 야외홀 관중석에 앉아서
1시간을 멍때리고 있다가 학교 포탈 들어가서 휴학신청함
휴학안하면 제적이니까
그렇게 있으니까 그저 죽고싶더라
왜 내 인생에서 이런일이 일어났나 싶고 모든게 다 싫고
근데 웃기게도 그 순간 웹소설에서 본 현대 갑질물이 생각나는거야 ㅋㅋ
웹소 주인공이었으면 이거 완전 프롤로그 도입부인데 ㅋㅋㅋ 아 ㅋㅋㅋ 상태창 외치면 눈앞에 상태창 나타나고 ㅋㅋㅋㅋㅋ 스탯업하고 떼돈벌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미친놈처럼 크게 상태창 5번 외침
상태창!!!!!! 상태창!!!!!! 상태창!!! 상태창!! 상태창!!!!!!!!!!!!!!!!!!
저 옆에 앉아있던 커플들 쳐다보면서 미친새낀가 하고 딴데로 도망가고
나는 상태창 외치면서 질질 짜고 있고
지금 생각하면 좆병신같은데 그땐 희망을 가질만한게 너무 절실하게 필요했음
그렇게 한 3시간 있다보니까 날도 저물고 감정도 가라앉더라
그 길로 기숙사 가서 룸메이트들한테 인사하고 묵묵히 짐 쌌던 기억이 나네
그때가 밖에서 상태창 외쳐본 유일한 날인데
사람들 앞에서 상태창 외쳐도 상태창 안생기더라 ㅋㅋ
너넨 외치지 마라 ㅋㅋㅋ
장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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